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도시, 문화예술로 새로운 옷을 입다 


낙후된 도시, 문화예술로 새로운 옷을 입다


"도시재생으로 주목 받은 해외의 복합문화공간 사례"


도시재생이란?

기계적 대량생산 위주의 산업에서 최근 신산업(전자공학ㆍ하이테크ㆍIT산업ㆍ바이오산업)으로 변화하는 산업구조 및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즉, 산업구조의 변화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쇠퇴한 도시를 새롭게 경제적ㆍ사회적ㆍ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의미함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몇 년 전부터 도시재생이 화두로 떠올랐다. 급속한 산업화를 겪은 우리나라 역시 기존에 발전한 구도시가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는 신도시의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노후하고 쇠락하는 도심공동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침체된 구도시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 경제적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방식은 지역주민과 함께 새롭게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유럽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빨랐던 만큼 우리보다 30~40년 앞서 도시재생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 도시가 갖는 물리적 환경과 전통을 함께 고수하며 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성공한 여러 사례가 있었다. 이 글에서는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과 여행객에게 사랑 받고 있는 유럽의 복합문화공간을 3곳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프랑스 썽캬트르(Cent Quatre 104 Paris)

"장례식장에서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파리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상대적으로 개발 낙후 지역으로 불리던 제 19구 오베르빌리에 거리(rue d’Aubervilliers) 104번지에 위치한 Cent Quatre(썽캬트르)는 원래 1873년에 지어진 장례식장이었다. 이 공장 같은 느낌의 19세기 풍 철조 건물은 1997년 폐쇄된 이후 버려져 있다가, 2008년에 면적 26,000m2 의 중앙 홀을 포함, 총 39,000 m2에 이르는 새로운 종합문화예술센터로 재 오픈 했다.


오픈 초기 이곳은 예술가들의 작품 생산 및 공연을 위한 창작 공간을 표방하였고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제작실 및 공연장이 주를 이루었다. 조경, 작곡, 무대장식, 소설, 사진, 건축 등 전 예술영역에 걸쳐 예술가를 선정하고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까지 이곳에 거주하면서 연중 다양한 전시, 공동작업, 워크샵을 진행하고 대중과 다양하게 소통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썽캬트르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의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체험하며 오늘날 전체적인 예술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곳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Photo :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 Trinita Der Maus]


예를 들어 콜롬비아 출신 비쥬얼 아티스트 Iván Argote 의 “The Other, Me And The Others” 라는 작품은 인원 제한 내에서 직접 관람객이 다리 위에 올라갈 수 있는 거대한 시소 형태를 띄고 중앙 홀 중심에 설치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뉴미디어 아트 장르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 또는 체험할 수 있는 “les faits du hazard” 라는 전시도 진행되었다.


이 전시 중 일부인 Martin Messier 의 “Impulse” 에서는 전기의 흐름 사운드를 닮은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그 사운드의 흐름과 동일하게 빛의 운동이 오고 가는 금속 패널 사이에 전선을 배치하여 빛의 경로와 에너지 순환의 장면을 연출했다. 이처럼 썽캬트르에서는 여러 방면의 예술가의 작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역사, 춤, 서커스, 음악공연, 전시,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재 진행되는 전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Photo: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Martin Messier - Impulse © Quentin Chevrier]


예술가 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창작의 주체도 예술가가 아닌 시민이 직접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며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문화예술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La Masion Des Petits(어린이의 집)은 보호자를 동반한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장소로 놀이와 예술을 통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작가 Matali Crasset 가 디자인한 이 장소는 어린이 창작 교실 등의 행사를 마련하고 장난감, 가구, 그림책 등도 모두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작품으로 구성했다. 참여자들에게는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와 심리학자들이 상주하며 부모의 양육태도를 교정해주고 있다. 


그밖에 주민들은 이 곳에서 운동을 하거나 주말이면 피크닉을 나오기도 하고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기도 한다. 학생과 배우지망생은 연습공간을 제공받기도 한다. 또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화구연 등의 워크숍도 마련된다. 


A hidden café


[Photo: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 Marc Domage]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공간 스타트업을 위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Activites


[Photo :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 Marc Domage)



Urban dance class


[Photo :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 Marc Domage]


 

Season program exhibition


[Photo : Cent Quatre 104 홈페이지, © Quentin Chevrier]


이렇듯 썽캬트르는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예술이 아닌 시민이 능동적으로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예술가를 위한 무대, 스타트업을 위한 네트워킹 지원까지 진행하여 이전 장례식장의 모습에서 탈바꿈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주요한 후원사는 BIC, Aesope 등이다.


▶ 공식 사이트 

홈페이지 : http://www.104.fr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104paris

인스타그램 : @104paris


네덜란드 엔디에스엠(NDSM-werf) 

"낙후된 항구도시의 변모"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NDSM 항구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크기의 조선소가 있었던 곳이다. 점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치되고 있다가 이 곳에 남아있는 컨테이너 박스와 창고 등을 개조하여 레스토랑과 가게, 호텔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면서 지금은 명실상부 암스트람에서 핫하다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NDSM(엔디에스엠)은 암스트레담 북쪽 NDSM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암스트레담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약 10분 정도 들어가면 갈 수 있다.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여행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NDSM 전경


[Photo : ndsm 홈페이지]


이 곳의 특징은 인위적인 인테리어나 건축물 대신 다양한 아이디어와 예술가들이 모여 그 공간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옛 조선소 공장건물 위에는 빈티지한 그래피티 낙서 등을 덧대어 힙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비닐하우스를 카페로 개조한 Noorderlicht 도 인기다.


배를 호텔로 개조하여 많은 배낭여행객에게 사랑 받고 있는 BOTEL, 유기농 식재료와 현지 요리사가 분위기 있는 요리를 만들어주는 Pllek, 크레인 호텔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휴식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Restaurant ‘Noorderlicht’


[Photo : ndsm 홈페이지]


 

Organic food restaurant ‘Pllek’


[Photo : ndsm 홈페이지]


IJ-Hallen 이라는 유럽 최대규모의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IJ-Hallen 은 매 달 개최되며 약 750여개의 부스가 2일간 펼쳐진다. 셀러와 방문객 모두 소정의 비용(2~5€)을 내고 참여할 수 있으며 ndsm 내의 창고 공간에서 의류, 신발, 골동품, 보석류, 서적 및 가구를 만나볼 수 있다. 특가로 품질이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색다른 볼거리를 찾는 여행객에게도 아주 인기가 높은 장소이다. 

 

The Biggest Flea Market in Europe ‘IJ-Hallen’


[Photo : IJ-Hallen 홈페이지]


 

The Biggest Flea Market in Europe ‘IJ-Hallen’


[Photo : IJ-Hallen 홈페이지]


이 뿐만 아니라 nsdm은 유니크한 장소의 매력으로 다양한 영화나 방송 등의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패션쇼나 콘서트 등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공연장으로도 활용된다. IJ Festival 이라는 연극, 공연 축제도 열린다. 홈페이지에서 일정은 확인할 수 있다.


▶ 공식 사이트

홈페이지 : http://www.ndsm.nl

인스타그램 : @ndsm



영국 박스파크(Boxpark London)

"중고 해상 컨테이너로 만든 세계 최초 팝업 스토어" 


영국 런던의 쇼디치 지역에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2011년 만들어진 팝업 쇼핑몰이다. 박스파크를 처음 기획한 Roger Wade는 컨테이너를 활용하여 적은 자금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신진 예술가들의 제품을 어떻게 하면 획기적인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해상 컨테이너를 활용하여 그 안에서 패션 및 예술상품을 판매한다는 발상을 고안했다.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여 최신 유행하는 제품이나 지역의 소상공인, 예술가들이 만든 제품을 단기간 동안 판매하고 빠르게 다음 트렌드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빠른 시장과 아이템의 변화를 선보였고 고정 매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판매자에게는 저렴하면서도 유연성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Boxpark london shoreditch


[Photo: boxpark 홈페이지]


Box Park는 처음에는 5년간만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매출도 높아지면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선박용 컨테이너들을 활용해 만든 공간에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지역 인기 브랜드와 카페, 갤러리들이 약 50여개 모여있으며, 크리에이티브하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Boxpark london shoreditch shop - decorum


[Photo: boxpark 홈페이지]


 

Boxpark london shoreditch shop –brokedown palace


[Photo: boxpark 홈페이지]


쇼디치의 성공에 이어 2016년 10월에는 Croydon 지역에 두번째 컨테이너 거리를 오픈했다. 쇼디치와 비슷한 컨셉이지만 특히 음식과 식사에 강화를 둔 레스토랑을 강화했으며 Croydon 지역만의 전통을 살린 공연도 선보이고 있다. 2018년 말에는 wembley 지역에 세번째 박스파크가 생길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Box Park 를 벤치 마킹한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 그라운드가 젊은이들 인기를 얻고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공식 사이트

홈페이지 : https://www.boxpark.co.uk

인스타그램 : @boxpark



천 명의 마음을 그리는 예술공장, 팔복예술공장

 

2000년, 낙후된 공업 지역이었던 런던 템즈강 남쪽에 새로운 미술관이 생겼다. 오랜 시간 방치되었던 화력발전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만들어진 미술관은 곧 명소로 떠오르며 침체되어 있던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뉴욕 모마(MoMA),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함께 세계 3대 현대미술관으로 꼽히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이야기다.


테이트 모던이 도시재생의 좋은 예로 꼽히는 이유는 단지 버려진 산업유산을 활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테이트 모던의 거실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는 거대한 로비, 터빈 홀(Turbine Hall)은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일반적인 미술관처럼 건물의 전면인 강변 방향에 출입문을 내는 대신, 템즈강을 따라 걸어온 보행자들이 자연스럽게 터빈 홀로 들어오도록 서쪽에 문을 낸 덕분이다.


그렇게 템즈강 산책로의 일부가 된 터빈 홀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어린아이들이 도시락을 먹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외형이 아름다운 현대미술관으로 남기보다, 지역 사람들이 들어옴으로써 완성되는 미술관이 된 테이트 모던은 도시재생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 


[Photo : Tate Modern Turbine Hall]


팔복동과 팔복산업단지

런던에 뱅크사이드가 있다면 전주에는 팔복동이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 팔복동은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지만, 전쟁을 겪고 난 후 미국 원조를 중심으로 하는 전쟁 복구사업과 단편적인 경제정책이 시행되면서 공장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팔복동 공단의 형성은 지역이 농업 중심 사회에서 제조업 중심의 사회로 급격하게 변하는 계기였다. 전북 각 지역의 사람들과 도외 지역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팔복동으로 모였고,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수만 명을 넘으면서 쪽방촌과 자취 생활의 성행 등 새로운 주거 형태도 나타났다.  


그러나 60년간 전주 사람들을 먹여 살린 팔복동 산업단지도 탈산업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제조업 중심의 경제 발전이 쇠퇴하면서 1980년대 이후 공장의 기능을 상실했고, 몇몇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유휴공간으로 남은 채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때 2500여 명이 넘었던 초등학교 학생들은 90여 명으로 줄었으며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쪽방촌 등도 현재는 사라졌다. 대신 팔복동에는 찬란했던 산업화 시대를 증명하듯, 공장의 폐수와 매연 등으로 극심해진 환경오염만이 남았다. 


팔복산업단지 재생과 팔복예술공장


[Photo : 팔복예술공장 메인 조감도, ⓒ중도일보]


오랜 기간 방치되었던 유휴 공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문화 재생 사업을 시작하며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시작은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쏘렉스의 공장에서 시작되었다. 카세트테이프가 대중화되었던 1979년 가동을 시작해 아시아 곳곳으로 수출까지 하던 회사였지만 CD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사업이 쇠퇴하다 1991년 운영을 멈춘 곳이었다. 


카세트테이프 공장은 문화 재생 사업을 거쳐 팔복예술공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테이트 모던을 롤모델로 삼아 기존의 건물을 허물지 않고 녹슬고 색이 바랜 건물 외벽에 철골 구조물을 덧대는 선택을 했다. 곳곳에 놓인 테이블은 공장의 대형 철문을 잘라 만들어졌고, 공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굴뚝에 새겨진 ‘㈜쏘렉스’라는 글자는 지우지 않고 남겨 두었다.


[Photo : 카페 써니 , ⓒ인천일보]


팔복예술공장은 2개의 단지로 구성되었다. 1단지는 예술창작공간으로 창작 스튜디오와 전시장, 연구실, 커피숍, 옥상놀이터 등이 있다. 창작 스튜디오에는 13명의 작가가 상주하며 직접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거나 시민과 관광객에게 예술 교육을 진행한다.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곳은 커피숍이다. ‘써니’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숍은 지역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인근 주민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름 써니는 옛 공장인 ‘썬전자’의 썬과 노동운동 소식지 ‘햇살*’에서 따온 이름으로 근로자와 시민들이 회의장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탈경계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팔복예술공장으로 조성된 공장은 원래 썬전자(현 쏘렉스)라는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는데, 썬전자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났던 노동운동의 가장 긴 투쟁지로 알려져 있다. 1989년도에 약 400여 일간 파업하며 그 기간 ‘햇살’이라는 간행물을 만들어 파업 일지와 소식을 담아 자신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외부인들에게 알렸다.

 

[Photo : 팔복예술공장 페이스북]


내년 6월 개관할 예정인 팔복예술공장 2단지는 ‘전주 꿈꾸는 예술터’라는 이름의 예술교육공간으로 꾸며진다. 1단지와 2단지는 컨테이너 박스 7개를 개조한 구조물로 구름다리 형태를 만들어 이었다. 


천 명의 마음을 그리는 예술공장

그러나 팔복예술공장이 단지 산업화의 유물을 재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도시재생 사업이 공간을 먼저 만들고 콘텐츠를 채우는 방식이었다면, 팔복예술공장은 공간 이전의 콘텐츠를 먼저 고민했다. 


1. 공동체의 회복과 환경 회복

2. 공장 속의 섬

3. 전통문화도시 전주에서 팔복예술공장의 정체성은?

4.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5.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존재하고 있지만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장소와 공간을 회복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다. 건물을 설계하고 시공한 후 프로그램을 짜는 기존의 보편적인 방식으로는 잊힌 장소를 재생하기 어렵다는 것이 황순우 팔복예술공장 총괄디렉터의 결론이었다. 


[Photo : 전주문화재단]


“재생은 기억에서부터 온다고 본다. 1년 동안 공간을 설계하지 않고 기억을 재생시키는 작업, 참여하게 하는 작업, 예술가를 통해서 그 공간을 다시 새롭게 읽어내는 작업을 했다. 물리적인 것은 맨 마지막에 했다. 아무리 물리적인 재생을 해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유는 그런 것이다. 굉장히 많은 시간, 사람, 사건, 내용 속에서 만들어진 장소에서 그것이 사라졌는데 공간만 잘 만들어놓는다고 장소가 회복될까? 장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되짚어야 한다.” 


-황순우 팔복예술공장 총괄디렉터, arte 인터뷰 中


그래서 그는 설계를 미루는 대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 속 팔복산업단지의 모습을 찾아 나섰다. 이곳이 어떤 장소였고, 여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함께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장소적 맥락을 찾는 아카이브 작업이 선행되었던 것이다. 또한 주민과 시민, 전문가 등 분야별로 10~15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이야기를 나누는 라운드테이블(팔복살롱)을 진행하며 앞으로 팔복예술공장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이곳에 어떤 콘텐츠를 채울 것인지 함께 토론하고 인터뷰했다. 



[Photo : 팔복예술공장 페이스북]


‘천 명의 얼굴과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1년 가까이 진행된 프로젝트는 공간의 성격과 운영 방향을 결정지었다. ‘예술의 힘이 작동하도록 예술 하는 곳’이라는 대원칙 아래 다섯 가지 세부 원칙들이 정해졌다. 


1. 예술을 하는 ‘곳’

2. 공원으로서의 건축: 예술놀이터

3. 예술가와 함께 

4. 주민과 함께

5. 보존을 위한 철거


그리고 마침내 예술공장이 설계되어 설립되는 과정에도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다섯 가지 원칙이 반영되었다. 팔복예술공장이 뜻하지 않은 장소이자 일상에 ‘덤’이 되는 비일상적이고 낯선 공간이 되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각자의 편견을 깨고 실험과 창작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문화예술로 재탄생한 도시재생 공간이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


장례식장에서 항구, 그리고 재생 컨테이너의 활용까지 유럽의 도시재생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은 다양한 면모가 돋보인다. 베이스는 다르지만 위 세 공간의 공통점을 꼽자면 인위적인 인테리어나 디자인, 컨셉을 덧입히지 않고도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공간이 지닌 건축적인 특징을 잘 활용하여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낙후되고 오래된 모습을 새 것으로 변경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 포인트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서 예술가와 아티스트들의 공간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공간이 위치한 지역주민들이 언제나 방문하여 쉬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상점의 구성이 돋보였다. 퇴근길에 하교길에 남녀노소 누구나 공간을 방문했을 때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공간을 방문하고 자연스럽게 그 곳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간이 유지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지자체 또는 기업의 후원이 일시적이고 단발적임에 그쳐서는 안되며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박스파크는 팝업스토어의 입점이라는 수익구조가 있지만 다른 공간의 경우 명확한 수익구조가 없을 경우 지역이나 기업의 후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공간의 입지가 굳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 인지도가 쌓이고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하며 공간만의 특장점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꾸준히 서포트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FromA 관련기사


런던 지하철, 아트 온 더 그라운드(Art on The Underground)


미디어아트, 현대미술 문화콘텐츠로 재탄생한 유휴공간 사례 - 프랑스 '빛의 채석장', '퐁피두센터'


왜 도시에는 디자인이 필요할까? 국립건축박물관 이야기


낙후된 도시, 문화예술로 새로운 옷을 입다


도시재생은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다. 도쿄 '긴자식스'



▶참고자료


전주시가 '창조'한 팔복 예술공장 전주 관광의 패턴을 바꾸다(조선일보)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9- 테이트모던 터빈홀(코리안 위클리) 


[문화재생, 시민의 삶을 디자인하다] 3.산업단지의 문화재생, 전주팔복예술공장(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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