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상점의 새로운 시도, 고객경험 


오프라인 상점의 새로운 시도, 고객경험


"리테일의 위기"




바야흐로 유통업의 위기다. 흔히 ‘Brick-and-mortar’라고 불리는 리테일 유통 산업이 2010년대에 들어 급격히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백화점 매출이 마이너스로 들어간 것을 비롯, 미국에서는 Macy’s와 Nordstrom 등 전국 규모의 대형 백화점 체인도 점포 수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실제 토지에 매장을 짓고 사업을 영위하는 유통업 뿐 아니라 이를 근간으로 판매하는 제조업 역시 이러한 리테일 위기 시대에 재빠른 transformation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서 있다.


온라인 채널의 등장, 리테일의 위기 or 기회 


이러한 리테일의 위기는 온라인 채널 확대에서 기인한다.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잠시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PC 기반의 온라인 쇼핑의 열기는 모바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후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무선 인터넷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와 함께 온라인 쇼핑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조금 지난 자료이긴 하지만, 2014년 한 해에만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약 13조 원으로, 6조 원에 미치지 못했던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중국과 미국 역시 전년 대비 각각 60%와 165%씩 성장하였다.  2017년 현재, 모바일이 여전히 유통업계의 화두인 것을 고려할 때, 모바일을 필두로 한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속적으로 전통적 유통 강자인 백화점, 마트, 전문점 등의 소매업의 위상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1인 가구의 증가, 소셜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구매 방식의 등장 역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줄어들게 하고있다.



옴니 채널의 등장 :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매장"


다수의 소매업 매장을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의 고민은 이것이었다. "이미 많은 돈을 들여 구축한 매장들은 버릴 수 없고,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 역시 거스를 순 없다." 여기서 초기 단계의 옴니채널(Omni channel), 즉, 온라인-오프라인 시너지를 활용한 형태의 소매업이 등장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책 주문을 하는 지금도 여전히 오프라인 서점은 인기가 높다. 태블릿 PC에 여러 권의 책을 저장하여 어느 곳에서나 간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전자책 기술이 보급되었지만, 독자들은 지금도 서점에서 종이책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선보인 것이 온라인에서 구매한 책을 오프라인 서점에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진열할 필요가 없다. '롱테일 시대'

이러한 유통 변화는 온라인을 통해 비인기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했다. ‘파레토의 법칙’이 지배하던 시장에서 리테일 매장은 재고회전이 빠른 상품만 매장에 진열하였지만, 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모든 상품을 쇼윈도에 진열할 필요가 없어졌다. 고객들은 대표상품 몇 가지만 매장에서 시험해보고, 정말 원하는 제품은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바야흐로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구축을 통하여 진정한 의미의 ‘롱테일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례1) 교보문고 '바로드림'

교보문고는 2010년 ‘바로드림’ 서비스를 오픈하여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통 온라인에서 도서를 주문하면 배송 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바로드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 판매가로 구매한 도서를 계산대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바로드림’ 서비스는 교보문고가 아닌 일반 소매업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사례2) 영국 TESCO "Click & Collect"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Tesco 역시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을 할 수 있는 ‘Click & Collect’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 역시 2010년부터 점포 픽업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차에서 내려 매장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원클릭으로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리테일 환경의 변화는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특가와 프로모션 혜택을 챙기고, 실제 제품을 확인 한 후 상품을 수취하는 장점을 취하는 ‘쇼루밍족’을 탄생시켰다. 




고객 구매 경험에 집중하는 리테일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체험형 쇼룸>"


이러한 옴니채널의 등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교집합을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의 쓸모를 입증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자상거래의 보조 수단이라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전자상거래가 채워주지 못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리테일 매장은 변신한 것이다. 


사례1) 세포라 스튜디오 

화장품 전문 유통 체인인 세포라는 미국의 전통적인 유통 강자들의 고전 속에서 유일하게 대형 점포로 성공하고 있는 전문점으로 꼽히고 있다. 흔히, 세포라를 상상하면, ‘얼룩말 무늬의 독특한 인테리어, 고가부터 대중적인 제품'까지 수십 가지 브랜드를 갖추고 있는 트렌디한 화장품 매장’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보스턴에 ‘세포라 스튜디오’라는 소박한 부티크 매장을 열어, 고객들의 채워지지 않는 니즈를 보완하려 한 이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세포라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소소한 구매 경험을 좋아하지만, 시내 대형점에 갈 수 없는 고객들에 착안했다. 주거 지역에 위치하여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부티크 매장은 이러한 통찰의 산물이다. 주말 오후에 편한 복장으로 거리를 산책하다 불쑥 들어가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이 작고 친근한 매장은 충분한 수의 디지털 메이크업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어, 매장의 뷰티 어드바이저와 충분한 카운셀링을 통해 충분한 시간 동안 피부 고민과 메이크업 방법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메이크업 스테이션에서 촬영된 고객의 모습과 테스팅에 사용된 제품 리스트는 고객 이메일로 실시간 전송되어 고객이 향후 같은 화장법을 집에서 사용할 때 도움을 준다. 또한 매장에서는 이렇게 수집된 고객 정보를 활용하여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을 취한다. 


하지만, 이 매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시내의 대형 세포라 매장처럼 온갖 종류의 제품 구색을 갖출 수 없다. 따라서 진열되는 상품은 매우 신중하게 선택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매장이 없을 경우, 뷰티 어드바이저들의 안내에 따라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주문 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사례2) 츠타야 서점 

이러한 리테일의 변화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최근 리테일의 새로운 역할 관점에서 재조명 받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서점’으로 각광받았다. 


많은 대형 서점들이 카테고리 별로 도서를 구분한 것과 달리, 츠타야는 ‘책과 상품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이 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뜨개질과 관련된 책이 진열된 곳에는 셀렉트 한 관련 상품들이 있고, 주류와 관련된 도서 근처에는 독특한 맥주병들이 있는 식이다.


이는 아직 전자상거래서 ‘빅데이터’를 통해 추천하는 기계적인 상품이 아니라, 도서의 소재가 내포하고 있는 은은한 스토리텔링을 바로 근처에 있는 심리적으로 유사한 상품까지 전이함으로써 아날로그적인 유대감을 이끌어 낸다. 이러한 머천다이징은 아직 온라인의 가상 공간에서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더욱이, 츠타야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카페, 식당, 휴게 공간 등 도서 외적인 공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이 매장 안에 천천히 머물며 지적이며 복합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츠타야가 제공한 스토리텔링 동선을 경험하게 된다. 



사례3) 종로서적

이러한 시류에 발맞추어 최근 재오픈한 서울의 종로서적도 매장의 많은 부분을 다이닝 공간으로 꾸몄다. 이는 서점 주변이 오피스 타운인 것을 고려하여,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변신인데, 차나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출입구에는 요즘 가장 핫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진열되어 매장을 나가는 고객들의 시선을 끈다. 이른바 ‘엄선된 큐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 이러한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반응이 좋은데, 다양한 도서를 구비하지 않고도 고객 특성에 맞는 책들을 가시성 좋은 곳에 배치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오프라인 서점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Photo : huffington]


아날로그의 숨결이 살아 있는 Customization


"오프라인 매장만 할 수 있다"


사례1) 독일 아디다스 매장 "Knit for you"

오프라인 매장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한 아디다스 매장은 ‘Knit for you’ 즉, ‘당신만을 위한 맞춤 니트 제작 서비스’를 소개했다. 고객은 특수 제작된 암실에 들어가 전신 스캐너로 자신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화면에 보여지는 니트 위에 자신이 원하는 패턴과 색상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니트를 주문 제작한다. 


주문 니트는 매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4시간 가량 제작 시간이 소요되며, 가격도 기성복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매장이 복합 쇼핑몰에 입점되어 있어, 니트가 완성되는 동안 고객은 다른 곳에서 쇼핑을 즐기거나 식사를 하다가 귀가 시점에서 제품을 받아 갈 수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착용하거나 시험해 보아야 하는 패션과 화장품과 같은 제품군에 더욱 적합하다. 이것이 위기를 맞은 리테일 매장들이 재고 진열과 판매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고객 경험으로 나아갈 수밖에없는 이유다. 




리테일과 고객 경험의 미래


많은 리테일 매장이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고객 경험도 더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미 VR(Virtual Reality) 기술은 광범위하게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IKEA는 VR 헤드셋을 통해서 고객과 가상의 쇼룸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을 이미 선보였다. 


판매와 제품 정보 습득의 영역을 넘어 이제 오감으로 경험하는 브랜드와 오프라인 상품까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대체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리테일에서의 경험은 온라인의 영역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더욱 차별화 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세포라 스튜디오’와 ‘츠타야’의 사례와 같이 아날로그 감성과 관계 형성, 그리고 휴먼 터치를 담은 경험과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리테일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과제인지도 모른다.



☞ 참고 사이트


고객 경험으로 진화하는 리테일(KCC 컬러 & 디자인블로그)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는 경험(KCC 컬러 & 디자인블로그)

리테일의 미래 방향과 전망(슬로우뉴스)

20년 뒤, 당신은 어디서 물건을 사게 될까?(슬로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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