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세계 도시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다 



서울에서 세계 도시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다 

-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서울에서 세계 도시 건축을 다루는 국제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 이하 서울 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오는 11월 10일까지 ‘집합도시’를 주제로 세계적 건축 디자인의 명소로 손꼽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포함해,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서울역사박물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의 현재 도시 모습을 통해 미래 도시를 그려 볼 수 있는 <서울 비엔날레>를 만나본다.


천년 도시에서 새로운 미래 도시를 꿈꾸다


이번 행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서울 비엔날레>의 출발부터 알아보자.


서울은 1,000만 명이 사는 메가시티자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로 6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수도로 이어져 온 만큼 다이나믹하고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서울을 좁고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안에 많은 기능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울 비엔날레>는 이러한 서울 속에 숨겨진 ‘건축’과 ‘도시’를 통해 문제점 그리고 가능성을 함께 들여다보고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출범했다.


서울디자인재단 2017 <서울 비엔날레> 홍보영상


지난 2017년 열린 제 1회 <서울 비엔날레>는 국내 최초의 글로벌 학술 ‧ 전시 축제를 지향하며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도시공유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들여다보았다. 특히 전 세계 도시가 직면한 도시 환경, 건축, 사회문화에 관한 도시문제를 풀어갈 방법으로 ‘공유도시’를 제안하고 도시가 무엇을, 어떻게 공유할지 모색했다.


2017 <서울 비엔날레> 포스터


여기서 언급된 ‘공유도시’란 공기, 물, 불, 땅의 네 가지 공유자원과 감지하기, 연결하기, 움직이기, 나누기, 만들기, 다시 쓰기의 여섯 가지 공유양식으로 구성된 '공유도시론'으로 <서울 비엔날레>에서는 이 열 가지 공유(Ten Commons)에 기반을 둔 새로운 도시건축의 패러다임을 탐색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50개 도시, 120개 기관, 40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65일간 국내 ‧ 외에서 하루 평균 6천 명, 모두 46만여 명이 관람했으며, 서울이 세계 도시의 문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며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 출처: 서울시 블로그]


<서울 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인 승효상 건축가는 첫 대회에 붙여 “도시의 공간과 조직, 개발과 재생, 건축과 기술, 도시 환경, 도시 경영과 연대 등은 우리 시대가 다시 물어야 할 중요한 도시의 의제”라며 “역사와 전통, 경제와 문화, 정치와 이념 등 도시를 만드는 모든 요소가 뒤섞인 도시,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모색하는 도시 서울에서 열리는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이런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7 <서울 비엔날레> 

[사진 출처: 2017 서울디자인 백서]



세계 도시 문제와 마주하다


그렇다면 2019년에 개최하는 <서울 비엔날레>의 주제는 무엇일까? 바로 ‘집합도시(Collective City)’다. 


2019 <서울 비엔날레> 홍보 영상


도시는 공간과 시간, 사회환경이 상호작용하여 만드는 집합체이며, 각 도시가 가진 환경적 조건과 상호작용의 정도가 다른 만큼 다양한 집합 유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번 비엔날레를 작게는 골목 단위부터 크게는 도시 간 집합에 이르는 다양한 ‘집합도시’ 유형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무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각 도시가 현재 실험하고 있는 집합도시 유형과 정보를 전시를 통해 공유하고 향후 토론을 통해 미래 모델까지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2019 서울 비엔날레 포스터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65%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개발도상국의 인구는 지금보다 2배로 늘어나며 도시 밀집 지역은 현재에 비해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서울 비엔날레>는 여기에 주목했다. 세계적으로 도시의 규모와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도시 문제는 어느 한 도시나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내야 할 과제’라는 화두를 던지고, 그 방법론으로 ‘집합도시’를 제안한다.


2017 <서울 비엔날레>가 도시와 건축을 위한 담론의 생산기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면, 이번 2019 <서울 비엔날레>는 세계 각 도시가 도시문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며 그 해법을 찾아가는 도시 ‧ 건축 분야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는 크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한 ‘주제전’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는 ‘도시전’ 서울역사박물관, 세운상가, 청계대림데크에서 만날 수 있는 ‘현장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다. 


[사진 출처: 2019 <서울 비엔날레> 투어 북]


인터랙티브 구성으로 집단 지성의 힘을 모으다


위 3가지 카테고리 중 ‘도시전’을 중심으로 비엔날레를 체험해 봤다. 


‘도시전’은 돈의문박물관마을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며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7개국의 82개 도시 탐구를 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각 도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와 이슈를 알아보고 그에 대한 관람자의 생각을 더할 수 있었다.


이번 비엔날레는 첫 번째 대회보다 참여형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등 관람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 도시에 대한 시민의 생각이 하나의 전시물처럼 쌓여서 행사를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다.



먼저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세계 도시 투어를 떠나보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태블릿으로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입장 등록을 한다. 나이, 성별 그리고 도시에 대한 생각을 선택하면 성향에 맞는 도시 수집이 시작된다.


“당신은 도시의 과거를 생각하는 사람인가요?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인가요?” 중 선택한 답에 대한 진단과 함께 입장 팔찌를 차면 본격적으로 추천도시 탐구 여행이 시작된다. 등록 아이디를 입력하거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해당 도시에 대한 2지선다형 글귀가 나오고 이중 하나씩 선택하며 관람하는 형식이었다. 


#도시의 기억 #상상의 도시



<Collective City> 도시전은 도시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나는 그 말에 대답하면서 나만의 도시를 수집하고 만들어 가는 ‘도시 컬렉션’ 과정이다. 


스마트폰에 도시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입력하고 가이드에 따라 진행되는 과정


각 도시를 돌면서 도시 키워드와 관련된 글귀를 선택하면 ‘나의 문장 컬렉션’이 차곡차곡 쌓인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 환경, 인프라, 문화 ∙ 유산, 경제 등 5대 테마에 대한 관람자의 성향과 가치 판단이 더해져 도시 가치 순위와 연령대별 순위가 자동으로 집계된다. 원하는 도시 수집이 끝나면 결과를 출력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 그리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와 글귀를 내 또래 혹은 다른 연령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


20대와 40대 관람객의 도시 수집 결과


상파울로 #도심개발


로스앤젤레스 #이주민의 삶


갠지스 #물의 도시


카라카스 #미완의 명소


메데인 #개선된 환경


블랙 록 시티 #도심 속의 캠프


도시 전시장은 실내에만 있지 않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의 마당, 골목, 다락방 등 곳곳에 전시가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은 지루하지 않게 도시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전시물 또한 사진, 오브제, 미니어처, 피규어 등 다양하며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관람객은 전시를 보다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제 서울시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도시전’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으로 이어진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


방콕


런던


바르셀로나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도시전 외에도 비엔날레의 홍보관 역할을 한다. 


지하 3층 비움 홀에서는 2019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홍보하는 영상을 벽면에서 상영하고 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비엔날레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또한 시민들이 제작해 응모하고 직접 당선작을 뽑은 ‘서울의 발견: 시민들이 좋아하는 공공 공간’ 공모전의 결과도 전시되고 있다. 서울 25개구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터치스크린 키오스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 3층 비움 홀



관람객이 도시 건축과 서울에 대한 자유의견을 적을 수 있는 롤페이퍼



바로 쉽게 가볼 수 없는 ‘미지의 도시 – 평양’


이름하여 ‘평양 다반사 #평양유람기’라는 전시를 통해서는 서울에서 보는 평양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평양 다반사의 관람 방법도 도시전과 같다. 가상의 출국 신고를 하고 도시 여행을 떠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출경신고를 하고 QR코드로 접속해 각 작품을 둘러보는 형식이다. 남한과 북한은 비국경 개념이라 출국이 아닌 ‘출경’ 용어를 사용한다. 


전시장은 평양 미디어 전시와 토크콘서트, 생필품 전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영상, 미디어 아트 등으로 단편적이긴 하지만 평양의 일상과 마주할 수 있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 '평양감사향연도'를 재구성해 그림을 움직이게 만들어 평양의 과거를 보여주고 현재 평양과 서울의 모습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작품도 눈에 띈다.


토크콘서트는 분야별 전문가, 탈북주민, 일반인이 참여해 평양의 일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운영한다. 또한 현재 평양에서 판매하는 생필품들을 진열해 두어 비슷한 종류의 한국 상품과 비교하며 북한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다.


평양 다반사 출경신고서


평양 다반사 #평양유람기’ 전시실


북한에 대한 인터뷰 영상


남북한 생필품 비교



임재용 건축가와 함께 2019 서울비엔날레 공동 총감독을 맡은 프란시스코 사닌(Francisco Sanin)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 교수는 “서울은 도시의 미래를 가늠하는 실험실 같은 도시”라고 했다. 또한 “도시 공간이 점점 사유화되고, 생활의 질이 빈부 격차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도시인들의 집단적 행동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 비엔날레>의 주제 집합도시는 결국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도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도시는 시민의 것이란 걸 새삼 느끼게 하는 종합 전시행사다. 앞으로 <서울 비엔날레>가 더욱 시민의 참여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고 시민과 함께 완성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비엔날레로 자리매김하길 그려본다. 벌써 다음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린 2021년 가을이 기다려진다. 




▶ 참고할 만한 사이트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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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알찬 글 잘 보았습니다. 많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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