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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소싱이 만드는 더 나은 내일

크라우드 소싱이 만드는 더 나은 내일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1988년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서울 올림픽의 주제가 ‘손에 손 잡고’에는 위와 같은 후렴구가 있다. 스포츠로 평화와 화합을 도모한다는 올림픽 정신이 저 가사 한 줄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손에 손 잡고’는 2016년 USA투데이가 선정한 역대 올림픽 노래 베스트 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실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았을 때 손에 손을 잡으며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도모하는 활동을 여간 찾기 어렵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전자파 가득한 모니터만 바라보며 고독한 번뇌와 나만이 가진 웃음 코드에 빠져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예전에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가 그랬듯, 이웃끼리 반찬을 챙겨주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공동체적 가치관의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두레 혹은 품앗이와 같은 단어는 많은 이에게 교과서로나 배우는 개념에 지나지 않는 시대이다.


하지만, 누군가 시대는 변해도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했던가! 사람들은 발전한 시대상에 맞게 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부단히 찾아내고 있다.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크라우드 소싱은 Crowd와 Out-sourcing의 합쳐진 말로, 일반 대중들로부터 (특히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 지식 공모 및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기업 혹은 조직이 가지고 있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조직 내부의 역량으로만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있을 때 대중이 가지고 있는 작은 지식의 단편들을 대량으로 모아 양질의 데이터로 가공함으로써 필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2006년 Wired(와이어드)라는 잡지에서 처음 이 단어가 사용된 이후, 이제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보편적으로 쓰이는 개념이 되었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의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공모전이다. 기업이나 정부기관들은 마케팅 아이디어나 정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대중들에게 특정 주제에 대한 공모를 제시하고 채택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보상을 제공한다. 공모전은 비록 경쟁의 형식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그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며 공모자의 입장에서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Photo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홈페이지 (보도자료)]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조금 더 진보된 형태의 크라우드소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크라우드소싱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크라우드소싱으로 만들어지는 인터렉티브 아트에 대한 사례들이다. 인터넷망으로 연결된 각각의 개인들이 크라우드소싱이라는 이름 아래 작은 힘을 모아 어떻게 세상에 이바지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자.



혁신적 크라우드소싱 사례 다섯 가지


1. 넥스트도어(Nextdoor)


"인접지역 이웃간 커뮤니티"


홈페이지: www.nextdoor.com



[Photo  Venturebeat.com (해외 온라인신문)]


넥스트도어는 미국에서 인접 지역 주민들끼리의 커뮤니티 형성을 돕고 나아가 지역 정보 공유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XX맘’과 같이 특정 지역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 형성되어 이를 통해 지역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데, 넥스트도어가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넥스트도어는 정말 가까운 거리 혹은 같은 골목에 사는 사람들과의 교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특정 지역 기반의 온라인 커뮤니티 개념이 뚜렷이 활성화되지 않은 미국에서 이러한 서비스는 사실 굉장히 혁신적이고 신선하다. 특히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의 범위를 넓게 설정한 것이 아니라, 이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여 거리 혹은 골목 중심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려고 했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도로명주소로 바뀐 지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동-읍-리’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나, ‘거리’ 중심의 문화인 미국에서는 굉장히 필요했던 커뮤니티 서비스였을지도 모르겠다.


넥스트도어 소개영상



넥스트도어의 소개 영상을 참고하면, 사실 이 어플리케이션은 바로 옆집의 이웃과 서로 마주할 일이 적은 요즘 시대에 모바일 환경에서라도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굳이 옆집 문을 두드리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없는 공구를 빌린다거나,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나누는 행위 등을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제들이 공유되고 이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론장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넥스트도어는 그 동안 제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해왔다. 그러던 와중 예상치 못한 순기능이 추가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여러 번의 교류를 통해 쌓은 지역 주민간의 상호 신뢰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게 되었고, 단순히 지역 정보만 공유하는 것을 넘어 치안 문제 및 범죄 문제를 예방하는데 유용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평소 보지 못했던 수상한 차량이 있다고 어플리케이션에 제보하면 인접 주민들이 피드백을 남기게 되고, 실제로 수상하다고 의심될 경우 지역 담당 경찰이 이를 접수하여 순찰에 나서게 된다. 일부 지역의 담당 경찰관들은 넥스트도어 어플리케이션에서 이루어지는 집단 정보의 교류가 실제 치안 유지에 도움이 되자 최근 이를 적극 이용하여 민원 해결 및 범죄 정보 공유에 나서고 있다.


넥스트도어를 이용한 치안유지 관련 뉴스 영상



이러한 사례는 크라우드소싱이라는 하나의 지식 구축 체계가 한 작은 공동체의 일상생활 그리고 나아가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문제 해결의 도구로서 집단 지성이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 모이고 서로의 참여가 모여 한 공동체를 바꾸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최신의 현상인 것이다.



2. 아크바자르(Arcbazar) 


"전 세계 건축가에게 공간설계를 의뢰하다"


홈페이지: www.arcbazar.com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가게를 새로 오픈 한다거나 새로 이사할 집의 인테리어를 해야 할 때 건축업자 혹은 인테리어업자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 또한 새 공간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은 있었으나 건축에 대한 무지함 때문에 업자의 말을 따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초기에 가지고 있었던 공간 계획은 온데간데 없어지기 일쑤다.


아크바자르 소개 영상



아크바자르는 그러한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온라인 사이트다. 이 웹사이트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의 건축가들에게 자신의 공간 설계를 의뢰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담당한다. 위의 예시와 같이, 일반적인 건축 설계의 많은 경우가 발주자의 의도가 온전히 반영될 수 없는 일방적인 설계안을 제공받게 된다. 그리고 업자의 유명세가 높을수록 그 가격은 비싸진다. 잘해준다는 소문만 듣고 찾아갔다가 마음에도 들지 않는 공간이 탄생해버리고 돈은 돈대로 낭비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이다. 


하지만 아크바자르의 경우, 해당 웹사이트에 발주자의 발주 내용, 공사 금액, 공간 규모 그리고 공간 계획 등을 소개하면 등록된 전 세계의 건축 관련 전문가들이 컨테스트 형식으로 설계도면을 제시하게 된다. 발주자는 응모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몇 개를 선정하고 사이트를 통해 비용을 지불한다. 이 경우, 발주자 입장에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설계를 접할 수 있게 되며 이 가운데서 자신에 입맛에 맞는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 그리고 그 설계도에 따라 시공해줄 수 있는 시공업체만 찾아내면 된다. 아크바자르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은 건축가 혹은 일선에서 막 은퇴한 건축가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플랫폼임에 틀림없다.


아크바자르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Photo : Arcbazar.com] 


물론, 문제점도 존재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 일간지 중 하나인 The Orange County Register가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각 국가나 도시에는 따라야하는 건축법이 존재하고 이는 각기 상이할 수밖에 없는데 건축가 혹은 건축 디자이너들이 실제 장소를 방문하지 않고 발주자의 요약된 설명만을 접한 뒤 설계도를 제시하는 것에는 위험요소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대면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니 제출된 작품의 질적 품질을 보장될 수 없으며 작품을 제출하고도 선택 받지 못한 응모자의 경우 결국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위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크바자르의 운영 방식은 크라우드소싱의 특징인 대중의 참여를 통해 기존의 시장 시스템을 타파했다는 면에서 새롭고 획기적인 시도임에는 분명하다. 아크바자르의 서비스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건축가들의 능력을 이용하여 사용자들로 하여금 더 다양한 공간의 설계를 접할 수 있게끔 만들며, 또한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라 평가받는 건축 및 건축 디자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사실은 결코 폄하할 수 없을 것이다.



3. Studio Tobias Klein: Virtual Sunset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예술"



토비아스 클라인은 영국의 건축가이자 설치예술가이다. 건축가로서 훈련 받은 배경 때문인지, 그의 작품들은 기존 예술품들의 창작 방식에 더해 건축에서 주로 사용되는 CAD/CAM을 혼합하여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의 작품은 굉장히 구체적인 내러티브(서사)를 가진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그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알려졌다.


Virtual Sunset은 그러한 토비아스 클라인의 철학과 방향성이 뚜렷이 반영된 작품이다. 2012년 영국의 Victoria and Albert 미술관에 처음 전시된 이 작품은, 작품의 이름에도 나와 있듯 설치미술을 통해 석양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작품 가운데 기존의 접근과 다른 것이 있다면 바로 창작의 과정에 클라우드소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토비아스 클라인: Virtual Sunset 소개영상



토비아스 클라인은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부터 석양의 이미지를 수집했다. 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전 세계의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위치의 좌표와 함께 석양의 사진을 찍어 공유했고, 이 공유된 사진은 웹 아카이브에 한데 모아졌다. 그리고 그 아카이브에 저장된 사진들은 실시간으로 반투명 실리콘에 고해상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됨으로써 3D 미디어아트로 탄생하게 되었다. 


[Photo : art.studiotobiasklein.com (스튜디오 토비아스클라인 홈페이지)]


최근 예술계는 창작자와 수용자가 함께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인터렉티브 아트에 대한 지경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용자가 작품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이해도 및 관심도를 높이고 또한 수용자 별로 각기 다른 해석을 통해 하나의 작품이 다양한 해석으로 확장 될 수 있기에 기존 예술작품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토비아스 클라인의 작품은 기존 인터렉티브 아트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 기존의 작품들은 우선 작가가 작품의 모든 틀과 뼈대를 구성지어 놓고 그 뒤에 수용자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형태였다. 하지만 Virtual Sunset의 경우 작품의 시작부터 대중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물론 그것을 기획한 것은 토비아스 클라인 본인이었는지 모르나, 분명 대중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작품이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들이 이 작품에 관심이 없어서 전 세계의 석양 사진을 제공 받지 못했다면 이 작품은 세상에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술가 혹은 예술가 집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던 창작의 영역이 대중의 참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 창작의 출처(source) 또한 대중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등장할 예술 작품들의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다양하고 무궁무진할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또한, 토비아스 클라인의 작품을 비롯하여 대중들의 작은 참여 및 작은 지식 단편들의 합으로 하나의 예술이 만들어지는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예술(Crowdsourced Art)’은 앞으로 분명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의 유형이 될 것이다.


4. USEUM 


"미술작품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듣다"


홈페이지: www.useum.org


2016년 열렸던 크라우드소싱 관련 국제 포럼인 Crowdsourcing Week Global 2016 (이하 GSW)에서는 흥미로운 사례가 하나 소개되었다. 바로 크라우드소싱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박물관 USEUM에 대한 이야기이다. USEUM의 창시자인 Fotenini Valeonti는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중 어떻게 하면 일반 대중들에게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더 높이고 또한 “예술”을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던 끝에 이 웹사이트를 창안하게 되었다. 


이 웹사이트의 기본적인 구성은 굉장히 간단하다. 전 세계의 유명 미술 작품들의 이미지를 USEUM 웹사이트에 다 모아두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USEUM과 연계된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굉장히 간단한’ 설명과 함께 소개한다. 현재,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셰 박물관 등의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창립자 포테니니 발레온티의 TED 강연 영상 



이 글을 찬찬히 읽어온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구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크라우드소싱은 분명 일반 대중 혹은 사용자가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일컫는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지 않은가? 작가들이 그린 작품을 그저 소개하는 것이지 않은가?


그 의문의 답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우선, 이 웹사이트의 원천 정보는 크라우드소싱이 아니다. USEUM에서 제공하고 있는 미술 작품들의 대부분은 기존의 박물관 혹은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의 이미지를 그저 빌려왔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웹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크라우드소싱은 대중의 평가라는 사실이다. 즉, USEUM에서 수집하고자 하는 대중들의 지식은 작품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판단이다. 우리는 보통 위대한 작품이나 예술가를 접했을 때, 그 대상이 왜 위대한지 검색해보곤 한다. 대부분의 결과는 그 분야의 저명한 학자나 전문가가 내린 결론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그 견해에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그런가보다 하면서.


USEUM은 철저하게 사용자 중심의 평가다. 다시 말해 그 사이트에 들어오는 일반 대중의 평가라는 것이다. 물론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들 자체가 미술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문가라고 단정 할 수는 없다. 우선, USEUM에서는 각 미술작품 별로 몇 명의 사람들이 클릭했는지, 몇 명의 사람들이 하트(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기능)를 눌렀는지, 그리고 사용자들의 매긴 평균 점수는 얼마인지를 작품 별로 표시하고 있다. 


또한, 댓글 기능을 이용하여 자신이 해당 작품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공유토록 한다. 따라서 USEUM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평가는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미술을 해석하고 토론케 한다. 따라서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도 큰 진입장벽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정보는 USEUM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큐레이션이 된다. 유저의 별점평가, 유저의 댓글, 그리고 유저의 조회수가 그 작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굉장히 간단한’ 정보만을 토대로, 아무 배경지식 없이 사용자들이 그 작품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리고 그것이 크라우드소싱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로서 제공되고 있다.


USEUM은 새로운 예술가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도 있다.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작가라면 한 번쯤 나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평가되는지 궁금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공간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USEUM에서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사용자들로 하여금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무엇을 표현했고 어떠한 배경에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사용자들은 작품 자체만을 보고 평가를 내린다.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한 생각을 댓글에 남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USEUM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작품을 매개로 하여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론장의 기능을 제공하며 또한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유통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주는 기능 또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크라우드소싱은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이자 크라우드소싱 관련 서적인 ‘생각 공유’의 저자 리오르 조레프(Lior Zoref)는 2016년 TED 강연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조레프는 TED에 참가한 500여명의 청중에게 어떻게 하면 크라우드소싱의 힘을 알려줄까 생각하다가 페이스북 팔로워들에게 그 의견을 물어보았고, 한 소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소년의 아이디어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7년 영국에서 황소 몸무게 알아맞히기 대회가 열렸다.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사람이 시장에 모여 있던 800여명의 사람들에게 도살된 황소 한 마리의 무게가 얼마나 될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시장에 있던 일반 대중들이 각기 답을 내기 시작했다. 물론 정확하게 몸무게를 맞춘 사람들은 없었다. 다만 기록된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의 답을 평균으로 계산해 본 결과 시장의 어떤 가축 전문가들의 개별 답변보다도 훨씬 실제 값에 근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레프의 TED 강연에서도 소년의 제안을 참고로 하여 실시간으로 황소 몸무게 맞추기를 진행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현장의 청중들이 제출한 추정값의 평균은 실제 황소의 몸무게와 단 1kg의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리오르 조레프 TED강연 영상



100년 전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크라우드소싱은 결코 최신의 기술이 만들어낸 개념은 아니다. 다만, 꼭 많은 대중이 물리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야만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던 과거의 시대와는 달리 현재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거미줄 속에 묶인 전 세계의 사람들로부터 빠른 시간 안에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에 그리고 그 과정이 훨씬 용이해졌기에 크라우드소싱은 현실화 될 수 있고 활성화 될 수 있었다. 이미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빅테이터 기반 기술들은 이 집단 지성의 활성화를 도와주는 가장 좋은 친구이며 그 지식이 구현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친구이기도 하다. 크라우드소싱은 지금의 디지털화된(digitalized) 시대를 위해 오랜 시간 인내하며 자신이 빛을 발할 날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크라우드소싱 관련 국제 포럼인 Crowdsourcing Week의 조직위원회는 크라우드소싱의 개념을 소개하는 글에서 이제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협동의 시대라고 제시한다. 이러한 시대상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공동창작(Co-creation), 협업(Collaboration), 그리고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까지 최근에 유행하는 단어들만 봐도 몸소 느낄 수 있다. 창작, 개발, 사업 등의 모든 분야에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제도적 과정(systematical process)은 파괴되고 있으며 일반 대중과 사용자들의 참여가 지속된 혁신을 일구어 내고있다. 또한 이러한 사례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위키피디아, 구글 맵 등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하여 기업의 금융 성과를 예측하는 플랫폼인 slowXchange의 설립자 칼 매팅리(Karl Mattingly)는 그의 TED 강연에서 인터넷을 통한 크라우드소싱은 개인의 편향성을 줄여주고,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주며, 또한 더 나은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도출해낸 결과는 다양한 사고와 관점이 일구어낸 종합의 산물이므로 한 명의 개인이 미치는 영향력과 주관적 감정이 정제될 가능성이 높다. 그 도출의 과정이 협력이 될 수도 혹은 경쟁이 될 수도 있으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 정제된 지식은 보다 고도화 될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문제의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딱 떨어지는 답이 아니라 상상력이 필요하고 해결능력을 요구하는 문제일수록 집단의 지성은 더 빛을 발한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더 나은 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딱 여기에 쓰이기 위한 속담 같다.


그렇다고 해서 크라우드소싱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다수의 잘못된 고정관념 혹은 오개념으로 인해 소수가 가진 양질의 의견이 희석되거나 묵살될 수도 있다. 또한 어떨 때는 잘 훈련된 한 명의 전문가가 일당백의 역할을 감당할 때도 있다. 최근 나타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의 사례처럼,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이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보안 관련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확장되고 보편화 되어가는 크라우드소싱의 사례들은 작은 개인의 힘들이 모여 이 세상을 바꾸는 영향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나의 작은 힘을 모아 문제가 해결되고, 그것이 이 세상 무언가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차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다지도 단절된 사회에서 손에 손 잡고 조금이나마 세상을 바꾸고자 분투하는 그대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정작 참여한 그들은 변화를 의도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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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빅데이터 플랫폼 전략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31518&cid=57613&categoryId=57613


Crowdsourcing Week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https://crowdsourcingweek.com/what-is-crowdsourc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