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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석유비축기지

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하다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 상암 월드컵 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커다란 공간인 '마포 석유비축기지'. 5개의 커다란 탱크를 품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오랫동안 일반 시민의 접근이 통제되어 도심 한복판에 덩그러니 방치된 거대한 산업유산이었다. 


최근, 흉물로 방치된 산업유산 '석유비축기지'가 2017년 9월 1일 '마포문화비축기지'라는 이름으로 실내외 공연장, 전시장, 공원 등을 갖춘 시민 문화시설로의 탄생을 알렸다. 문화공간과는 거리가 먼 거대한 석유비축기지라는 산업화 공간이 어떤 과정을 통해 문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Photo : (주)효창이엔지]



산업유산 '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비축기지'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정부에서 1970년대 석유를 담아두기 위해 건설하였으며, 초대형 기름탱크가 밀집한 1급 보안시설이었다. 40여 년간 일반 시민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온 마포 석유기지는 생소한 비밀공간이었다. 


2002년 월드컵 유치 확정 후 상암동에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위험시설인 석유비축기지는 2000년 경기도 용인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후 상암동 일대에 디지털·미디어 기업이 옮겨오면서 쓰레기를 묻었던 난지 매립지는 노을·하늘공원으로 한강변은 난지생태습지원, 난지한강공원으로 바뀌었고, 평화의 공원 내에는 에너지드림센터 건립 등 친환경 정책에 따른 다양한 공간과 시설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마포 석유비축기지 부지는 활용 용도를 결정하지 못한 채 잊히면서, 예전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다. 한강 난지 지역의 친환경 인프라 공간과 상암지역의 첨단산업기반 도시 공간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여 다양한 환경문화자원을 통합하기에 유리한 입지조건으로 '문화적 상징공간'으로서의 잠재력과 활용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Photo : 마포 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 조감도. 자료=서울시]


마포 석유비축기지의 재생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었던 상황적 배경

첫 번째, 세계는 화석에너지 시대의 종언을 예상하며 다가올 미래 시대의 근간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를 향해 활발한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원자력 발전소나 석유 저장고와 같은 산업시설을 역사·문화공간으로 개선해 활발히 이용하여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앞장서고 있다.


두 번째, 세계의 변화와 흐름에 발맞춰 서울시도 국제도시 서울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는 발전 의지가 있었다. 친환경적 도시재생이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석유비축기지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마포 석유비축기지의 재생적 활용을 위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렇게 2013년 3월,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의 특성을 이해하고 ‘환경과 재생’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착수하게 된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산업시대 유산으로 이해하고 이에 맞는 활용방안과 용도를 고민한 것은 거대한 산업유산의 재생적 활용 가치에 대한 인식, 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는 건전한 도시로 성장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과의 소통에 기반을 둔 활용계획이라는데 있어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Photo : 1번 탱크 내부 조성 예상도. 자료=서울시]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비축기지로의 탈바꿈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오랜동안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특성상 산업유산으로서 석유비축기지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했다. 산업유산의 재생을 통한 활용 방향은 기존 선진국 사례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도시계획시설로서의 계획적 수요공급 측면보다는 시민이 이용하는 상징적 문화공간으로 새로운 수요창출 측면에서 접근된 경우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마포 석유비축기지에 대한 활용 방향과 기능에 대한 사항을 시민과 전문가의 공감대 형성을 토대로 추진하게 되었다.


향후 시설 이용자가 될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 공개포럼뿐 아니라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 등 활용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

대상지 입지여건과 기존 관련 계획 검토를 토대로 도시, 건축, 조경, 환경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을 취합.


[Photo : 아시아경제, 시민개방형 복합문화단지로 조성될 석유비축기지 예시도]


장기간 폐쇄되어 있던 석유비축기지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와 이해 그리고 홍보와 활용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문화비축기지 재생프로젝트의 밑거름을 마련한 것은 과거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도시계획에서 벗어나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도시재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산업유산으로서의 석유비축기지의 기능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되 시민 의견을 반영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수용했다는 점은 석유비축기지가 진정한 '시민을 위한 장소'임을 시사한다.

 

[Photo : 아시아경제, 마포석유기지 1단계 구상안]


'환경과 재생'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석유비축기지 활용방안


입지여건을 토대로 한 기존활용방안은 마포 석유비축기지의 석유비축탱크를 활용한 문화기능과 임시주차장 부지를 활용한 산업지원기능으로 모아진다. 석유비축기지 활용은 주변 지역과 부지맥락을 고려하면서 '환경과 재생'의 가치를 토대로 하였다.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로 그 안에 공연·장터·피크닉 같은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만5212㎡)이 있고, 그 주변을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감싸고 있다. 탱크는 철거 대신 재생을 원칙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장소로 개선하였고, 탱크가 가지는 유일함, 독특함 이라는 장소적 가치를 적극 활용하고 보존하였다. 


가솔린·디젤·벙커C유 같은 유류를 보관하던 탱크들은 최대한 원형을 살려 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시설로 재생됐다. 낡고 녹슬었던 유류 탱크들은 뉴욕의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이나 공연장(T2),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한 전시공간(T5), 신축 건축물로 커뮤니티활동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센터(T6) 등으로 변신했다.


[Photo : 중앙일보, 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 공간 재탄생]


기존 임시주차장 부지는 탱크의 활용과 연계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되어 시민들이 휴식과 더불어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대형광장인 문화마당을 조성하였다. 문화비축기지는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석유와 건설로 대표하는 산업화 시대에서 친환경과 재생이 아이콘인 미래로의 도약하는 시대의 역사와 변화를 상징하며, 그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기존 모습을 유지하며 생태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했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로 완성되는 진정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Photo : 서울&, 8월 25일 T1공연장에서 열린 시민참여 퍼커션공연]


문화비축기지의 시민참여는 기본방향 설정 당시에 열린 시민참여 공모전 등의 의견수렴에만 그치지 않았다. 문화비축기지 정식 개장에 앞서 첫 번째 문화 이벤트인 8월 25~26일 진행된 ‘2017 거리예술마켓’ 행사공간으로 바디퍼커션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9월 1일 공식 개장 이후 연말까지는 더욱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공연을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T1에서 T6까지 공연의 속성에 맞게 골고루 찾아보는 재미도 클 것이다. 


매월 둘째 토요일 주민과 사회적 기업가 및 지역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열린장터(달시장)는 물론 우쿨렐레 음악축제 ‘우크페페’ , 홍대 잔다리페스타 스페셜 스테이지, 밤도깨비 야시장, 야외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앞으로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될 프로그램들은 기존 공원의 프로그램 공급 방식이나 운영 방식과 달리 협치위원회 등 시민 스스로의 활동으로 기획·생산·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 시대에서 문화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선 능동적 시민들이 문화활동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개장 이후 10월 말까지는 ‘옛 근로자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비축기지’ 전시와 투어 행사도 즐길 수 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는데, 마포 문화비축기지는 기본설립 계획부터 운영까지, 공간의 주인인 시민의 참여가 근간이 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 산업화의 산물인 산업유산의 재탄생, 그리고 문화유산으로의 재도약


시민과의 소통과 관심이 한데 모여 재탄생한 새로운 문화비축기지는 단지 일회성 참여로 그치지 않고 있다. 기존 산업유산의 재생, 지속가능한 환경이용, 시민참여로 운영되는 기본방향 또한 모두 결국은 시민의, 시민을 위해서, 또 시민에 의해서 기획되고 만들어진 것이기에 시민이 만들어나가고 꾸려나가야 할 진정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비축기지는 기존의 단순한 문화저장소가 아닌 시민의 참여로 지속되어가는 진정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철저히 일반 시민의 출입이 통제된 20세기 산업화시대 1급 보안시설에서 지금은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문화적 산물이 되었다. 이렇듯 공간의 활용 용도와 가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그 목적도 영원하지 않다. 같은 공간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꾸려나가기 위한 재생프로젝트는 같은 시설, 같은 장소, 같은 물건이어도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한다.


이제는 산업유산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아닌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마포 문화비축기지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국내 친환경 재생공간의 대표적 산물이자 시민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소통공간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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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매봉산 자락에 숨어있던 석유비축기지, 16년만에 '문화기지'로(경향신문)


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 공간 재탄생(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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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