[PLUS+] 뮤지엄으로 브랜드 가치를 표현하다. <요코하마 컵누들 뮤지엄> - '컵라면은 세상을 바꾼 위대한 발명이다'

Author : 프럼에이 / Date : 2017.02.07 16:31 / Category : PLUS+


'니신'의 요코하마 <컵누들 뮤지엄>, '발명으로서 컵라면‘ 


박진원 PARK JIN WON


주식회사 아이엠그라운드 IM Ground Inc. Director

Make Interactive Media Ground, imground.com



일본 도심에는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체험시설이 많다. 과학관 성격의 가전제품 회사 체험관부터 우주, 온천, 만화캐릭터 등 을 이용한 체험시설까지, 주제에 따라 체험방법도 각양각색이다. 그중 단일 브랜드로서 뮤지엄을 통해 다른 홍보관과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요코하마에 있는 라면회사 '니신'의 <컵누들 뮤지엄>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컵라면 브랜드가 뮤지엄이라니?' 이런 생각으로 아무 기대 없이 찾아간다면 흡사 명품관을 연상시키는 건물 외관을 보고 놀랄 것이다. 고급스럽고 미니멀한 디자인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모든 편견을 깬다.




컵라면은 세상을 바꾼 발명이다.   


사실, '컵라면'하면 공장견학이나 브랜드 홍보관 등을 떠올리는데, <컵누들 뮤지엄>은 흔한 컵라면 이야기를 “크리에이티브”라는 주제로 뮤지움으로 정의한 공간에 독특하게 풀어냈으며 그 방식이 매우 탁월하다. 컵라면을 단순히 먹거리가 아닌, 어떻게 라면이 “세상을 바꾼 발명”이 되었는지, 왜 전기의 발명, 전구의 발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지를 뮤지엄을 통해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1층 로비, 니신의 상징 '컵라면'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컵라면 모형이 눈에 띈다. 이는 니신의 가장 상징적인 컵라면으로, 컵라면 위에 앉아있는 캐릭터는 최초 라면에 사용된 병아리 캐릭터로 니신의 상징이다. 컵누들 컵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포토존으로 사용하라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2층, 라면 아카이브 


표를 끊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만나는 공간은 니신이 라면을 처음 발명한 후 현재까지 생산한 모든 라면을 만날 수 있는 전시장이다. 그동안 니신에서 제작된 모든 라면 종류가 연도별로 군더더기 없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모모후쿠 극장, 창조적인 발명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공간


컵누들 뮤지엄은 니신 CI에 사용된 붉은색과 흰색을 주요 컬러로 사용하여 뮤지엄을 매우 정갈하게 다듬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뮤지움 내에서 간결한 감각을 특징적으로 쓴 곳은 바로 모모후쿠 극장이다. 모모후쿠는 니신에서 라면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다. 


스크린을 제외한 극장 전체를 빨간색으로 칠해 뮤지엄의 컨셉 컬러가 강렬하게 느껴진다. 막상 상영을 시작하면 점등과 동시에 스크린만 눈에 띄는데 영상 상영 전후 관계를 잘 고려하여 영상의 메시지와 뮤지엄의 컨셉을 잘 살린 공간이 되었다. 영상은 라면 발명가인 안도 모모후쿠가 라면을 발명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발명의 과정에서 얻은 창조적인 6가지 생각을 재미있게 전달해준다.



모모호쿠의 연구실, 영상을 실제로 재현하다.


모모후쿠 극장을 나오면 모모후쿠의 연구실 모형을 재현해놓은 공간이 있다. 이곳은 <컵누들 뮤지엄> 에서 가장 맥락 없는 전시물처럼 보이지만 모모후쿠 극장의 영상을 통해 라면의 발명이 수많은 인류에게 도움을 준 사실을 깨닫고 나면, 라면의 발명이 시작된 모모후쿠의 연구실을 실제로 봤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 된다. 





영상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연구실을 실물화해 보여줌으로써 공간에 스토리를 맥락적으로 잘 배치한 좋은 사례다. 또한, 극적인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극장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모퉁이를 돌면 보이는 하얗게 마감된 커다란 공간 가장 안쪽에 연구실을 배치해 연구실 전체를 < 조감 -> 실내 -> 발명 도구 > 순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도록 만들었다. 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하찮은 건물과 변변치 않은 도구로도 누구든 위대한 발명을 할 수 있다는 니신의 정신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잘 반영되어있다. 

 



창조적 키워드를 특별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전시공간 


연구실을 나오면 발명을 위한 창조적 생각 6가지 키워드를 각각 소개하는 공간이 나온다. 


<발명을 위한 창조적 생각 키워드>

   

1. 아직 없는 것을 찾는다.  

2. 모든 것이 힌트이다.  

3. 아이디어를 기른다.  

4. 위에서 앞에서 바라본다.  

5.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6. 포기하지 않는다. 


<컵누들 뮤지엄>은 위의 6가지의 키워드를 3가지의 방식으로 풀어 관람객들에게 창조적인 생각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1번 방과 2번 방은 이야기 중심으로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해 풀어냈으며, 3번 방과 4번 방은 아트를 결합하여 키워드를 은유적으로 해석하고 감상하게 했고, 5번 방과 6번 방은 포토존으로 관람객들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법, 해석하는 방법, 관람객 참여방법 등을 조화롭게 전시에 활용하였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활용, 1, 2번 방


 


또한, 공간의 크기, 조도, 참여방법도 공간리듬감을 생각하여 강약 조절을 하였는데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활용하였기 때문에 관람객이 6개의 방을 관람하면서도 계속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아트를 결합한 은유적 키워드 제시, 3, 4번 방



전시를 공유하는 포토존, 5, 6번 방 


 


<컵누들 뮤지움> 기획의 디테일함도 단연 눈에 띄는데, 각 공간의 메시지를 배너나 간판처럼 벽에 써놓지 않고 공간 구석구석 쉽게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박스 안에 써놓았다. 공간을 돌아다니며 이 박스를 찾아 숨겨진 메시지를 읽는 재미가 있다. 간혹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뮤지움안에서 발명의 아이디어를 발견한다는 의미로 재미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라면을 만들다


뮤지엄 3층에는 실제 인스턴트라면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다. 뮤지움에서 체험요소로 무언가 만들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다. <컵누들 뮤지엄>에서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사 먹었던 컵누들을 자세히 오랜 시간 관찰하게 된다. 나만의 컵누들을 만들기를 체험하면서 그 과정에 등장하는 장치와 도구, 도우미, 스텝들의 모습까지 한 개의 컵누들이 만들어지는 긴 여정에 감회가 새로워진다. 나만의 컵라면을 만드는 체험의 단계별 경험도 잘 짜여있다. 


나만의 누들 컵 꾸미기


첫 번째, 자판기에서 내가 디자인할 컵을 뽑는다.  

 


그리고,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줄을 서 있으면 스텝이 용기를 꾸밀 수 있는 자리를 배정해준다.  



창조적 생각의 발상을 눈으로 직접보다. 


내가 꾸미고 싶은 대로 용기에 그림을 그리고 나면 컵라면을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체험할 수 있는 공장시설로 이동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시설을 꼽자면 '용기에 라면을 넣는 장치'다. 

 

모모후쿠는 컵라면을 생산하면서 면을 컵에 넣는 공정 중 면이 부서지거나 똑바로 컵에 들어가지 않는 문제가 생기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전환했다. '컵에 라면을 담는 것이 어렵다면, 라면에 컵을 씌우자!' 라고. 용기에 라면을 넣는 장치는 <컵누들 뮤지엄>에서 창조적인 생각의 아이콘으로 삼는 “컵에 면을 씌운다는 발상”을 그대로 관람 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부분을 체험에 반영한 것이야말로 제품의 어떤 가치를 잘 살려야 관람객에게 의미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체험 요소로 잘 사용된 장치이며 사소해 보이지만 뮤지엄 관람의 핵심적인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컵누들 뮤지엄>의 마지막 장소


컵누들 파크, 라면 공정을 놀이로 배우다.


마지막 층에 올라가면 어린이를 위한 체험시설 컵누들 파크가 있다. 스스로 면이 되어 컵라면 제조공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시설이다. 어린이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 큰 어른들은 살짝 아쉬움이 있는 시설이다. 밖에서 구경만 했는데 라면 면발과 상자를 모티브로 한 놀이시설로 흥미롭게 꾸며져 있다.  

 


월드 면로드 체험관, 뮤지엄 속 세계여행


마지막으로 컵누들 파크 옆에 세계 각국의 면을 먹어볼 수 있는 '월드 면로드 체험관'이 있다. 뮤지움을 둘러보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전시를 보면서 어느새 커진 라면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실제로 라면을 먹으면서 채우는데 안성맞춤이다.   

 


입구부터 뮤지움의 다른 모던한 공간과는 차별된 느낌으로 모모후쿠가 면로드 여행을 떠났던 나라들을 꼼꼼하게 재현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며 다양한 나라의 면을 한곳에서 먹고 즐길 수 있는 이색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극적인 톤 변화가 주는 이질감이 굉장히 신선했다. 보통 체험 전시장은 기존에 설정한 공간 톤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데 미니멀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강조한 뮤지엄에서 갑자기 사실적인 공간(실제 면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전환 되면서 마치 다른 나라로 순간이동 한 것 같았다. 

 



 요코하마 <컵누들 뮤지엄> 기고를 마치며...



<컵누들 뮤지엄>은 전시·기획적 측면에서 봤을 때 하나의 브랜드를 의미 있는 주제와 연결해 공간 전체에 잘 풀어낸 수준 높은 브랜드 뮤지움이다. 물리적인 공간별 정의,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 체험의 순서도 비활동적인 관람에서 점차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으로 변화하며 마지막에는 맛보는 경험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뮤지엄을 경험하도록 만든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뮤지움 체험을 마치고, 내가 직접 만든 컵라면을 들고 나서며 왠지 모를 성취감이 들었다. 매일 만나는 컵라면. 일상 속에서 만나는 흔한 제품이 특별한 뮤지움을 통해 이토록 놀랍게 변신하고 있다.



사진출처 : 주식회사 아이엠그라운드 IM Ground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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