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지향의 시대를 맞다 


로컬 지향의 시대를 맞다



우리는 흔히 지방 소도시에서 살면 ‘할 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주로 사회와 경제, 문화와 예술이 집중된 대도시에만 ‘할 일’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생활만으로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하는 청년 세대 또한 자연스럽게 ‘할 일’이 많은 도시에서의 삶을 갈구한다. 도시에서 그들은 자아표현과 문화 향유가 가능한 일종의 탈출을 꿈꿨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년은 행복할까? 도시의 청년은 극도로 발전된 문명과 각종 인프라를 누리면서도, 신자유주의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남들과 비교했다. 만족감과 열등감, 성공과 실패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에 내몰려 정신적 탈진을 겪는 일도 흔했다. 도시에서는 휴식과 고민에 쓰는 시간조차 사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친 청년들은 ‘살기’보다는 ‘버티기’에 가까운 20대를 보내야 했다.


이러한 청년 중 소수는 획일적인 목표를 향한 경쟁 대신,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지역에서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행여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큰 흠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모여 로컬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만들었다. 오늘은 지역의 작은 마을로 돌아간 한국과 일본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해볼까 한다. 


“당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지역에서 찾아보지 않겠습니까?”


<목록>

A. 괜찮아마을 @전라남도 목포, 한국

B.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 @일본 아와지섬(淡路島)


A. 괜찮아마을 @전라남도 목포, 한국



[Photo: ©공장공장]



지친 청년, 로컬에서 여행처럼 살아보다


어느 날, 도시 생활을 힘겹게 버티던 수십 명의 청년이 살림살이를 들고 목포에 내려왔다. 목포의 침체한 원도심에 자리한 ‘괜찮아마을’에 입주해 6주 동안 자유로운 지역사회 활동을 경험하고, 휴식과 새 출발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싶은 다 큰 청년들을 위한 ‘괜찮아마을’입니다.

다시 한번 쉬어가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은 ‘괜찮은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홍동우&박명호, 공장공장 대표


청년들이 입주한 괜찮아마을은 문화기획사 ‘공장공장(空場共場)’이 행정안전부 사회혁신추진단의 지원을 받아 기획한 청년 사업이자 시민주도 공간 활성화 프로젝트다. 공장공장의 홍동우 대표가 전국 일주 여행사를 운영했던 시절, 그가 만난 청년들은 하나같이 도시에서의 삶에 지친 모습이었다. 취・창업, 연애, 결혼, 희망, 인간관계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던 도시 청년에게 위로가 되는 대안공간이 절실했다.


[Photo: ©괜찮아마을]


괜찮아마을은 도시 생활의 무기력함을 이겨내고 지역에서 새로운 꿈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을 모아 휴식, 공간 그리고 지역자원을 활용할 기회를 주는 일종의 인큐베이터이다. 마을 터는 바다, 산, 섬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근대문화유산을 갖춘 '목포'로 정해졌다. 입주 신청 조건은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싶은 만 39세 이하 청년. 내가 이런 도전을 해도 될까? 자격이 있을까? 라며 언제나 불안에 시달리던 전국의 청년들이 모였다. 창작가,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전공과 직업도 다양했다. 마치 외국에서 한 달 살아보기가 유행된 것처럼 청년들은 생기를 잃었던 목포 곳곳에 스며들어 여행 같은 일상을 즐기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쉬자, 상상하자, 저지르자


괜찮아마을은 목포의 지역적 특색을 기반으로 휴식, 상상, 실행의 세 가지 콘텐츠를 마련했다. 모든 활동의 전제는 지치면 쉬어도 되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또한, 청년들이 마을을 재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휴식 – 일단 쉬자!

■ 여행 : 야경 보기, 섬 여행하기, 오래된 마을 걷기

■ 상담 : 명상, 라이프 셰어, 집단심리상담

■ 파티 : 동네축제,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 휴식 :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생산적인 시간 보내기


상상 – 마음껏 상상하자!

■ 누구나 선생님 : 입주민이 직접 꾸리는 입주민/지역주민 대상 강의

■ 상상역량 강화 : '컨셉진'과 협력한 에디터 스쿨, 목포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협력한 도시재생교육, 1박 2일 남도탐방 및 지역 콘텐츠 창업 수업

■ 상상대잔치 : 무엇이든 상상하고 발표하는 '자유상상', 빈집을 주제로 도시재생을 기획하는 '빈집상상',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창업상상'


실행 – 괜찮아, 저지르자!

■ 작은 성공을 위한 큰 도전들 : 지역 상품 리패키징/제품, 서비스, 외식업/영상제작, 체험전시 등 전시 및 공연, 공간 및 크라우드 펀딩 준비, 프로그램 기획

괜찮아마을 입주 프로그램


이외에도 목포에서 먼저 살아본 선배들의 지역살이 강연, 과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협력 활동 등을 진행했다. 물론 반드시 생산적인 활동만 한 것은 아니다. 동네 시장에서 사 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주민과 함께 나누어 먹는 ‘괜찮은 식탁’을 차리거나, 목포를 돌아다니며 맛집, 근대문화유산 같은 콘셉트로 지도를 만드는 커뮤니티 맵핑을 즐기기도 했다. 세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청년 본인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목적 없는 시간을 보내도 괜찮고, 때로는 문화적・사회적 평화를 위해 사색에 잠겨도 괜찮다.


우린 괜찮아마을에서 이렇게 지내요 유튜브 클립



괜찮아마을 주요 위치 공간


[Photo: ©괜찮아마을]


괜찮아마을의 지역 활동 콘텐츠는 대부분 공유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입주민은 지역의 빈집을 개조한 공유주택 ‘괜찮은 집’에 모여 살면서 거실과 커뮤니티 공간을 공유한다. 휴식, 실패, 지역에서의 삶을 가르치는 대안학교 ‘괜찮은 학교’는 공방, 강의실, 쿠킹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어 입주민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자유롭게 일하는 실패연습소 ‘괜찮은 공장’은 입주민들의 베이스캠프 겸 커뮤니티 허브로 쓰인다. 이곳은 괜찮아마을 출신 청년들이 공사비, 권리금, 보증금 없이 장사할 수 있는 기간제 대여 가게를 함께 운영해,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은 환경을 조성한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자극과 동기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것을 해볼 용기를 얻었어요.”

- 김한나, 괜찮아마을 전 입주민/현 직원


괜찮아마을은 2017년 1기 30명, 2018년 2기 30명 입주를 끝으로 정부의 지원이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마을을 지키고 있다. 12명은 목포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장/단기로 체류하는 이들은 3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프로그램 수료 후 정부로부터 기간제 대여 가게 임대, 지역창업 지원, 귀농・귀어 지원, 지역 선생님 협동조합 조성, 괜찮아마을 인턴・직접 고용 등 다양한 지역형 일자리 연계를 지원받았다. 그저 쉬러 왔다가 괜찮아마을의 직원이 된 청년, 목포 바닷가의 폐그물과 폐타이어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패션브랜드를 창업한 청년, 섬 전문가가 되어 ‘전라남도 섬 발전지원센터’에 취직한 청년 등 다른 색깔의 삶을 새롭게 시작한 청년들이 목포의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채식 식당 ‘최소 한끼’와 지역특화상품, 섬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 섬’ 

[Photo: ©공장공장]


괜찮아마을 다큐멘터리 ‘다행이네요’ 예고편


목포에 생긴 변화는 사람뿐 아니다. 주택 7가구와 사업공간 3개의 임대와 같은 공간이 들어서 목포의 분위기 반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술로 휴식하고 명상하는 체험형 전시공간 ‘마음목욕탕’과 빈 점포를 개조한 채식 식당 ‘최소 한끼’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선발됐다. 꿈 많고 재주 많은 청년이 모이니 뜻밖의 콘텐츠도 탄생했다. 전국 청년을 목포로 모으는 축제 <히치하이킹 페스티벌>이 열렸고, 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행이네요>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한국경쟁 본선에 진출했다. 섬의 역사와 섬사람 이야기 등 섬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 잡지 <섬>의 창간 배경도 괜찮아마을이다. 이렇듯 청년들의 작은 도전은 지역 외부 사람이 더 이상 로컬을 낯설게 느끼지 않도록 만들었고, 로컬 여행 시장이 커질 수 있도록 돕는 큰 결과를 낳았다.


괜찮아마을은 37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생기를 잃었던 목포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청년 지원과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워크숍에 소개되면서 좋은 정책 선례로 남기도 했다. 괜찮아마을을 탐사하러 오는 일반 시민의 발걸음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60명의 입주민은 분명 도시에서 생활할 때보다 더 많은 가치와 경험을 얻었을 것이다.


B.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 @일본 아와지섬(淡路島)



[Photo: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일본의 수많은 지역사회는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에 진입한 지 오래다. 교토와 오사카의 서쪽에 접한 효고현(兵庫縣)의 '아와지섬' 역시 청년층이 도시로 이동해 고된 지역 침체를 겪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와지섬 지역 고용창조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노동후생성의 위탁사업으로 2012년부터 4년간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이하 연구섬)’를 진행했다. 협의회의 목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아와지섬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의 형태를 찾고,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아와지섬을 만드는 것이었다.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 유튜브 클립


협의회가 가장 먼저 마주한 과제는 아와지섬의 특색을 살린 상품개발이었다. 관광업과 농축수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한 아와지섬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삶 등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했다. 하지만 이를 마을, 단체, 생산조합, 기업 단지 등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해 발전시킬 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연구섬은 외부의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수퍼바이저’와 지역 거주민・외부 청년 수강생을 모집하는 ‘지역 어드바이저’를 고용, 지역에 배치했다. 이들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섬 안팎의 시선으로 아와지섬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섬의 매력을 연구해줄 외부 전문가로는 건축가, 사진가, 예술가, 디자이너, 창업전문가, 채용・인사전문가, IT 전문가, 푸드 코디네이터, 퍼실리데이터 등이 선정됐다. 이들은 단순 창업기술보다는 가업・생업 수준에서 새로운 일이 가능하도록 상품을 개발하고 브랜딩・스토리텔링을 배우는 다양한 연수와 연구회를 개최했다. 일의 방식에 있어서 사업성, 사회성, 공동체성을 두루 갖추도록 고민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모든 프로그램은 다음의 3가지 콘셉트를 전제로 했다. 도시에는 없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의 3가지 콘셉트

 아와지섬다운 삶의 방식,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일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하고 만들기

아와지섬에서 매력적인 일을 하는 사람, 일하는 장소, 일하는 기회 만들기

아와지섬을 섬 안팎의 사람들에게 살고 싶고, 알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이를 중심으로 아와지섬의 6차 산업화 콘텐츠와 다방면의 비즈니스 기술이 만난 18개의 연구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일하는 형태 연구회’를 비롯해 ‘아와지섬 바다를 보물로 만드는 연구회’, ‘꽃, 허브, 과일로 일을 시작하는 연수’, ‘머물고 싶은 숙소 연구회’, ‘아와지섬의 매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연수’ 등의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1,400명의 수강생을 배출해냈다.


18 개 프로그램 전단지와 ‘아와지섬 작물을 상품으로 바꾸는 연구회’의 모습

[Photo: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수강생인 야마다 씨의 사례는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결과물 중 하나다. 그는 황폐했던 딸기농장 풀밭에 인근 축산농가의 소를 풀어놓고 잡초를 뜯게 해 밭을 개간했다. 농장에 생기가 돌자, ‘잡지 에디터가 딸기꽃 핀 농장에서 책을 읽는다면?’ 등의 실험적인 이벤트를 기획해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농장이 커질수록 재배하는 과일도 늘어났다. 그는 수십 가지의 독특한 블렌딩 잼을 만들어 일본의 3대 백화점에 납품했고, 입소문과 함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그러자 야마다 씨는 납품 수량을 과감히 줄이고 현지 방문 구매을 유도하면서 로컬 체험 관광상품 판매를 병행했다. 이는 아와지섬의 지역사회 활성화를 가져왔다. 이는 도시 청년층이 추구하는 '로컬 지향 생활'의 사례가 되면서, 청년 인구 유입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연구섬에서 이뤄진 이러한 노동의 방식은 청년에게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다. 아와지섬에서 4대째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사시 씨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연구회’, ‘오래 팔리는 사업과 상품을 만드는 연수’, ‘장사에서 SNS를 잘 다루는 연수’에 참여한 후, 2014년에 맞춤 정장 브랜드를 시작했다. 60여 년간 섬을 지켜온 고령의 지역주민도 연구섬을 통해 삶의 방식을 재검토하고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이외에도 축산농가의 퇴비로 만든 유기농 비료 ‘섬의 흙’, 아와지섬의 바다향을 담은 인센스 스틱, 지역 특산품인 양파 껍질로 만든 보자기 등 14종의 지역특화상품이 탄생했다. 디자이너, 마케터 등 지역의 생산자를 도울 능력이 충분한 청년이 모이니 상품의 마케팅과 브랜딩 방법도 참신해졌다. 아와지섬의 잠재된 가치를 일자리로 창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와지섬의 일자리를 창출해낸 지역특화상품을 판매하는 청년들 

[Photo: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또한, 관광 연구회는 ‘섬 밖’ 대신 ‘섬 안'에서 개성을 찾으려 했다. 외부 사람이 찾아와 관광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섬 거주민이 즐거워야 ‘아와지섬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섬의 생명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관광객과 지역사회 사이의 깊은 접점을 만들어 줄 7개의 체험형 관광상품을 마련했다. 관광객이 생산자의 공간을 돌며 얻은 식자재로 아침 식사를 만들고, 지역 주민과 나누어 먹는 ‘섬의 아침밥’, 여행 중 마주치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추천해주는 '주민 추천 투어', '재생가능에너지 스터디 투어' 등 아와지섬의 개성을 관광상품에 녹여냈다. ‘투어 판매 스태프가 되는 연구회’의 외부 수강생 7명은 연수 후 전원이 아와지섬으로 이주를 결정해 지금까지도 다양한 이벤트와 사업 운영에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아와지섬 답사를 위해 찾아온 대만 행정부가 정책적 고민을 나누고 있다.

[Photo: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단순히 금전 보상이 아니라 지역에 잠재된 가치를 일자리로 창출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 일에 대한 자긍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지역에 정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연구섬은 2015년에 끝났지만, 협의회의 주요 인력들은 아와지섬에 남아 프로젝트의 이념을 잇는 ‘하타라보지마(ハタラボ島)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들은 폐교를 개조해 정보교환과 교류의 장소인 코워킹 플레이스 ‘노마드 마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간 쌓은 지식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부인과 지역 주민에게 취・창업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섬은 아와지섬에 숨어있던 가능성의 씨앗을 발견하고 지역의 가치를 발전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디자인진흥회가 주최하는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공공영역의 도시・지역 만들기’ 부문을 수상했다. 아와지섬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일본의 다른 지역과 해외에서도 아와지섬의 성공 요인을 배우기 위해 계속해서 답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과 파급력은 아와지섬 주민들이 자신의 일과 삶에 자긍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Photo: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지역을 브랜딩해 더욱 지역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에 적합하고 지역민이 가장 잘 아는 일자리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야마구치 구니코, 연구섬 지역 어드바이저


성공적으로 활성화된 지역이란 무엇일까? 피상적으로는 거주하는 사람이 늘고, 도시에서의 경제생활에 버금가는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섬에 참여했던 수퍼바이저 '에조에 나오키'는 거주민이 애정과 정착 욕구, 지역에 대한 자부심으로 지역 공동체에 동화될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되어야 비로소 ‘진짜 지역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외부 인구, 특히 청년층의 지역 이주는 ‘과정’이다. 단지 주소지가 바뀐다고 해서 도시에 살던 이가 한순간에 지역 주민이 되지는 않는다. 성공을 떠밀지 않는 환경, 다른 삶의 가능성을 탐색할 기회, 지역 콘텐츠를 함께 탐구해 줄 믿음직한 전문가가 지역에 있다면 로컬을 지향하는 청년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유연성과 공동체성, 다정한 문화 또한 청년이 자발적으로 지역 공동체 활동을 결정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환경을 경험한 청년은 자신의 도전에 공감하고 연대해주는 지역 공동체와 하나가 되어 성공적으로 로컬에 안착할 수 있게 된다. 로컬은 우리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과 살고 싶은 방식을 재검토할 기회의 씨앗을 품은 채, 새로운 사람이 찾아와주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 참고하면 좋을 자료

괜찮아마을 세 번째 입주자 모집(신청마감 9월 16일 22시)

일하는 연구섬 프로젝트 관련 도서 ⌜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 (지역 X 크리에이티브 X 일자리) ⌟ 

괜찮아마을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

청년들의 이유 있는 ‘지방 엑소더스’, 해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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