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의 최고와 비주류의 최고가 만나 서브컬쳐에 열광하다 



브랜드와 문화예술 – ①

Subculture, Street culture


"주류의 최고와 비주류의 최고가 만나는 순간"


사례 1. LOUIS VUITTON X Supreme

사례 2. Burberry X Gosha Rubchinskiy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상품, 새로운 브랜드의 홍수. 엄청난 양의 패션 상품과 정보들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국의 패션 브랜드로 채워진 백화점이나 가두점이 소비자가 패션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었다면, 현재는 광범위한 온라인 패션몰이 소개하는 수백 개의 해외 브랜드, 온/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셀렉트 샵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채널이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손에 수십 가지의 선택지가 쥐어지게 됐다. 유통과 상업의 중심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옮겨간 것이다.


소비의 주축, 밀레니얼 세대 

그렇다면 현재 패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소비자를 어떤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합리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자신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개인의 취향이 워낙 뚜렷해 유통업체들의 다양한 MD 전략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자란 그들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낸다.


브랜드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색을 갖고 있으며, 얼마나 자신과 맞느냐에 따라 지갑을 열고 닫는다.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경제력 때문에 명품 세컨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며, 합리적 소비 성향에 따라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저가 제품을 즐겨 찾기도 한다. 소비자는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세분되는 패션 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공략할 것인지 고민을 거듭하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하나의 돌파구로 여겨지는 방법이 있다. 바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서로 다른 두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신선한 협업"


매스 패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 년에도 수 번의 시즌 교체를 선보여 수많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으려는 브랜드가 늘어났지만 정작 참신함을 주는 브랜드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는 패션 시장. 이런 배경을 뒤로하고,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기존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고 브랜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효율적인 프로세스로 환영받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효율적인 방법,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의 가치를 높였던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 브랜드인 컨버스(Converse)는 캐주얼, 아웃도어, 스포츠, 스트릿, 하이엔드 브랜드의 패션 업계를 포함해 여러 장르의 뮤지션, 아티스트, 애니메이션, 유명 셀렉트 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콜라보레이션 스니커즈를 매 시즌 선보여 참신함으로 무장한 독창적인 B.I를 확립했다. 또한, H&M의 콜라보레이션 히스토리는 럭셔리 브랜드 디자이너와의 컬렉션을 내놓을 때마다 매장 앞에 배수진을 치고 밤을 새우는 무리를 만들어내며, 콜라보레이션 전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Converse의 앤디 워홀, 꼼데 가르송,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가 만연한 바로 이 시대에, 얼마 전 귀를 의심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루이뷔통'이 거칠고 반항적인 뉴욕 보드 컬쳐의 중심 '슈프림'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는 것. 럭셔리 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그 브랜드만의 헤리티지가 녹아있는 디자인을 컬렉션에 세우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자 본분이다. 오랜 전통, 장인정신이 깃든, 말 그대로 명품을 만들어내는 럭셔리 브랜드가 뒷골목을 누비는 보드 컬쳐를 직접 찾아가 스스로 뒤섞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례 1. LOUIS VUITTON X Supreme


 "주류의 탑 루이뷔통이 비주류의 탑 슈프림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 이유"


“뉴욕 남성복에 대한 대화는 슈프림 없이 가능하지 않죠.”

- Kim Jones, 루이뷔통 아트 디렉터



파리 2017F/W쇼에 등장한 루이뷔통 X 슈프림이 들고나온 타이틀은 ‘Friends and Heroes’였다. 이번 컬렉션은 ‘뒷골목의 샤넬’이라 불렸던 슈프림에게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2000년 루이뷔통 모노그램을 차용해 데크에 새겨 팔았던 슈프림은 루이뷔통 측의 고소로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 슈프림의 최초 고소자는 루이뷔통이 아니다. 슈프림은 유명하고도 유명한 캘빈 클라인의 케이트 모스(Kate Moss) 광고 하단에 자신들의 새빨간 로고를 붙여 배포했고, 이로 인해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패션 씬의 공식 문제아인 슈프림에게 고소장을 들이밀었던 럭셔리 브랜드가 제 발로 찾아와 서로의 브랜드 철학을 논하고, 두 브랜드의 감성을 뒤섞어 새롭고 완벽한 조화의 컬렉션을 탄생시킨 배경은 무엇일까.

 

뉴욕 스트릿 컬쳐의 살아있는 전설, 슈프림

루이뷔통의 이번 컬렉션 배경은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뉴욕 컬쳐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렇다 보니 1994년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에 의해 뉴욕 맨해튼 중심가 라파예트 거리에서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뉴욕 스트릿 문화를 지배해온 슈프림을 빼놓고 얘기하기란 불가능이었다. 과거와 현재, 업타운과 다운타운, 아티스트, 뮤지션을 표현한 컬렉션에서 슈프림의 자리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서브컬쳐로 다져진 단단한 기반

슈프림은 그 어느 브랜드보다 명확한 B.I와 비즈니스 컬쳐를 갖고 있다. 뉴욕 뒷골목 문화와 역사는 브랜딩의 컨셉이나 도구가 아닌, 슈프림이라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라는 점에서 같은 씬의 여타 브랜드와 중요한 차이점을 갖는다. 스케이트보드로 대표되는 뉴욕 서브컬쳐를 브랜드의 출발점으로 삼아, 고객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탄 채로 매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부터 없앴고, 매장 한가운데 보드 파크에서나 볼 법한 풀(pool)을 만들었으며, 맨해튼의 어두운 뒷골목을 누비다 스탭으로 채용된 보더들은 보드를 탄 채 매장을 돌아다녔다. 친절하고 상냥한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모든 것이 보더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거친 문화로 이해됐다. 




"내가 슈프림 매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난 어린 여자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잔뜩 겁먹었다. 그곳에는 ‘진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슈프림은 ‘진짜’만이 허용될 수 있는 곳이었다.”


- Vashtie Cola. DJ, 아티스트, MV 감독


서브컬쳐와 예술성의 조화가 만들어낸 브랜드 정신

2003년 뉴욕 포스트에 실렸던 슈프림 티셔츠 차림의 금융사기범 체포 사진은 슈프림의 오브제로 재탄생했다. 특별한 디자인적 요소 없이, 실제 범죄자의 체포된 순간을 프린팅한 티셔츠는 더 많은 보더를 열광하게 했다. 의류뿐 아니라 스케이트보드도 멋진 사람들의 손을 거친 뒤 매장에 놓였다.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 제프 쿤스(Jeff Koons),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테리 리차드슨(Terry Richardson)과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들은 슈프림의 스케이트보드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로고 역시 예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프로파간다 아트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런 슈프림의 정체성에 보더뿐 아니라 아티스트, 펑크, 힙합을 즐기는 이들과 뉴욕의 수많은 사람이 브랜드 정신과 스타일에 반했고, 골수팬을 자처하는 무리는 뉴욕을 벗어나 전 세계로 퍼졌다.   

 

<여러 예술가와 협업한 슈프림의 스케이트보드 컬렉션>


브랜드의 모든 것은 ‘한정’으로

제품을 발매하는 프로세스 역시 남다르다. 일반적인 브랜드가 한 시즌에 한 컬렉션을 발매하는 것과는 달리, 슈프림은 드랍 시스템(Drop system)을 통해 모든 제품을 매주 ‘400피스 한정’ 출시한다. 마니아들은 더 많은 수량 발매를 애타게 원하지만, 제비아는 “600개를 다 팔 수 있어도 내가 만드는 것은 무조건 400개다.”로 답했다. 


이 극소량의 제품들은 극소수 매장에서만 팔린다. 전 세계 통틀어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네 개 국가에만 공식 매장을 가진 슈프림은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품을 품목당 한 개로 제한시킨다. 출시와 완판이 동시에 이뤄지고, 대다수 제품은 몇 시간 뒤 열 배 넘는 가격으로 경매 사이트에 올라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매장 앞에서 노숙하는 사람들,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같은 진풍경은 슈프림에서 시작됐다. 티셔츠 한 장을 사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매주마다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낸다. 슈프림에 공급은 언제나 고정되어 있지만, 수요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주류의 탑 루이뷔통이 비주류 탑 슈프림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 이유이다. 사실 루이뷔통이 처한 상황이 위태로웠다. 지방시, 겐조 같은 경쟁 브랜드는 파격과 절충의 행보로 패션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었고, 구찌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를 영입한 뒤 ‘다시 태어난 구찌’ 같은 찬사를 받는 상황에서 루이뷔통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했다. 


"루이뷔통과 슈프림의 win-win"


뉴요커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희소성, 젊음, 반항아들이 일으키는 트렌드의 열풍, 패기와 자유분방함, 확고한 가치, 그들의 고집과 행동 강령,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뚜렷함, 절대적 충성도의 마니아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슈프림이 가진 ‘탑’이라는 위치는 하이패션과 서브컬쳐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루이뷔통의 자신감에 힘을 실었다. 루이뷔통의 남성복 아트 디렉터 킴 존스(Kim Jones)는 슈프림이 패션계에 차지하는 영향력에 대해 ‘거대한 전 지구적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전 지구적 현상’인 슈프림과 만난 루이뷔통은 고집스럽고 고루한 하이패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도전적인 시도를 즐기는 신선한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하이패션과 서브컬쳐 모두에 거대한 이슈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명품과 가까이하지 못했던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새로운 호기심과 인지도를 끌어내고 경계심을 무너뜨려서 이 시대 소비의 주축이 향하는 시선을 자신들에게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슈프림이 침체된 루이뷔통을 살려놓았다”라는 평론가들의 후한 평가는 루이뷔통에게는 기쁨을, 슈프림에게는 객관적인 성공의 낙인을 안겨줬다. 무엇보다도 슈프림이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 취할 수 있던 것은 하이패션을 독차지하던 기성세대에게 저항심과 반발감을 표현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킬 기회였다. 

 

각자의 영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두 브랜드가 패션의 경계를 허물고 이전에 없던 영역의 융합을 선보일 때,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은 두 영역 모두의 소비자와 밀레니얼 세대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그들이 패션 시장에 목말라 하던 것을 빠르게 캐치해낸 두 브랜드가 날린 선방이다. 




사례2. Burberry X Gosha Rubchinskiy 


 

영국스러운 세련됨의 끝을 보여주는 버버리(Burberry)는 러시아 유스 컬쳐(Youth Culture)를 대표하는 모스크바 출신의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와의 만남을 시도했다. 뎀나 즈바살리아(Demna Gvasalia)가 이끄는 베트멍(Vetements)과 함께 가장 기대되는 신인 디자이너로 꼽히는 고샤 루브친스키가 탄생한 배경 역시 서브컬쳐였다. 



패션계의 비주류 러시아에서 탄생한 서브컬쳐

어릴 때부터 패션 잡지를 보며 패션계에 종사하고 싶어 했던 루브친스키는 스탈린 동상과 붉은 광장에 둘러싸여 자란 자신의 유년 시절을 카메라에 꾸준히 담으면서, 러시아 문화를 표출할 기회를 호시탐탐 찾는다. 유행보다는 문화를 말하고 싶어 하던 그의 데뷔는 자유분방한 스케이트 보더에게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으로 시작된다. 


레이 가와쿠보(Rei Kawakubo)의 지원에 힘입어 유명 패션 셀렉트샵인 오프닝 세레머니, 콜레트, 부 스토어, 트레비엥, 10꼬르소꼬모에 차례로 입점하면서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키워가지만 루브친스키가 추구하던 서브컬쳐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 스케이트보드는 다른 언어적 해석이 필요 없는 만국공통어였고, 전세계의 서브컬쳐 팬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키워드였다. 스케이트보드 컬쳐를 중심으로 90년대 러시아식 펑크, 스킨헤드, 타투 등 문화적인 배경을 디자인의 양분으로 삼으면서, 진정성 있는 브랜드 에센스를 추구하는 패션 소비자들의 시선을 하나둘씩 사로잡기 시작했다. 

  


서브컬쳐의 필수 요소, 예술

루브친스키는 슈프림과 마찬가지로 예술적 면모를 잊지 않는다. 러시아의 그래픽 아티스트인 티무르 노비코브(Timur Novikov)의 작품을 옷에 가져오고, 구성주의 예술가 알렉산더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의 작품을 점퍼에 그대로 담아내기도 한다. 1984년 LA 올림픽에 불참했던 소비에트 연방의 메시지를 프린팅하거나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국기를 빼곡히 채워 넣은 티셔츠를 입은 모델을 룩북에 등장시켜 포스트 소비에트를 자유자재로 풀어내니, 사람들은 그의 색다름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라는 필터를 거쳐 재탄생한 서브컬쳐

그가 배경으로 하는 서브컬쳐의 뿌리는 사실 미국이었다. 루브친스키는 이 영역을 러시아만의 언어와 스타일로 풀어냈고, 서브컬쳐를 주시하던 하이패션의 이목을 잡는 데 성공한다. 구소련이 붕괴할 무렵 태어난 젊은 러시아 청년들의 거친 자유분방함이 담긴 스트릿 컬쳐는 기존의 서브컬쳐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뉴욕, 파리, 런던, 도쿄, 앤트워프 등 내로라하는 패션 중심지의 서브컬쳐와 하이패션 씬에서 고샤 루브친스키의 디자인은 불티나는 속도로 동나고 있다. 루브친스키를 채우고 있는 것은 가짜 컨셉이나 흉내 낸 디자인이 아닌, 비주류 러시아의 진짜배기 문화와 서브컬쳐의 양분이다. 



"버버리는 진보를 향해, 루브친스키는 하이패션의 경계를 향해"


“나는 오랫동안 고샤의 창의적인 작업을 지지하며 찬사를 보내왔다. 그는 타고난 문화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의 콜라보레이션 제안은 영광이었다.”


- Christopher Bailey,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 겸 최고 경영자


루브친스키의 이런 문화적 성향과 감각은 오랜 역사를 지닌 전형적인 영국 스타일의 버버리를 한 차원 높은 진보적 브랜드로 이끌어냈다. 시대를 초월하는 정통성을 고집하는 버버리와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루브친스키의 협업은 루이뷔통과 슈프림의 만남과 맥락을 같이한다. 신세대에게 다가가는 기성세대, 신세대가 기성세대에게 표출하는 반항심과 선망. 전형적인 win-win 전략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너무 오랫동안 꾸준히 등장해 이젠 지루해질 정도인 버버리의 트렌치코트와 타탄체크는 루브친스키의 손길을 통해 ‘가장 쿨하고, 젊고, 센스있게 버버리를 입는 방법’으로 재탄생했다. 그렇다면 루브친스키는? 어찌 보면 다소 음울한 포스트 소비에트의, 패션계의 외곽에나 서 있을 법하던 고샤 루브친스키는 하이패션의 경계를 뛰어넘어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받게 됐다. 

  


하나의 콜라보레이션에 담긴 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문화


전통적인 주류 브랜드와 독창적인 비주류 브랜드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브랜드가 이해하는 문화적인 영역을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또는 기존의 브랜드가 가질 수 없었던 컨셉과 디자인이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인해 럭셔리 브랜드의 격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예측도 등장했지만, 연이은 성공 사례 덕에 안정적인 전략으로 안착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소비자에게도 콜라보레이션은 반가운 마케팅이다. 소비자는 분명 하나의 상품을 손에 쥐었지만, 두 브랜드가 고심해 집어넣은 아이덴티티, 에센스, 문화를 한 번에 갖는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콜라보레이션이 좁혀줄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거리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과 패션,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녹아있는 서브컬쳐라는 키워드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하이패션 브랜드들이 그들만의 브랜드 에센스를 유지한 채 젊은 세대에게 친밀히 다가갈 수 있는 루트가 된다. 동시에 수천 개의 브랜드가 범람하는 무한경쟁 패션 시장에서 수많은 브랜드의 선택지를 쥐고 있는 까다로운 소비자에게, 그 어떤 선택지보다도 매력적인 어필을 가능케 만드는 것은 참신한 콜라보레이션과 무너진 경계, 영역의 융합이다. 루이뷔통과 버버리는 누구보다도 이 사실을 빠르게 캐치한 것이다. 곧이어 또 다른 하이패션과 서브컬쳐의 만남이 계속될 것이고, 새로운 마켓과 세그먼트가 열릴 것이며,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연결 또한 이어질 것이다. 



참고사이트


국내 서브컬처 매거진 : http://visla.kr/


세계적인 패션/스트릿웨어 매거진 : https://hypebeast.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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