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 상생에 동참하는 선한 기업의 CSR 


 지구적 상생에 동참하는 선한 기업의 CSR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이 화두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주주의 이익에만 공헌해 온 기업들은 전문경영인의 ‘단기 성과주의’와 결합하여 심각한 모럴 해저드 문제에 봉착했다. 구성원들의 학습과 성장,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의 극대화에만 치중했던 많은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를 갉아먹으며 치킨 게임에만 몰두한 셈이다. 


성장과 이익에만 몰두했던 기업,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다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손꼽히던 ‘엔론(Enron)’ 분식회계 사건으로 상징되는 도덕적 해이와 기업 도산을 목격한 기업들은 성장과 이익에만 매달리던 과거의 관행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매출과 이익 등 재무지표로만 이루어진 평가체계를 개선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기업이 장기적으로 존속하는데 꼭 필요한 정성 지표 역시 중시하는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이러한 경영환경 변화에서 등장한 키워드이며, 현대적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흐름이기도하다. 오늘 날 많은 기업들은 과거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공개 목적으로 발표하던 ‘연간 사업 보고서(Annual Report)’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Sustainable Report)’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발행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포함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공시하고 있다.

 



사회공헌(CSR), 지구환경과 동반성장을 말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 날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의 의미 역시 과거에 비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브랜드와 관련성이 높은 영역에 후원하는 형태로 ‘홍보’의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최근 사회공헌 트렌드는 기업 가치 사슬(Value Chain) 내에서 이해관계자들과 동반성장하는 형태로 그 의미와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오늘날의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다"


1) 전 지구적인 이슈에 참여

초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기후와 환경, 기아 문제에 대해 기업 참여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개발도상국의 자원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뿐 아니라 법인을 세우고 영업활동을 하는 회사들 역시 이러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 기업관련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과거 사회공헌활동 트렌드가 외부 고객을 지향하고 그들에게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원료 공급부터 판매까지 기업의 가치 사슬 위에 등장하는 수 많은 파트너들과의 상생을 통해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 기업 문화에 내재화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경영 철학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공헌활동이 일반 경영활동과 분리된 ‘특별활동’이 아닌, 정책적, 정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경영방침이자 기업문화 DNA의 일부가 되어간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렇게 전 지구적인 문제에 동참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며, 이러한 가치를 조직 내부에 녹여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


"우리의 기술은 공공재다"


GSK는 영국에 본사를 둔 300년의 역사를 가진 헬스케어 기업이다. GSK는 일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각종 의약품을 개발하는 한편 인류 탄생 이후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혔던 전염병 백신 개발에 앞장 서 왔다. 특히, 열악한 위생 상태로 전염병이 자주 창궐하는 아프리카 지역에 구호단체 Save the Children과의 장기 협력으로 예방 접종, 치료 지원 등의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Photo: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회적책임]


하지만, 이러한 국지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GSK는 백신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책적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가격 차등화 모델’을 수 년 전부터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높은 가격 때문에 백신에 접근할 수 없는 없어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GSK는 2016년 3월, 세계 최빈곤 지역에서는 더 이상 제약 특허를 신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치료가 절실한 지역에서 최신 백신 기술의 공용화를 천명한 것으로, GSK가 개발한 백신들은 로컬 제약 기업들에 의해 양산되고 판매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러한 결과, GSK는 2016년 포춘지가 뽑은 ‘세상을 바꾸는 기업 Top50’에서 1위에 랭크되기도 하였다.



코카콜라


"가치 사슬에 있는 모든 여성과 상생" 


코카콜라는 지난 2010년, 2020년까지 500만명의 여성 기업인의 자립 지원계획을 발표하였다. ‘여성’, ‘물’, ‘웰빙’이라는 코카콜라의 3대 주요 사회공헌 테마 중 ‘여성’에 포커스를 맞춘 이 ‘5by20’ 캠페인은 2016년 말 현재 누적 수혜자의 규모가 175만 명에 이르렀다. 특히 5by20 캠페인은 원료 생산부터 유통, 소매업, 공병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코카콜라 사업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협력하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을 꾀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코카콜라는 개발도상국의 자영업들이 상당수 여성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특히 코카콜라의 주 유통 채널인 ‘구멍가게’의 많은 점주들이 여성이며, 코카콜라가 생산하는 음료의 주 원료가 되는 커피와 차잎, 과일 등을 경작하는 농부의 절반 이상 또한 여성이다. 하지만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여성들은 대개 부족한 자금력과 제대로된 리테일 기술의 결여로 사업은 물론 생계마저 제대로 꾸려나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이 여성들의 성공이야말로 코카콜라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깨닫고, 이 여성들을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  

[Photo : 코카콜라 5by20 홈페이지]


일례로, 탄자니아에서 Micro Distribution Center(이하 ‘MDC’)라 불리우는 소형점포들은 코카콜라의 주요 유통 채널이다. MDC 경영주의 65%는 여성이며, 주로 생업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점포 경영에 노하우가 절실한 이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리테일 멘토들을 육성하여 매장에 파견하여 재고 관리, 고객 서비스, 회계 관리 등의 스킬을 교육하는 한편, 은행과 접촉하여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탄자니아 대부분의 매장은 매우 협소하여 많은 재고를 구비할 수 없어, 빠른 재고 회전을 위해 배달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좋지 않은 도로 사정 때문에 수동 카트 대신 오토바이 등 기동력 있는 운송 수단이 있어야 한다. 멘토들의 금융 코칭을 통해 경영주들은 오토바이나 전동 카트를 구입할 수 있고, 이러한 투자를 통해 그들의 사업은 더 많은 기회를 찾는다. 코카콜라는 또한 지속적으로 이러한 멘토를 고용, 육성하여 탄자니아 내에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Photo : 코카콜라 5by 20 홈페이지]


코카콜라는 이런 방식으로 사업 밸류 체인 안에 있는 여성 경영주들을 육성하고 있다. 이 활동은 단순히 ‘원조’로 치부되던 과거의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여성의 지속가능한 자립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의 상생과 연관되는 좋은 사례라 평가 받고 있다.




올람(Olam)


"제 3세계 농민을 위한 대헌장"

 

제 3세계의 생활 수준 향상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덩달아 공정무역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스타벅스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사례 외에 천연 원료를 다루는 기업으로 공정무역을 행하는 사례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캐슈넛 판매를 시작으로 글로벌 식품 업체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올람(Olam) 역시 이러한 기업들 중 하나다. 



공정무역을 넘어, 생태계전반의 향상을 생각하다

올람은 공정무역을 넘어, 2010년, 올람 생계헌장(Olam livelihood Charter)를 발표하여,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소규모 농장주 뿐 아니라 이들의 피고용인과 소비자, 그리고 환경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향상을 이루고자 하였다. 올람이 헌장에서 제시한 8대 원칙은 농장주의 이익 증대는 물론, 생산력과 품질 향상, 안전한 일터, 친환경 농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에는 저리 대출, 농업 학교 운영, 개발 도상국 노동 환경 개선 활동, 농산물 운송을 위한 도로 건설 투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올람 생계헌장’에 기재된 사항을 준수한 농가에는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농가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 8년째를 맞고 있는 올람의 이 사회공헌활동에 19개 국가의 35만 명 이상의 농부들이 참여하여 혜택을 받고있다.


 


지금까지 인류와 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통해 사회공헌의 가치를 조직 내부에 내재화 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 보았다. 사실, 지금까지의 사회공헌 활동은 세계 곳곳에 만연한 환경파괴와 불평등, 차별, 인권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아닌, 브랜드와 연관성이 높고 임팩트가 강한 활동을 위주로 전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진정성이 부족하고, 생색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에 언급한 세 기업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생존과 생업에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여타 피상적이고 단기적인 사회공헌활동과 구분된다. 


앞으로의 사회공헌 활동은 ‘좋은 일을 벌이는 기업’이 아닌 그 자체로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할 것이다. 한 후원 단체의 모금 캐치 프레이즈가 떠오른다. ‘진정한 후원은 후원이 끝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말처럼 좋은 뜻을 가진 기업들이 따뜻한 심장과 뚝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에 더 많이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From-A 관련기사 


[브랜드의 미래 ①] 글로벌 기업들의 트렌드, 공익을 위한 사익 'B 코퍼레이션'


기업 착한소비를 이끌다. 유니세프(NGO)와 기업의 브랜딩 사례



☞ 참고 사이트


코카콜라의 5by20 사례분석 "Empowering Women Entrepreneurs across the Value Chain"(PDF)


올람 생계 헌장 관련 자료 " Equipping smallholders to secure their future"(PDF)


코카콜라 5by20 홈페이지


글락소스미스코리아 홈페이지


2016 포춘 선정 ‘세상을 바꾼 50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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