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공간,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다 ②] 자동차 기업의 주거 실험 프로젝트, 미니 리빙(MINI LIVING) 


자동차보다 도시를 고민하는 특별한 브랜딩.

자동차 기업의 주거 실험 프로젝트 미니 리빙(MINI LIVING)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브랜드는 좋은 자동차가 안겨주는 메리트만 어필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질 좋은 상품과 브랜드가 차고 넘치는 이 시대는 좋은 것을 좋다고 목놓아 말해도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다. 1차원적 접근 방식의 브랜딩과 마케팅에서 벗어나는 바로 그때 소비자는 브랜드가 말하는 메시지를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BMW의 미니(MINI)는 영리한 브랜드다. 사람들의 직장 생활과 라이프 스타일이 운전석과 트렁크에 실려 도시를 활보하니, 자동차는 도시의 필수 요소다. 그런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면서 미니는 자동차보다 ‘도시에서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다. 자동차가 존재하는 이유인 도시, 그곳을 채우는 공간들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주거 실험 프로젝트 미니 리빙(MINI LIVING)이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딩 방식이다.




“우리는 항상 도시에서 공간의 창의적 사용법을 고민해왔다. 자동차 ‘미니’도 바로 그 질문에서 나온 답이다.

도시에서 매력적이면서도 가격이 적당한 집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미니 리빙을 제안한다.”


타 차종에 비해 확연히 작은 차체의 미니를 야무지게 채운 엔진룸과 시트에서 미니멀리즘을 발견할 수 있듯, 미니 리빙에도 두 가지 원칙의 미니멀리즘이 적용된다. 원칙은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다. 첫째, 공간을 창의적으로 사용할 것. 둘째, 최소한의 설치공간을 구상할 것. 이 두 가지 원칙에 충실한 미니 리빙의 세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A. 상하이, 코리빙 스페이스 (Co-living Space)

B. 런던, Urban Cabin

C. 밀라노, Breathe



A. 상하이, 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 


현재 무제 상태인 상하이의 '코리빙 스페이스 프로젝트'는 징안(Jing’An) 지구의 유휴공간이 된 페인트 공장을 아파트와 사무공간, 문화/레저 시설로 이루어진 다층적 공간으로 개조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미니 리빙과 중국의 Nova Property Investment Co의 협업으로 지난해 말 시공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Photo : Dezeen]


주거공간에 유연성을 부여하다. 유닛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가능한 공간

공유 라운지, 주방, 옥상 농장, 식품점, 예술 공간 등의 다양한 공동 시설이 6개의 건물 유닛을 채워 입주민 간 소통을 유도한다. 개인 거주 공간은 접이식 선반 모듈을 적용해 공간 활용의 최적화를 꾀했다. 이곳에서 지낼 싱글, 커플, 가족 단위의 다양한 거주민들은 예약제 사무공간, 식당 예약, 아파트 클리닝 서비스, 음식 배달, 서재 서비스 등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용함으로써 개인유연성의 극대화를 누리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니 리빙은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의 필수 조건인 프라이버시와 커뮤니케이션 두 가지를 모두를 충족하는 공간을 제시한다. 또한, 정원, 놀이시설, 상점, 레스토랑을 입주민 외에 지역 시민들에게 개방해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진하고 지역 사회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거주민과 지역 사회 구성원들을 한데 묶어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이 기대된다. 



B. 런던, Urban Cabin


1인 혹은 2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주거공간의 형태 또한 변화의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London Design Festival)에 등장한 어반 캐빈(Urban Cabin)은 약 15m²의 초소형 공간을 야무지게 구성한 2인용 마이크로 실험 주택이다. 


[Photo : MINI]


주거공간에 최소한의 구성요소를 넣는다. 

대신 삶의 질을 높이는 구성요소를 선택했다

런던 기반의 건축가 Sam Jacob과 함께한 이 프로토타입의 캐빈은 거주에 필요한 최소한의 구성 요소 외에도 초소형 서재를 갖춰 삶의 질적인 부분을 향상가능케 한다. 서재는 런던의 문화/역사적 풍요로움을 시각화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주방 한 켠에 자리한 폴딩식 테이블은 펼치면 외부로까지 확장되어 개방형 주방으로 변모해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 공간에서 느껴지는 ‘편리한 조밀함’이 마치 미니의 자동차를 보는 듯하다.



미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과 공간 효율성은 어반 캐빈에서도 관찰된다. 물론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일차적인 목표지만, 캐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또한 미니 리빙이 추구하는 주택 디자인이다. 어반 캐빈은 작은 집에서도 얼마든지 사람을 초대해 파티를 열 수 있고, 잘 갖춰진 서재 속에 파묻혀 나만의 정체성을 갖고 삶을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미니 리빙은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폐막 이후 뉴욕에 또 다른 캐빈을 설치했으며, 타 도시의 지역 건축가와 협력하여 전 세계의 수많은 도시에 더 많은 어반 캐빈을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C. 밀라노, Breathe 


2016년에 뉴욕 건축회사 소일(SO-IL)과 함께 밀라노에 실험 주택 ‘Breathe’는 이름 그대로 숨 쉬는 집을 표방한 콘셉트 프로젝트다. 도시의 아주 협소한 공간에서 공기, 물, 빛 등 필수 자원을 지능적으로 사용하도록 구상해 타인과 자연, 도시의 공존을 꿈꾸는 미래지향적 소형 프로토타입 주택이다. 


상생으로 숨쉬는 공간 

최대 3명을 수용하는 너비 5m, 높이 10m의 작은 공간은 설치와 분해가 쉬워 어느 지역으로든 건물 자체가 이동할 수 있다. 건물의 겉을 감싸는 반투명 외벽은 특수 코팅 처리되어 공기를 걸러내면서 빛을 품어 공간을 밝혀준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개인 공간 외의 영역 역시 반투명 광섬유 벽으로 이루어져, 서로의 실루엣과 움직임을 공유함으로써 상생과 연결성을 갖게 한다. 옥상 정원에는 고성능 산소 생산 설비를 달아 프로젝트 이름인 ‘Breathe’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Photo : Archdaily, © Laurian Ghinitoiu]



"미니는 자동차를 말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정체성인 미니멀리즘이 미래 도시에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한다

그것을 도시인들의 휴식처이자 가장 기본 공간인 주거공간에 표현했다"


미니는 소비자를 위해 어떠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미니의 자동차가 돌아다니는 도시, 소비자의 생활이 녹아들 도시의 미래를 고민한다고 역력히 말한다. 그 고민의 결과인 미니 리빙은 이들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에도 꽤 적절하다. 쾌적한 도시 경험, 효율적인 자원과 공간 사용, 창의적인 주거 문제 해결, 지성과 창조의 매력적인 결합, 미니멀리즘 트렌드, 도시의 지속가능성.. 이 모든 것들은 주거 실험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미니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브랜드의 가치다. 


자사의 장점만 외치는 1차원적 브랜딩 대신, 소비자의 더 나은 삶과 사회적 가치를 좇는 창의적인 브랜딩으로 B.I를 강력하게 만드는 브랜드 파워를 얻었다. 한마디로 미니 리빙은 차량에 녹여냈던 미니멀리즘적 노하우를 도시의 공간에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한 영리한 브랜딩 사례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도 질적인 삶의 향유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미니 리빙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된다면? 후에 그들이 상품과 브랜드에 관해 표현하는 아주 작은 제스처나 목소리에도 높은 신뢰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 속 사회구성원을 위해서 멋지게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과 창의력을 겸비한 브랜드라는 굳은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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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MINI LIVING official : https://www.mini.com/en_MS/home/living.html


DEZEEN X MINI LIVING : https://www.dezeen.com/minil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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