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서울] 우리 옆집에 예술가가 살아요 


N개의 서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을 이루는 지역들이 각각의 지역문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N개의 서울>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문화 자원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동네의 문제X이슈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시도’동네를 바꾸는 '움직임'을 통해, 동네 곳곳에서 만드는 새로운 서울X문화를 기대합니다.


[현장취재] 우리 옆집에 예술가가 살아요 (동작구)

<예술가의 작업실>


내밀한 예술가의 작업실, 궁금하면서도 선뜻 들여다보기 어려운 곳이다. 동작문화재단이 이런 심리적 벽을 과감히 무너뜨릴 수 있도록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공간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지역 내 예술가의 공간을 직접 방문해 예술가와 주민, 지역 간 예술 경험과 이해를 나누고, 지역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꼭 주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작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예술가의 작업실>은 주민과 지역 예술가가 가장 직접적이고 가까운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일상의 연결고리다.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동작의 예술가들을 7가지 풍경으로 만나보았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회차 극단 향연(연극)

2회차 푸른 영상(다큐멘터리 제작그룹)

3회차 N12LL(니팅&위빙)

4회차 손사이 작업실(도자&라탄)

5회차 스페셜아트(시각예술)

6회차 정은쌤가야금 스튜디오(국악/ 가야금)

7회차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연극)


이번 7회차 <예술가의 작업실>은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의 연습실에서 열렸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게임으로 배우는 연기’ 수업을 비롯해 이곳 대표를 맡고 있는 '탁원태' 배우, '송재혁' 배우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 <예술가의 작업실>을 기획하고 꾸려온 담당자 '심희경'과 '박보라'의 인터뷰를 통해 본 사업의 의미와 뒷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예술가의 작업실> 7회차 ‘게임으로 배우는 연기’ 진행 모습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무대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은 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목할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중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하는 ‘게임으로 배우는 연기’는 초보자도 연기의 기본부터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술가의 작업실> 7회차에서는 바로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이미지 알아보기’, ‘인물을 분석하고 새롭게 창조하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 표현하기’ 등 연기의 기초를 게임으로 익히고, 각자의 자유로운 해석대로 짧은 상황극을 직접 연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준비 중인 송재혁 배우(좌)와 탁원태 배우(우) 


Q.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은 어떤 곳인가?    


탁원태: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은 나와 송재혁 배우가 공동대표로 있는 극단이다. 구성원들이 배우 활동을 하면서 공연도 만든다.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전공자가 아닌 이들도 연극, 영화, 뮤지컬을 쉽게 접하는 프로그램 진행이다. 주로 대학생이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       


Q.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유


송재혁: 전문 배우가 연기하는 순간이 아닌, 연기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순간에서 나오는 힘이 있다. 게임으로 배우는 연기 같은 프로그램은 실제 공연화보다 참여자의 체험이 목적이다. 연기를 배우면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된다. 유랑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그런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했다.    


탁원태: 많은 사람이 연기를 어렵게 생각한다. 연기하려면 반드시 재능이나 끼가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연기는 누구나 취미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연기를 배우면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삶이 활기를 띤다. 다양한 연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 사실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비전공자를 위한 수업을 계속 진행하려고 한다. 


Q. <예술가의 작업실> 참여 배경


탁원태: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동작문화재단에서 <예술가의 작업실>을 진행한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 예술가를 발굴해 주민과 이어준다는 기획이 좋았다. 유랑의 기존 프로그램의 성격과도 잘 맞을 것 같아서 참여했다.


송재혁: 사실 그전에는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잘 없었다.   


탁원태: 맞다. 유랑의 프로그램을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었고, 지역 주민과도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 방법을 끊임없이 찾았다. 평소에 지역 문화예술 사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예술가의 작업실>도 발견할 수 있던 것 같다.      


Q. 연기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송재혁: 연기 자체를 배우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싶고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맨 처음에 진행되는, 서로 인사하며 눈을 맞추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어색해서 시선을 피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이겨내고 서로 눈을 맞추며 인사하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다. 또, 연기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 끈끈함을 느낄 때 우리가 제대로 된 기획을 했다고 생각한다.  


탁원태: ‘쉽게’, ‘즐겁게’에 초점을 맞춘다. 참여자들이 완전히 처음 해보는 일이어도 ‘해 볼 만 하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Q.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서 갖는 목표   


송재혁: 나는 동작구라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게 너무 좋다. 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었다. 유랑이 위치한 사당은 특히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지리적 장점도 크다. 유랑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동작구에서 활동하는 더 많은 예술가와 함께 영화제나 연극, 뮤지컬 공연을 진행하고 싶다. 동작구의 문화예술 사업이 더 주목받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탁원태: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지만 생각보다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연기를 배우는 것도, 연극을 만드는 것도, 영화를 제작해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을 취미로도 충분히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가 ‘한번 해보면 어떨까?’로, ‘한번 해 보자!’로 바뀔 수 있게 돕고 싶다.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지역 주민과 만나 예술 활동이 즐겁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주민과 훨씬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앞으로 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   


크리에이티브 랩 유랑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creativelaburang

인스타그램: @creative_lab_urang



예술가의 작업실로 누군가를 초대하는 일

<예술가의 작업실> 진행 구성을 살펴보는 박보라(좌)와 심희경(우)


Q. <예술가의 작업실> 기획 배경 


심희경: 동작문화재단은 올해 1월에 출범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동작구의 문화자원 발굴을 위해 조사를 진행하며 지역 예술가와 창작자를 만났다. 정말 많은 지역 예술가가 주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 했다. 거기서 <예술가의 작업실>에 대한 아이디어가 출발했다. 주민과 함께 예술가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같이 창작 활동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지역 예술가와 공간을 주민에게 소개하고, 주민도 색다른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예술가의 작업실> 기획 회의 과정    


심희경: 참여 예술가의 역량과 자원을 살리면서 지역 주민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예술가의 작업실>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예술가와 함께 기획 회의를 하며 전체적인 방향을 잡지만, 기본적으로 참여 예술가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같이 가고자 하는 방향만 맞으면 세부적인 진행 과정은 전적으로 예술가에게 맡기는 편이다.        


Q. <예술가의 작업실> 아카이빙 작업    


심희경: <예술가의 작업실> 기획 당시, 단순히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실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부분만 고려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참여 예술가에 대해 아는 과정이 필요했기에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이 기록을 우리만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술가의 작업실>에 관심이 있고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오기 전 미리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사전 인터뷰를 공식 블로그에 공개했다. 어느 정도 <예술가의 작업실>을 진행한 뒤, 꽤 많은 참여자가 이전 <예술가의 작업실>의 현장 기록과 인터뷰를 보고 관심이 생겨 오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이후로 <예술가의 작업실>에 대한 자료 아카이빙 작업을 훨씬 꼼꼼히 하고 있다.         


박보라: (아카이빙 실무자로서) <예술가의 작업실> 현장에서 분위기를 느끼고 체험하고, 직접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올린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실제로 참여하지 않는 이들도 글을 많이 읽는다. 동작문화재단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예술가의 작업실> 아카이빙 기록들을 둘러보는 사람도 있고, 지역 예술가와 그들의 활동이 궁금해서 글을 읽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위해 <예술가의 작업실>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세세히 공유하려고 한다. 그 기록을 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Q. 가장 기억에 남는 <예술가의 작업실> 프로그램   


박보라: 게임으로 배우는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기를 배운다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이렇게 다 같이 모여 도전해보니 정말 좋았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웃은 날이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심희경: <예술가의 작업실> 첫 회를 잊을 수 없다. 어렵게 참여자를 모집했는데, 연락도 없이 오지 않으신 분들이 많았다. 열심히 준비했던지라 마음이 좀 아팠다. 그다음부터는 전략을 바꿔 직장인이 퇴근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평일 저녁으로 시간대를 조절했고, 주말을 활용하기도 했다. 다행히 다음 <예술가의 작업실>부터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Q. <예술가의 작업실>이 가진 의미와 목표    


박보라: 예술을 전공한 사람이다 보니 다른 예술가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는 게 즐겁다.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며 잘 알지 못했던 다른 장르의 예술을 만나는 것도 흥미롭다. 올해 동작구로 이사를 하며 <예술가의 작업실>을 함께 한 많은 동네 예술가들이 이웃이 되었다. 주민으로서 동네 곳곳에 이런 작업실과 장소가 있다는 걸 알아가는 게 재밌다. 먹고 살기에 바빠 잊고 지냈던 것들을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함께 나눠 좋았다.    


심희경: 아직 발굴하지 못한 예술가가 많다. 이번 기회로 동작구의 많은 예술가를 소개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예술가의 작업실이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들을 어떻게 만나고 관계를 맺을지 고민 중이다. 올해는 ‘드러내고 관계 맺기’가 <예술가의 작업실>이 가진 주요 목표였다. 내년에 <예술가의 작업실>을 진행한다면 더 다양한 예술가들을 발굴해내는 것과, 지속적인 ‘예술가-주민-지역의 관계 맺기’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다.          




동작구의 <예술가의 작업실>은 예술가만이 향유하던 비밀스러운 공간을 지역 사람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또, 문화예술의 잠재력이 숨어있는 작업실에서 창작을 함께 경험하면서 풍성한 예술의 가치를 일상에서 느끼게 했다. 

동작문화재단 공식 블로그를 들어가 보면, 인터뷰와 현장 기록으로 7회 동안 진행된 다채로운 현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동작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자. 박보라 PM의 말처럼 <예술가의 작업실>의 기록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역 예술가와 그들의 활동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누릴 수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작업실의 문이 활짝 열려,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창작 활동과 지역 문화 형성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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