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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다. 병원의 서비스 디자인


환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다

"환자경험 및 서비스디자인 중시하는 병원들"


우리가 병원에 갈 때, 평소 다니던 곳 이든 새로운 곳을 찾든, 어떠한 경험에 기반해 방문할 병원을 선택한다. 과거에 받아본 진료가 만족스러웠다거나 친구에게서 들은 불친절한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 등이 그러한 경험을 만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거나 웹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병원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접수를 하고 대기를 하는 시간에도 우리는 수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과 풍경을 마주하며 그것들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표정을 접하게 되고, 거기에서 어떠한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를 만나 진료, 검사, 치료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마침내 수납을 하고 병원 문을 나설 때 아니, 집으로 돌아가서도 병원을 떠올리면 당시 느꼈던 기분과 생각이 든다. 이렇게 환자에게 차곡차곡 쌓이는 병원에 대한 모든 느낌, 이를 ‘환자 경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병원들은 환자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서비스 디자인을 펼치고 있다. 

 

[Photo : <병원 서비스 접점맵>, 중소병원 서비스 디자인 가이드라인]



명지병원, 환자공감 서비스디자인 


명지병원은 국내 ‘빅5’ 병원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환자경험과 서비스디자인 만큼은 선두주자이다. 업계 최초 '환자공감센터', '케어서비스디자인센터', 'IT융합연구소' ‘예술치유센터’ 등 환자경험과 서비스디자인 주관부서를 만들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환자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부분은 의사들이 나비넥타이(보타이)를 착용한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다. 긴 넥타이 대신 나비넥타이를 매고, 펄럭이던 긴 기장의 가운도 재킷 형식으로 짧게 디자인해 활동성을 높였다. 짧아진 가운과 넥타이는 감염의 위험을 낮춘 것은 물론, 환자와의 거리도 가깝게 했다.


[Photo : 긴 넥타이대신 짧은 나비넥타이를 맨 의료진들, 명지병원] 


예술을 매개로 환자들과 소통하는 이 병원의 ‘예술치유페스티벌’은 올해로 5회째 이어오고 있는 성대한 축제다. 연주, 영화, 전시, 체험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예술가와 환자, 보호자, 지역주민,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환자에게 다양한 예술분야를 활용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히 수술 환자들에게는 마취 전부터 회복 단계까지 불안감 해소와 자연치유력을 높여주기 위한 맞춤 음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Photo : 명지병원 예술치유페스티벌, 명지병원]


서울의료원,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센터


서울의료원의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센터(Human Understanding Design Center)’는 공공병원에 처음 생긴 서비스디자인센터로, 공공의료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는 조직이다. 환자와 의료진의 입장을 동시에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해의 디자인(Understanding Design)’을 추구한다. 


병원 2층 센터에는 신발을 벗고 인조잔디에 앉아 있거나 긴 의자에 누워있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아이디어를 보고 검토를 거쳐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Photo : 서울의료원의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센터’,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센터 페이스북]

 

개소 1년을 갓 넘긴 센터는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공병원에 본격적인 서비스디자인 도입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병원 내 길 찾기(Wayfinding system)에 대한 것이다. 병원건축, 인지심리, 시각디자인, 실내측위 시스템, 사인 시스템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환자들의 병원 내 여정을 관찰하고 인터뷰 하면서 실제 사용자들의 경험을 탐구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분석했다. 이밖에도 시민참여 워크숍 등을 열어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머리를 맞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Photo : 서울의료원의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센터’ 모습]



연대세브란스 창의센터


연대세브란스병원에는 ‘창의센터(Center for Creative Medicine)’라는 서비스 디자인 부서가 있다. 이곳의 장은 대기업, 호텔 출신의 그야말로 서비스의 대가이다. 그의 영입에서 알 수 있듯, 창의센터는 ‘병원의 호텔화’를 지향한다. 창의센터가 심혈을 기울인 연세암병원(2014년 개원)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배려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Photo : 세암병원 모습]


먼저, 병원내부에 환자를 포함한 가족이 외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외출이 힘든 암환자들이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여성 암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화장품 및 뷰티 매장을 입점시키고, 아웃도어 매장을 통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던 것도 창의센터의 아이디어다.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치료도우미견 체험도 눈에 띈다. 장기간 치료로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발달을 돕기 위해, 동물(개)과 함께하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감수성이 형성될 시기의 어린 환자들은 동물과 교감하는 시간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고 쾌유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기회를 갖게 된다.

 

[Photo: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도우미견 체험 모습]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서울아산병원이 환자경험 창출을 위해 2013년 개설한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Innovation Design Center, 이하 ‘IDC’)’. IDC는 공감(Empathy)을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의 경험 디자인(Human-Centered Experience Design)을 추구한다. 소장은 공학박사이자 경영컨설팅이라는 의료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력을 갖고 있고, 홍보, 기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있다. 전공도 이력도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다. 


[Photo :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모습]


이노베이션센터는 ‘수술 전 불안감 감소 프로젝트’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했다. 먼저 수술대기실을 전면 개선했다. 개인부스를 마련해 환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환자의 침대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타이머가 작동해 대기 시간을 표시해준다. 또한 침대를 사선으로 배치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술대기실 곳곳에 디자인적 사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Photo : 서울아산병원 수술대기실 모습]


디자인적 사고는 인간의 삶과 직결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의료기관에 적용된 서비스 디자인은 환자, 의료인, 공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방문객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편안함을 제공한다. 의료서비스는 어느분야 보다도 고객의 심리를 어루만지고 배려가 충분한 공간이어야 한다. 공급과 수요의 경영적 관점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경험과 존엄성을 중시한다면 인테리어, 가구, 브랜딩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위한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병원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의료서비스 관련 홈페이지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 : https://hudc.seoulmc.or.kr

병원디자인연구소 : https://www.facebook.com/DESIGN4H

서비스디자인 카페 : http://servicedesign.tistory.com


☞서비스 디자인 가이드라인


중소병원 서비스 디자인 가이드라인(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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