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음악예술교육, 엘 시스테마(El Sistema) 


세상을 위한, 음악에 의한 사회 행동

베네수엘라의 음악 예술 교육 엘 시스테마(El Sistema)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여러가지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음악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자선 공연을 언급할 수 있을 테고,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음악에 담아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음악가도 대답이 될 수 있다. 대개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행위를 통해 듣는 이의 심리와 사고의 변화를 도모하는 과정이다.


“음악이 심어주는 영적인 풍요로움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정의로운 사회와 문화를 추구하는 정신은 세계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엘 시스테마 창설자


음악에 대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베네수엘라의 국립 음악 교육 재단이다. 마약과 범죄, 포르노, 총기범죄에 노출된 빈민가 아이들의 삶을 음악으로 바꿔놓은 엘 시스테마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주고 음악을 가르쳐 오케스트라 활동을 지원하는 무상 음악 예술 교육이다. 경제학자인 동시에 피아니스트, 오케스트라 지휘자, 교육학자, 정치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는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교육 환경과 사회를 바꾸는 방법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엘 시스테마를 설립한다.




음악을 위한 사회 행동 그리고 사회를 위한 음악

엘 시스테마(El Sistmema)



예술로 빈민가 아이들의 삶을 구하다

영어단어 ‘System’을 뜻하는 음악 교육 재단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1975년 “예술로 사회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가라카스의 빈민가의 한 차고에서 시작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악기를 잡아본 길거리의 아이들 11명은 현재 55개의 유소년 오케스트라와 102개의 청년 오케스트라로 늘어났다. 


구성원의 53%가 극빈층, 36%가 빈곤층, 11%는 중산층으로, 모두가 음악을 통해 역경을 이겨내고 소외에서 벗어난 아이들이다. 이들 중 28세의 나이에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연소 상임 지휘자가 된 구스타보 두다멜은 가장 유명한 엘 시스테마 출신으로 손꼽히며, 23세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뽑힌 에딕슨 루이스는 과거에 술과 마약을 팔았던 전과자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엘 시스테마는 유해한 사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던 베네수엘라 아이들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고, 유네스코에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9년에는 아브레우 박사가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폴라음악상을 수여했으며, 엘 시스테마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연주하고 싸워라(Tocar y Luchar)>가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그 파급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엘 시스테마의 정신을 이어받은 유럽의 음악 예술 교육 프로그램

A. Sistema Sweden Gothenburg

B. Sistema EUROPE & SEYO(Sistema Europe Youth Orchestra)

C. YOLA(Los Angeles Youth Orchestra)



A. Sistema Sweden Gothenburg


엘 시스테마의 혁신성과 긍정적 효과는 여러 국가의 예술교육에 영감을 제시했다. 그 맥락을 잇는 다양한 음악 교육 사례 중 하나인 시스테마 스웨덴 고텐버그(Sistema Sweden Gothenburg, 이하 SSG)는 엘 시스테마 베네수엘라의 정신을 스웨덴에 파급하고자 동일한 모델로 운영한다.




“여기서 연주를 시작하면서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음악이 제 인생에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 몰랐습니다.”

- 파티마(바이올린 연주)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알바니아, 그리고 엘 시스테마의 본고장인 베네수엘라 등 스웨덴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난민 아이들이 스웨덴 청년 연주가와 함께 활동하는 SSG. 2006년에 엘 시스테마 출신인 구스타보 두다멜이 고텐버그 심포니의 상임 지휘자를 맡게 되면서, 2010년에 고텐버그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SSG의 활동이 시작했다. 단 한 번도 음악을 연주해 본 적 없는 난민 어린이들이 스웨덴 청년들과 UN 난민기구의 도움을 통해 각국의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기회는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과 꿈을 갖는데 큰 역할을 했다.



SSG는 단원별로 보이는 음악적 수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연주 레퍼토리를 활용함으로써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음악 예술 교육을 추구한다. 유치원, 학교, 지역 센터, 대학 센터, 심포니 오케스트라 간에 촘촘히 구축된 연계는 아이들이 더욱 수월하고 편안하게 책임감과 열정을 배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SSG의 놀라운 성장은 스웨덴 공립문화학교의 음악교육 지침에도 작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




B. Sistema Europe & SEYO(Sistema Europe Youth Orchestra)


SSG는 하나의 시작이었다. 이처럼 엘 시스테마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 음악 교육 프로그램과 오케스트라가 유럽 전역에서 속속들이 등장했고, 이를 연결해줄 네트워킹이 필요했다. 엘 시스테마의 비전을 바탕으로 결합한 유럽의 모든 시스테마 모델과 관련 단체들을 결합한 시스테마 유럽(Sistema Europe)이 2012년에 설립된다.


[Photo : ©Marco Caselli Nirmal]


시스테마 유럽은 시스테마 회원 간의 공유와 발전을 위해 공동 프로젝트, 교육 행사 및 세미나, 상호 지도, 기금 유치 등을 수행하는 동시에 시스테마 유럽 유스 오케스트라(Sistema Europe Youth Orchestra)를 설립,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엘 시스테마의 비전과 정신을 수행하고 있다.    



C. YOLA (Youth Orchestra Los Angeles)


YOLA는 시스테마 스웨덴의 창립에 기여했던 두다멜과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엘 시스테마 정신으로 함께 만든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다. LA 필하모닉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LA 다운타운 인근을 비롯한 흑인/히스패닉 거주지의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악기, 집중적인 음악 교육 및 학업에 필요한 여건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마약과 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늘려 주 4일 20시간의 집중적인 음악교육을 진행한다. 물론 모든 과정에서 강요는 없다. 아이들이 다양한 악기를 접해보고, 스스로 특정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할 때까지 설득한다. YOLA의 목표는 음악적 테크닉보다 인성 교육이다. 아이들이 사회에 필수적인 시민으로 무사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음악의 본질로 아이들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 엘 시스테마, 

그들의 목표는 "예술로 사회를 구한다"였다


"빈곤은 나누지 못해서 발생한다. 예술을 누리는 것은 모두의 권리다. 공정한 사회와 공정한 문화는 함께 가야 한다. 음악 교육을 통해서 현실 그 이상의 꿈을 꿀 수 있다. '확산되지 못하는 좋은 일'은 아무 소용이 없다."


-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사람은 음악을 함으로써 행복해진다.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엘 시스테마는 음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다. 음악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음악이 가진 아주 본질적인 특성이다. 행복과는 먼 거리의 삶을 살던 빈민가 아이들에게 음악은 감정의 선생님이자 삶을 끌어주는 리더가 된다.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음악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 아이들은 심리적인 안정을 얻고, 삶에 대한 열정을 자극받는다. 열악하고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어있던 아이들에게, 이전에 가질 수 없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과 욕심이 생기면서 단순한 교육 과정으로는 배울 수 없는 희망과 원동력을 얻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음악은 언어가 아닌 예술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혼자서는 절대 완성할 수 없는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맞춰가며 아이들은 배려와 협동심을 터득해간다. 질서, 신뢰, 책임감의 가치를 체득하는 과정은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는 길이다. 예술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음악 예술 교육은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과 긍정적 영향을 보여준다. 


“아브레우 박사는 음악이 한 개인이나 사회에 큰 위력을 지니며 사회 통합과 안정에 효과를 지닌다는 것을 입증했다.”

– 최정호 서울평화상 심사위원 대표


엘 시스테마가 낳은 음악인들은 사회를 바꾸려 한다

엘 시스테마는 음악 예술 교육을 통해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큰 사례다. 엘 시스테마의 가장 큰 수혜자인 베네수엘라에는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재능을 빛낼 수 있도록 최고의 설비를 갖춘 극장과 음악 사회활동 센터를 건설했다. 베네수엘라에서 탄생한 수많은 음악인들과 수준급의 청년 오케스트라는 이제 국제 음악계에 적지 않은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유년 시절 자신이 배운 것과 재능을 사회에 돌려주려는 그들의 움직임은 또 다른 변화를 낳고 있다.


엘 시스테마의 정신은 이제 세계 각 국가에서 발견된다. 시스테마 유럽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한국판 엘 시스테마인 '꿈의 오케스트라'가 활동하며 청소년의 다면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아브레우 박사는 TED의 강연장에 등장해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엘 시스테마 정신을 꿈꾸고 있다. 엘 시스테마는 그들의 목표대로, 음악을 위한 활동으로써 음악에 의한 사회 변화를 분명히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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