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을 추구하는 아마존의 리테일 실험 


Day1을 추구하는 아마존의 리테일 실험


O2O(Online to offline)의 바람이 거세다. 이커머스의 등장이 오프라인 매장들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명제는 더 이상 100% 참이 아니다. 물론, 디지털 채널이 등장하면서 기존 유통 채널들의 매출을 일부 흡수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미국 Sears나 Macy’s 백화점처럼 디지털 대응이 늦었던 유통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매장들을 폐점하는 등 소매업 플레이어들은 적든 많든 디지털화로 인한 지각변동을 겪었다. 하지만 꾸준히 디지털을 준비해 온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삼으며 온-오프라인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아마존(Amazon.com)이 있다.



누가 상상했겠는가? 아마존의 변화를

이제 아마존을 빼놓고 유통업계의 디지털화를 감히 설명할 수 없다. 인터넷이 처음 상용화되던 20여 년 전,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서점’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당시 ‘롱테일(20% 판매를 점유하는 비인기 도서들에도 초점을 맞춘)’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아마존은 전자책 Kindle을 발매하여 오프라인의 점유물이었던 도서 책을 온라인의 영역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덩치 큰 온라인 서점이었던 아마존이 디지털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을 줄은.


‘아마존’의 창업자 Jeff Bezos


아마존은 창업자이자 CEO인 Jeff Bezos의 ‘Day1’ 철학에 의해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혁신을 추구한다. 항상 창업 첫날의 마음가짐을 갖지 않는다면, 현실에 안주하고 도태될 수 없다는 Bezos의 경영철학처럼 아마존은 사업 영역에 경계를 두지 않는다.



아마존의 거대한 O2O 실험: Whole Foods 인수


아마존은 지난 8월, Whole Foods를 인수했다. Whole Foods는 미국에 4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유기농 식료품 슈퍼마켓 체인이다. 얼핏 보면 아마존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 식료품은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카테고리로 인터넷을 통한 주문과 배송에 의존하는 이커머스와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 식료품 매장을 ‘리테일의 실험실’로 사용할 계획이다.

 

미국 전역에 400여 개 매장을 보유하여 아마존의 리테일 실험실이 될 Whole Foods Market


사실 Whole Foods 인수에 앞서, 아마존은 2007년에 신선 식품을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서비스를 런칭하였다. 아마존은 다른 소비재에 비해 이커머스로의 전환이 매우 느렸지만, 매우 큰 식료품 시장에 주목했다. 이 서비스는 의도는 훌륭했지만 확산 속도가 더뎠다.


이에 아마존은 올해 4월,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15분 이내에 상품을 받을수 있는 ‘아마존 프레시 픽업(Amazon Fresh Pickup)’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배송, 물류 기반뿐 아니라, 오프라인 거점이 필수적인데, 아마존은 인수한 Whole Foods 매장을 통해 식료품 유통의 O2O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Amazon Free Pick up store

(출처: http://www.sandiegouniontribune.com)


가격과 고객은 아마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아마존은 사업 초기부터 ‘최저가’라는 키워드를 기치로 성공적으로 회원들을 모았다. 컨설팅펌 Bain & Company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마존이 제공하는 가격은 반드시 언제나 최저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아마존은 최저가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상품을 구할 수 있는 아마존의 웹사이트는 좋은 가격으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들러 검색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어버렸다.


또한, 2005년 런칭한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은 매우 성공적인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 독점 할인, 게임/음반/영상 등의 콘텐츠 접근권 등 매력적인 혜택을 부여하여 이미 미국에서만 이미 9천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고, 신규 프라임 고객의 유지율은 90%를 웃돈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은 멤버십이라는 뜻이다.


반면, Whole Foods 매장은 유기농 컨셉의 슈퍼마켓으로 고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악명은 물론 비회원 구매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아마존은 유기농 식료품일지라도 밸류 체인 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비효율을 제거함으로써 시장에 형성된 높은 가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비싼 가격이 유기농 식료품의 품질을 보장한다.”는 믿음이 시장에 퍼져 있지만,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식료품 카테고리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가져가기 위해 가격 효율화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또한 Whole Foods에서의 가격 실험이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이는 기존 회원은 물론 비회원들까지 충성 고객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아마존은 확신하고 있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실험은 다른 곳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저스트 워크아웃: 아마존 고


아마존은 2015년 선보인 O2O 서점인 ‘아마존 북스토어(Amazon Bookstore)’에 이어 올해 초, ‘아마존 고(Amazon Go)’를 세상에 내놓았다. 흔히 캐셔(cashier) 없는 무인 스토어로 알려진 이 매장에서 아마존 고객들은 간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예컨대, 고객들은 아마존 앱을 실행한 상태로 체크인 카운터를 지나 진열대에 있는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나오기만 하면 된다. 상품은 매장을 빠져나오면 아마존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하지만,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는 이 매장의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디지털 기술이 총동원된다. 


흔히 ‘저스트 워크아웃(Just-walk-out)’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매장에 들어선 고객들이 아무런 방해나 개입 없이 커머스 활동을 할 수 있는 캄테크(Calm tech)의 일종이며, 카메라 인지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딥러닝 기술의 합작품이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원형 카메라는 자율주행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고객의 쇼핑 동선을 따라다니며 구매 목록을 확인한다. 상품 진열대 역시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재고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그래서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었다 놓는 동작만 취하더라도 아마존 앱 내의 가상 카트에는 상품이 등록되었다 지워진다.


아마존의 ‘Whole Foods’ 인수와 ‘아마존 고’의 O2O 매장 구현 사례는 아마존의 미래 전략과 미래의 디지털 매장의 모습을 가늠하게 해준다.


 

‘아마존 고’ 매장 (출처: www.recode.net)


Day1의 정신, 그리고 끝없는 도전


‘Whole Foods’는 앞으로 디지털의 영역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을 시사한다. 보통 공산품 소비재에 국한되었던 이커머스 시장은 유통기한이 짧은 식료품 시장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 서비스 공급자를 찾기 위해 Whole Foods 이 전에 여러 식료품 체인을 접촉했다. 


아마존은 마찬가지 방법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진출을 위해 다양한 산업의 파트너십을 물색할 가능성이 크다. 드론 기술은 이미 1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진화하였고, 이에 따라 배송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또한 아마존은 ‘아마존 홈 서비스(Amazon Home Service)’를 통해 배송 직원에게만 부여되는 비밀번호를 통해 상품을 집 안까지 배송하여 절도 위험을 제거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아마존의 시험 서비스들이 더 발전하면 서비스 용역과 같은 무형의 카테고리가 디지털의 범주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그럴수록 아마존이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아마존 고’는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매력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커머스가 편의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지만, 직접 물건을 만져보고 ‘쇼핑’하는 즐거움은 단시간 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Human touch를 원하는 고객들이 존재하는 한, 현실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갖추기 위해 아마존은 끊임 없이 기존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에게 관심을 갖고 기회를 탐색할 것이다.


늘 Day1처럼 혁신을 추구하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아마존이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공간 속에서 그들이 창출해 나갈 고객 경험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 관련자료


1. 아마존의 크리스마스를 꿈꾸는가? (베인앤컴퍼니 보고서)

http://www.bain.com/publications/articles/retail-holiday-newsletter-2017-issue-2.aspx


2. 아마존은 Whole Foods 매장에서 가격 실험을 하려 하나(HBR)

https://hbr.org/2017/09/whole-foods-is-becoming-amazons-brick-and-mortar-pricing-lab


3. 쇼핑의 미래 ‘아마존 고’•••계산 신경쓰지 마시고 'go'하세요(econovill.com)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4126


4. Jeff Bezos의 Day 1 철학(포브스)

https://www.forbes.com/sites/quora/2017/04/21/what-is-jeff-bezos-day-1-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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