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일상을 채우는 캔버스 '지하철' (상) 


도시의 일상을 채우는 캔버스 '지하철' (상)



여러분에게 지하철은 어떤 공간인가요? 글쓴이는 지하철 1호선 10년차로, 4년째 신도림역에서 환승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하철은 매우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됐습니다. 주말에도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외출 목적지와 동선을 결정합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지하철은 아주 유용한 이동수단입니다. 관광 명소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가는 방법으로 지하철만큼 편리한 이동 수단도 없죠. 또, 다수의 관광객이 공항에서 도심으로 연결되는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하철은 관광객에게 우리나라의 첫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의 창구이기도 합니다. 그라피티의 대가, '키스 해링(Keith Allen Haring, 1958~1990)'은 지하철 빈 벽에 분필로 낙서를 하다가 스타가 된 작가로 유명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각국 도시의 지하철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홍콩, 런던, 베를린, 뉴욕, 도쿄 그리고 서울의 지하철 관련 해시태그(#)를 검색해봤습니다. 그리고 도시별로 선명하게 다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홍콩 지하철, 런던 지하철 (검색어 : #홍콩지하철, #Londonmetro) 


이곳에는 지하철역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 앞 인증샷이 많았습니다. 특히, '홍콩지하철'의 사진을 살펴보면, 방문했던 역의 표지판 인증샷을 모아 콜라주한 관광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진들은 여행자가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며, 이국적인 느낌의 지하철 방문에 대한 자랑스러운 인증으로 보입니다. 각 도시의 특징을 담은 특색있는 지하철 표지판은 기능을 넘어 심미적인 효과를 자아내며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2) 베를린 지하철, 도쿄 지하철 (검색어 : #Berlinmetro, #Tokyometro)


베를린과 도쿄의 지하철을 검색해보면 유독 전동차 사진을 상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Berlinmetro'를 검색하면 매력적인 노란색 전동차와 그 위에 그려진 그라피티 사진이 대다수입니다. 'Tokyometro'의 경우, 도쿄 특유의 감성과 세월이 느껴지는 전동차가 인기 게시물로 올라와 있습니다. 




3) 뉴욕 지하철, 한국 지하철 (검색어 : #Newyorksubway, #Seoulmetro)


두 도시의 지하철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Newyorksubway'의 인기게시물은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대부분 전동차 구조물을 활용한 묘기, 버스킹 공연 등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개인이 가진 끼를 발산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Seoulmetro'를 태그한 사진들은 대부분 전동차의 창밖을 주목합니다. 지상철도 구간에서 창밖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서울 지하철노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죠. 특히, 대부분 노선이 한강을 가로지르는데요, 어두 컴컴한 지하에서 탁 트인 지상으로 나오면 아무일 없다는 듯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평온한 도시 풍경을 통해 잠시나마 위로를 받는 기분입니다. 해질녘에는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 진 하늘을, 밤에는 반짝거리는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서울 지하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798만 3,000명이라고 합니다. 매일 회사, 학교, 집 등으로 향하는 수많은 도시인이 머무는 일상의 공간임을 의미하죠. 그 친숙한 삶의 공간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잠깐이나마 위로와 격려를 얻고, 상상과 호기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무엇이든 채울 수 있는 도시의 캔버스이자, 혹자에게는 기회의 공간인 지하철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록>

도시의 일상을 채우는 캔버스 '지하철'-(상)

A. 대한민국, 서울 지하철 

B. 스페인, 마드리드 지하철 



도시의 일상을 채우는 캔버스 '지하철'-(하)

C. 스웨덴, 말뫼 지하철

D. 미국, 뉴욕 지하철

E. 홍콩 지하철 

F. 독일, 베를린 지하철






A. 대한민국, 서울 지하철 


서울시는 일상의 이동 동선인 지하철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 공간 안에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지역예술가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1) 서울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


우이신설선은 2017년 9월 개통과 함께 가장 활발하게 지하철 공간을 문화예술로 채워가는 곳입니다. '달리는 문화철도' 프로젝트를 통해 6개 역(북한산우이, 솔샘, 정릉, 보문, 성신여대입구, 신설동)의 플랫폼과 전동차를 각각 '달리는 도서관', '달리는 미술관'으로 조성했습니다. 역 입구, 에스컬레이터 구간 양옆, 플랫폼 로비에 아트스테이션과 시민참여형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전동차 내부는 마치 미술관처럼 스토리가 있는 테마별 이미지로 맵핑했습니다 . 




작년 2018년 10월에는 개통 1주년을 맞이해 '시민과 예술을 잇는 즐거운 문화예술 체험'을 주제로 <우이신설 예술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우이신설선 인근에서 활동하는 지역문화예술가들과 함께 영상, 공연, 사진,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특히, 출발점인 '북한산우이역'부터 종점 '신설동역'까지 역사별로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2) 지하철 6호선 x 거리예술가 토마 뷔유


지하철 6호선 열차에서 고양이를 본 적 있으신가요?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고양이, 무슈 샤(M.Chat)'그림을 그려 화제를 모았던 거리예술가 '토마 뷔유(Thoma Vuille)'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무슈 샤 고양이전(展)’을 앞두고 내한했습니다. 작가는 전 세계를 다니며 '정의, 평화, 평등'의 메시지를 담은 '웃는 고양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그의 내한에 맞춰, 운행하는 지하철 '안'에서의 예술 퍼포먼스를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그는 6호선 응암순환행 열차의 첫 칸에 탑승했습니다. 내부의 하얀 벽면을 캔버스로 삼아 웃는 고양이와 함께 서울의 남산타워, 파리의 에펠탑을 그렸습니다.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되돌아 오기까지 약 80분 동안, 정의와 평화, 평등의 메시지를 담은 그림이 완성됐습니다. 지하철을 탑승한 시민들도 이 과정을 직접 살펴보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Photo : 여성신문]


[Photo : 연합뉴스]




3)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녹사평역은 본래 지하철 11호선과 서울시 용산 신청사 건설 등을 고려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규모 면에서 다른 지하철 역사와 견줄 수 없을만큼 웅장합니다. 하지만 이 계획들이 무산되면서 지하 2~3층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어있는 상황이 되었고 서울시에서는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작가를 모집해 이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을 개장했습니다. 지금 녹사평역에 방문하시면 다양한 미술 작품과 식물정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B. 스페인, 마드리드 지하철 


Madrid Street Art Project


홈페이지 : http://madridstreetartproject.com/


'마드리드 거리예술 프로젝트(Madrid Street Art Project, MSAP)'는 마드리드의 거리예술 팀입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민들의 삶을 개선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마드리드 지하철(Metro de Madrid)'에서 꾸준히 거리예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과 2018년의 활동 영상을 소개해드립니다. 



[2014년 작품활동]


Rosh333 & Okuda - Paco de Lucia - Línea Zero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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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작품활동]


La banda del Rotu Moncloa - Línea Zero (Trailer)





fromA comments 


저도 지하철을 타고 매일 출퇴근을 하는데 칙칙한 공간에서 아름다운 구조물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고는 합니다. 여행을 가서 한국의 지하철과 다르게 생긴 외국의 지하철도 타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한국 지하철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다음 (하)편 기사가 기대됩니다. 

- 레트로 소울 워커 (이**/ 20대 남)   


지하철 6호선에서 '토마 뷔유'라는 예술가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니 다음에 그런 기회가 있다면 꼭 구경하고 싶네요- 사람들은 예외적인 상황들에 매력과 흥미를 느끼는 것 같은데 날마다 똑같은 지하철 안에서의 이 퍼포먼스도 그러한 맥락의 이벤트여서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 스토리 갬성 모노폴리언 (박**/ 30대 여)  


서울시가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데 당산-합정 구간의 아름다운 서울 풍경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니 많이 아쉽네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지하철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생겨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새싹 미쁨 크리에이터 (김**/ 20대 여) 




도시의 일상을 채우는 캔버스 '지하철' (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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