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트렌드, 공익을 위한 사익 'B 코퍼레이션' 


브랜드의 미래 ① -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는가?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사업’하는 B-Corporation"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1970년, 미국의 가장 유명한 통화론자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뉴욕타임스에 쓴 문장이다. 회사의 이윤 창출을 최우선으로 고집하는 기업들은 과거에도 그랬듯 오늘날에도 사회, 환경, 나눔보다는 ‘돈을 쓰는’ 고객의 욕구 만족과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과도한 사익 추구가 불러온 시장경제 위기

법적·윤리적 가치보다 경제적 이윤을 우선시하던 기업들은 사회적 위치에 따른 책임과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았고, 극대화된 단기 이익만을 좇은 비즈니스의 부작용으로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소득 불평등, 글로벌 불균형 및 지역이기주의·국수주의가 심화하면서, '이제 시장 자본주의는 붕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이 쏟아졌다.


자본주의 긍정적기능 회복의 열쇠는 '기업의 사회참여'

시장경제 메커니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현재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과 '공공의 이익'관점에서 시장경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긍정적 기능을 정화하면서 각종 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도적인 사회 참여와 관점의 변화가 문제해결의 열쇠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기업생태계가 위태로운 오늘날, 성장은 브랜드에게 욕심이다. 다수 브랜드는 새로운 목표로 장기적 생존을 내세웠다. 브랜드는 생존을 위해 행동을 개시했다. 주주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의 관점 변화에서 고객은 물론이고 직원, 지역사회, 협력업체, 환경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바야흐로 공유가치창출의 비즈니스시대가 열리고 있다.



 

브랜드보다 이해관계자를 생각하는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




우리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신제품을 더 많이 팔 방법을 연구하긴커녕 소비 억제 마케팅을 펼치는 희한한 의류 브랜드가 2011년 12월 <뉴욕타임스>에 등장했다. 노스페이스, 콜롬비아와 순위를 다투는 미국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가 광고에 담은 메시지는 다섯 가지였다. 

     

1. 불필요한 옷 구매 줄이기(Reduce)

2. 크거나 작아진 옷과 못 쓰게 된 옷은 고쳐 입기(Repair)

3. 필요한 사람에게 옷 주기(Reuse)

4. 재활용하기(Recycle)

5. 옷의 쓰임을 다시 생각하기(reimagine)


지구상에서 가장 쿨한 회사 

무분별한 의류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과 탄소, 유해 화학제품을 줄이기 위해서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보다 적게, 지속해서 쓰자는 메시지다.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브랜드의 비전이 녹아있는 5R 캠페인은 다소 괴짜 같지만 귀감이 되는 그린(Green)경영 사례로 손꼽힌다. 옷을 파는 사람들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고 외친다니. 하지만 이 광고를 게재하고 2년 뒤에 파타고니아는 미국 아웃도어 의류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FORTUNE>잡지 표지에 “지구상에서 가장 쿨한 회사”로 소개된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Business)을 이용한다.”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파타고니아 창립자 겸 CEO



파타고니아 설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회장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암벽을 훼손하지 않고 등반하는 ‘Clean Climbing’ 운동을 전파하는 친환경 운동가로 유명하다. 80년대 미국, 목화 산업으로 화학살충제와 온실가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파타고니아는 일반 면보다 두 배 비싼 유기농 목화를 100% 사용하는 라인업을 갖췄고 현재도 친환경 방식으로 유기농 원단만 사용한 제품을 생산한다


인공 섬유인 폴리에스터 소재의 경우 폐페트병을 녹여 실로 뽑아내는 방식으로 'PCR신칠라 플리스'를 개발했다. 재생 방목과 유기농 농업을 지원하고, 폐의류를 모아 재생섬유로 재생산하며, 아동 의류는 성인 의류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원단으로 재단하는 등 생산 공정에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다.



환경보호 목적으로 펼쳤던 ‘Worn Wear’ 캠페인은 망가진 옷을 고쳐 입는 재활용 캠페인이다. 이베이에 파타고니아를 찾으면 검색 결과 1순위로 중고 제품이 나오도록 했다. 수선 방법을 배포하고 반짇고리도 나눠줬다. 스스로 고쳐 입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장에서 무상 수선 서비스를 운영하고, 파타고니아 제품뿐 아니라 타 브랜드의 옷도 기꺼이 수선해준다.





자사와 협력업체 직원 모두를 아우르는 넓은 복지 

파타고니아 직원은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는다.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여가는 서핑, 스키, 등반 여행 등의 프로그램으로 즐기도록 회사에서 지원한다. 유급휴가에 유달리 박한 미국 기업들과 달리 출산한 여직원에게는 16주간 유급휴가를, 남직원에는 12주간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최고 수준의 사내 육아시설 3,000여 개 운영, 타지역 출장 시 보모 지원 등 탄탄한 육아 복지 덕에 미국의 매거진 <Working Mother>가 선정한 최고의 워킹맘 직장에서 최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협력·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도 놓치지 않는다. 하청업체 직원들의 생활 임금을 보장하고, 공정 무역 프로그램을 통해 2017년 2월까지 생산 노동자들에게 약 10억 원을 직접 지급했다. 업체 내 가장 취약계층인 이주 노동자 보호를 위해 고용 법적 기준을 설립하여, 근로 규약을 어긴 업체와는 즉시 계약을 중단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투명한 생산과정 '발자국 연대기'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파타고니아가 제시한 것은 투명한 생산과정 공개였다. ‘발자국 연대기(Footprint Chronicle)’라는 프로그램을 웹사이트 형식으로 열어 기업 활동과 사업관 행, 전 생산과정을 공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에 대한 책임 역시 파타고니아의 주요 경영 가치다. 적자건 흑자건 상관없이 매출의 1% 혹은 이익의 10% 중 더 큰 금액을 지구에 내는 세금이라 칭하며 세계 각국의 풀뿌리단체에 기부한다. 환경 관련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20 Million & Change’ 펀드도 운영 중이다. 다양한 지역에 학교 장학금 출연, 탁아시설 건설, 아웃도어 체험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회책임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사내 사회 책임 부서는 최소화된 규모로 존재한다. 단일 부서의 활동이 아니라 전 직원 차원의 사회책임 참여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처럼 회사의 이익만을 좇지 않고 소비자와 직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투명하게 추구하는 브랜드를 B 코퍼레이션(B Corporation, 이하 비콥)이라 한다. 환경(에너지 사용, 시설, 공급망, 생산), 근로자(고용성장, 보상, 근로 환경), 비즈니스 모델(서비스, 제품, 가치사슬), 커뮤니티(외부 이해관계자, 지역사회, 다양성, 자선), 기업운영체제(미션, 책임성, 투명성, 지배구조) 5가지 자격요건과 평가 점수를 충족한 기업에 미국의 비영리단체 B-LAB이 수여하는 인증 마크다


영리기업과 비영리 기업의 접점에 위치한 포지션 덕에 영리와 공익 행위 모두 법적 보호가 가능하고 소비자의 높은 신뢰를 획득할 수 있기에 글로벌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비콥 인증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쉬나드 회장은 캘리포니아주에 비콥법이 발효된 2012 13일 당일, 경영진 12명과 함께 파타고니아 비콥 인증을 받았다



콥이 다른 유형의 기업들보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것이다.”

- 로버트 쉴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비콥은 주주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이다. 주주의 반대에 상관없이 소비자,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한 자유로운 비즈니스 활동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공유가치에 열려있는 기업 형태다. 파타고니아는 영리를 추구하는 브랜드지만, 기업의 이익과 공익의 가로길에 마주할 때면 대개 공공 가치를 선택했다.


이해관계자들의 가치와 이익을 추구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

파타고니아의 선택은 그들의 사익/공익 추구 활동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유해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게다가 비콥 인증 수여를 통해 좋은 기업을 식별하는 능력을 갖춘 현대의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후한 평가와 신뢰성을 확보했다. 직원이라는 이해관계자를 대하는 태도 역시 남다르게 작용했다


복지 수준을 높인 목적은 단순한 노동생산성의 행상이 아니었다. 회사의 환경보호와 뜻을같이하는 직원들에게 자발적인 동기 부여가 되도록 복지 수준과 브랜드의 문화적 환경을 적절히 갖추었을 때, 직원들의 행동이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이 파타고니아의 목표다. 직원들의 내면적인 우수성을 끌어내면서도 환경 보호, 더 나아가 사업적 성과라는 세 가지 가치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자생적 수익구조가 필요 

무엇보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영리를 취할 수 있는 수익구조는 탄탄하게 갖췄지만, 이윤 극대화나 성장률·매출 증대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환경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실천해 지속할 수 있는 경영의 가치를 이뤘다. 각종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등장하는 사회적 기업은 늘어나는데, 기업으로서의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고 정상 작동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사라지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파타고니아는 기업의 속성인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공유가치 창출을 1순위에 두고 각각의 이익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유능함을 보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존속이라는 보상을 손에 쥐었다.


브랜드는 시장경제를 배경으로 존재한다. 생산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 동안 국가와 사회, 소비자, 직원, 환경 모두가 활동 배경과 네트워크인 동시에 이해관계자이다. 브랜드는 이해관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하고, 깊은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성공적인 존속이 가능하다. 이제는 환경, 인권, 삶의 가치, 세계 모든 이들의 공유 가치를 위한 비즈니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기업을 더이상 원하지 않고, 이같은 시대적 요구를 앞장서는 것이 비콥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비콥에 동참할 것이고, 이들의 움직임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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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의 문을 열다.미국 최대 케이블 회사 <컴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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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도서


이본 쉬나드 저서 <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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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기업, ‘우리 재킷을 사지 말라’ : 파타고니아 철학 담당 임원 빈센트 스탠리(Vincent Stanley)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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