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삶을 바꾸는 이케아(IKEA)의 시도 



역사는 누구도 고립되어 살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줍니다. 난민에 대한 세계 분위기가 무대응으로 변하려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결과는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나비드 후세인,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난민에 대한 무대응은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난민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걸까?"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난민 문제
3천만 명. 지난 해 전세계 난민 수로, 정확히는 3천만 그 이상을 넘어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다. 국가 간 전쟁과 자국 내의 폭력, 재난 등으로 집을 잃은 사람 수가 우리나라 인구 3분의 2를 육박한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보고서에 따르면 2초에 1명 꼴로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5년 사이 보호자 없이 피란길에 내몰린 ‘나홀로 어린이 난민’은 5배 증가했다. 세계는 앞을 향해 발전하는데, 난민 사태는 악화되다 못해 퇴보하고 있다. 

난민문제의 가장 큰 요인은 분쟁이다. 기존 분쟁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 새로운 전쟁이 가세해 난민 사태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40만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은 시리아 내전은 벌써 6년을 넘겼으며, 시리아 전체 국민 중 절반은 전쟁 이재민 신세다.

닫혀가는 난민 수용의 문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민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고 있는 사람으로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자유세계의 총리’, ‘난민 엄마’로 불리는 그녀마저 독일로 유입된 100만 여명의 시리아 난민들로 인해 급증한 범죄율과 불거지는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국경을 닫는 눈치다. 독일은 유럽 최대 난민 수용국이었지만, 지난 해 망명신청이 거부된 난민 8만 명을 추방하기도 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난민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이 범죄를 촉발한다”고 말했다.  

두 팔 벌려 기꺼이 난민을 수용하던 독일의 태도가 바뀐 데에는 반난민 정책을 주장하는 강경파와 국민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테러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 3월 22일 발생한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테러부터, 5월 22일에 발생한 맨체스터의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 테러까지, 3개월 사이에 다섯 차례의 테러가 발생했다. 유럽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테러가 터지고, 테러로 인한 불안감은 난민혐오 범죄와 같은 공격으로 이어지고, 난민은 차별을 받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악순환이다.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되는 난민들은 그들의 이름과 권리마저 박탈당한다.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 걸까?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
"이케아의 난민 지원 프로젝트"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리 시대의 가장 주요한 비극입니다. 우리는 이케아가 이 문제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았습니다.”
예스퍼 브로딘, 이케아 매니징 디렉터

<난민을 지지하는 이케아 프로젝트 '5'가지>

1. 난민에게 더 나은 보금자리를, Better Shelter
2. 유아 및 청소년 난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학습 솔루션
3. 난민들에게 빛을, 난민을 위한 새빛 캠페인(Brighter Lives for Refugees campaign)
4. 기금 조성 및 법률 자문 제공 등 다방면의 난민 지원
5. 난민에게 기회를, 시리아 난민 고용

난민 문제를 단번에 속시원히 해결할 수는 없지만, 열악한 환경과 삶에 지쳐있는 그들을 도우려는 손길은 분명 존재한다. 계속되는 내전에 자신의 고향과 나라를 버리고 인근 국가와 유럽으로 계속 이주하는 그들을 위한 난민 캠페인이 곳곳에서 열리고, 지원 방안이 끊임없이 모색되고 있다. 가령 그들의 주거문화나 환경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공동체를 형성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것인데, 그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 업체로 이케아 재단이 있다. 이케아 그룹의 모회사 잉카(INGKA) 재단의 사회공헌조직인 이케아 재단이 유엔난민기구(UNHCR)와 공동 개발한 난민 거주시설 베터 쉘터(Better Shelter) 비롯한 다양한 난민 지원 프로젝트를 살펴본다. 


1. 난민에게 더 나은 보금자리를, Better Shelter



더욱 안전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베터 쉘터
배를 곯는 사람들에게 음식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그 무엇보다 먼저 충족되어야 할 보금자리. 난민들은 쫓김과 피신에 지칠 대로 지쳤고, 보다 안락한 곳을 간절히 원한다. 이케아가 유엔과 협력해 개발한 베터 쉘터(Better Shelter)는 기존 거주 시설보다 안전하고 내구성이 강한 조립식 난민 거주시설로, 2016년 런던 디자인 박물관에서 올해의 디자인상을 비롯해 2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라크와 에티오피아의 난민들이 사용하게 될 베터 쉘터는 경량 폴리머 소재로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내구성의 조립식 쉼터이다. 4시간 안에 조립이 가능하며, 3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면적은 17.5㎡로 5명 이상 숙식 가능하며,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내장 램프와 USB 커넥터로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텐트형 거처는 천과 밧줄로 이루어어져 이라크 북부의 겨울 혹한기와 여름 폭염에 속수무책인데 반해 베터 쉘터는 단열 효과도 뛰어나다. 

<조립 순서>
1. 기초를 세운다.
2. 통풍구(2군데)와 태양광 패널이 달린 지붕을 설치한다.
3. 창문(4개)과 문이 달린 벽을 세운다.

[Photo : Better Shelter


디자인의 본질, 사람을 위한다.
베터 쉘터는 수 차례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완성되었다. Better Shelter, 이름 그대로 난민에게 더 좋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최종 디자인은 난민에게 직접 조언을 받았다. 이동이 잦은 난민들의 거주 방식을 고려해 별도의 건축 자재나 도구를 사용할 필요없이 자유자재로 조립·분해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으며, 어느 지역을 가도 현지에서 사용 가능한 자재로 재건할 수 있다. 또한 베터 쉘터를 프레임워크 삼아 필요와 그 용도를 달리할 수 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외관 디자인이 아니라, 사람과 상황, 환경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고심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베터쉘터가 쓰이는 곳>


베터 쉘터 프로젝트에 이케아는 480만 달러, 한화로 54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난민들이 임시 거주지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12년이다. 그들의 긴 ‘임시’ 거주기간을 조금이라도 더 숨통이 트이도록 이케아가 깊이 고민한 결과다. 이 외에도 이케아는 전세계 난민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변화가 모토인 이케아 재단은 세계 극빈국의 어린이와 청년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아이들을 위한 집, 건강한 삶, 교육 수준, 지속적 가족 소득 네 가지 기본 생활기준을 확립한다. 상생과 협력, 가치 존중을 위한 그들의 행보를 보자. 


2. 유아 및 청소년 난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학습 솔루션

방글라데시, 차드, 에티오피아 등의 난민 어린이 3만 7천 여 명의 교육 환경을 지원하고, 교사 740명을 양성했다. 2015년에는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팀을 이뤄, 난민들이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2언어 학습 솔루션을 지원했다. 언어 학습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타블렛을 난민 어린이들에게 배포해 모국어와 제2언어 학습을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프로젝트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학습을 유도하고 수업의 맥락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과를 얻었다. 

 [Photo : Ikea Foundation]



3. 난민들에게 빛을, 난민을 위한 새빛 캠페인(Brighter Lives for Refugees campaign)


전 세계 40개국 이상의 이케아 매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하나 판매 될 때마다 유엔난민기금에 1유로씩 기부하는 ‘난민을 위한 새빛 캠페인(Brighter Lives for Refugees campaign)’이다. 모금액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의 난민과 지역 공동체에게 태양열 가로등, 태양열 랜턴, 재생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쓰인다. 
최근에는 요르단 아즈라크 난민 캠프(Azraq refugee camp)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2만 여 명을 위해 2메가와트의 태양광 발전소를 개소함으로써, 아즈라크 난민 캠프는 세계 최초로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난민 캠프가 되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캠프를 통해 에티오피아와 요르단의 난민 및 지역 공동체에가 5만 6천 개의 태양열 랜턴과 720개 태양열 가로등을 제공받아 더욱 안전한 생활이 가능해졌다. 난민촌 대부분이 어두운 지역에 있어 해가 지고 저녁이면 칠흑같이 어두워져 생계, 교육, 생활 등 거의 모든 행동이 중단된다는 점에서 이케아의 새빛 캠페인은 그들에게 소중한 빛이자 큰 위안과 희망이 되었다.
 



4. 기금 조성 및 법률 자문 제공 등 다방면의 난민 지원

[Photo : Ikea Foundation]


2016년에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쳐 있는 난민 캠프에 37억원의 기금을 조성, 난민 캠프에 재생가능 에너지 자원과 조명을 제공했다. 난민 어린이를 위해 UN난민기구에 9555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리비아 폭력 사태로 난민이 된 이들을 위해 매트리스와 침구 10만 개를, 2013년에는 이라크의 아르바트 캠프 난민들에게 15만 개를 기부하는 등 대폭적인 금전적 지원을 했다. 또한 최근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이케아 직원을 위해 이케아 미국 총 책임자 라스 페터슨은 무료 법률 자문과 정신건강 상담 지원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5. 난민에게 기회를, 시리아 난민 고용


2019년부터는 시리아 난민이 생산하는 카펫을 판매하는 프로젝트로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200여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양육 부담을 진 여성들의 노동 고용 비율이 매우 낮은 상황을 감안해 현지 여성단체와 협력, 채용 대상의 대부분을 여성으로 추진 중이다. 

난민들의 삶을 바꾸는 이케아의 행보
"세상은 언제나, 반드시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이케아는 힘들고 지쳐있는 그들의 존엄과 권리를 지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그 결과물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결 방안을 찾기엔 그저 막막한, 거대한 정치적 세력과 각국의 무자비한 이기주의에 둘러막힌 난민 문제를,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조용하면서도 보폭이 큰 이케아의 행보는 자신의 터전을 버려야 했던 난민들의 삶을 인도적으로 바꾸고, 후에 캠프를 떠나서도 보다 더 나은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을까.
 
아시아 최초 난민법 제정국인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에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지만, 1994년부터 올해까지 난민으로 받아들여진 사람은 고작 683명으로, 4.64%의 민망한 난민인정률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발표한 세계 평균 난민인정률은 37%다. 다문화 가정이나 난민에 관한 테마에 대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난민에게 들어가는 세금이 아깝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본다면, 최초 난민법 제정국이라는 타이틀을 갖기에는 인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이 아직은 부족함을 느낀다. 국민들이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기에는 중동 지역이라는 물리적 거리감을 간과할 수 없겠지만, 나비드 후세인의 말마따나, ‘역사는 누구도 고립되어 살 수 없다’.

난민 문제를 도울 실질적 디자인의 개발이 필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인 만큼 난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은 아마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케아처럼,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조금이나마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고심해 볼 수는 있다. 그들은 가진 것 하나 없이 내몰린 사람들이며, 난민 보호는 분명한 국제 사회의 책임인 동시에 이 시대의 중요한 평화 이슈다.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난민에 대한 사람들의 작은 관심과 알고자 하는 마음이 그들의 어두운 저녁을 밝혀줄 수 있다면, 기업과 공동체 차원에서 진행되는 난민 지원은 그들의 삶 자체를 밝혀줄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캠페인이 계속해서 모색되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시킬 수 있는 개체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수반된다면, 그들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반드시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참고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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