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서울] 지역에 활기를 더하는 예술의 작은 불씨들 


N개의 서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을 이루는 지역들이 각각의 지역문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N개의 서울>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문화 자원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동네의 문제X이슈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시도’동네를 바꾸는 '움직임'을 통해, 동네 곳곳에서 만드는 새로운 서울X문화를 기대합니다.


[지역소식] 지역에 활기를 더하는 예술의 작은 불씨들 (중구)


‘거버넌스(Governance)’.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주어진 자원의 제약 아래 모든 당사자가 책임감을 느끼고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를 의미한다. 일방적인 정책의 운용이 아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취지로 만들어진 거버넌스는 정치와 행정뿐 아니라 문화예술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로 중구에서 실행된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가 그 예이다.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직접 꾸리는 주체인 지역 예술가에게 생태계 조성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전제로, '중구 민민자치협업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소소하지만 참신한 씨앗 프로젝트들이 선정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지난 7월에는 거버넌스 논의를 통해 '신당5동팀' 아트 북 제작과 <불쏘시개 단체전>이 진행됐다. 해당 팀들은 1차 지원이었으며, 이후 10월 을지 네트워크 파티인 <놀놀>의 당일 투표로 2차로 5팀을 추가 선정, 지원을 시행했다. 중구는 선정된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문화예술 주체를 발굴하고, 이들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 가능성을 발견했다. 


기발한 발상과 열린 생각으로 지역의 문화예술 생태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중구. 이번 거버넌스를 통해 선발된 총 7개의 팀은 그 역사의 초석을 닦고 있다. 이들을 만나 어떤 색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역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인으로서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 선발 지역 예술가  

1. 비아토르 앙상블

2. 이루제

3. 붕어밥

4. 불쏘시개

5. 그래서 책방

6. Image Nation 

7. kenektid x bookstore



1. 비아토르 앙상블 – Midnight in 중구

김주은, 이영진, 김정현 | 클래식 공연 <Midnight in 중구> 포스터


클래식 공연 <Midnight in 중구>

- 일시: 2019년 11월 15일(금) 20:00 ~ 21:30

- 장소: 충무아트센터 예그린스페이스 (서울 중구 흥인동 131)


‘비바토르 앙상블’은? 

김주은: ‘비아토르’는 원래 있던 단어는 아니다. 어떤 철학자가 ‘호모 비아토르’라고 해서 ‘길 위의 인간’이라는 의미로 만들었다. '아트스페이스 노'가 신사동에 있었는데, 그때부터 중구로 온 지금까지 거점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공연도 하고 있다.


지역 문화에 대한 비전 혹은 방향에 대한 의견

이영진: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다면 우리 팀도 타 예술 분야와 협업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싶다. 또한, 하남에서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다>라는 렉처 콘서트를 했을 때,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감동하셨다. 이런 음악회를 열어서 힐링하는 시간과 기회가 많이 있으면 좋겠다.

김주은: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중구에 마련되면 좋겠다. 다른 지역은 피아노 홀이 여러 군데 있어서 당연히 중구에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홀의 퀄리티가 높은 데 비해 피아노가 없어서 아쉬웠다. 



2. 이루제 – 뒤와 모호들 신당5동을 탐험하다

김은영, 조정민, 오미순 | 책 속에 담긴 중구


아트 북 <뒤와 모호들 신당5동을 탐험하다>

- 발간 : 2019년 11월 초 발간 예정

- 발간 관련 정보 :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


‘이루제’는?

오미순: ‘다음에, 훗날에’라는 뜻의 이루제는 다음을 생각하는 예술가 그룹을 의미한다. 총 4명인데 각자 영역이 있다. 우리는 일하면서 만난 사이라 개인적인 소통을 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프로젝트 사업 선정을 계기로 서로 이해하고 예술적인 감각을 내보일 수 있는 그룹으로 활동 중이다. 


제작하면서 신당5동에 대해 특별히 느낀 점

김은영: 한동안 신당5동의 풍경이 되었던 것 같다. 우리 모두 동네를 잘 모르니 몇 달간 일주일에 두 번, 지역 탁구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주민과 얼굴도 보고, 안부도 나누고, 탁구도 쳤다. 그렇게 생활하고 부딪히고 경험한 게 쌓여 신당5동으로 묶인 책을 만들 수 있었다.

오미순: 한 계절이 변했는데 풍경이 달라진 것에 놀랐다. 찍어둔 사진과 지금 모습을 비교해보면 없어진 것이 많다. 숙제한의원, 술집 꽃씨, 주민이 만든 소소한 예술 작품이 지금은 없어지고 화분에 담긴 꽃의 모습도 달라졌다. 동네의 변화무쌍함 안에 우리도 들어 있는 것 같다.

김은영: 맞다! 이상한 애들 3명(이루제 팀원들)이 탁구 하러 다녔다.

오미순: 하하하. 우리를 되게 반겨주셨다. 실제로 신당5동에 살진 않지만, 우리가 그 시간 속에 살았던 것은 진실이다.



3. 붕어밥 – 전시&공연 '붕어밥'

이지나, 조정미, 김유정 | 붕어밥 무대 공간


미디어아트 전시 및 인디밴드 공연 <붕어밥>

- 전시 일정: 2019년 12월 12일(목)

- 공연 일정: 2020년 2월 4일(토)

- 행사 정보: @namchon_walking


붕어밥 프로젝트는?

김유정: 이번 프로젝트는 '남촌산책'과 'PYV(Plan Your Visit)'라는 중구 기반의 두 팀이 함께 기획했다. 나는 필동의 스튜디오에서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직장인으로서 올해 지역문화 기획을 해볼 생각이었다. 조정미, 김유정에게 필동의 공간이나 지역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함께 이야기한 것이 붕어밥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미디어 아트와 공연을 선보이려 한다.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

조정미: 요즘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어, 이를 돕는 지원사업이 지역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김유정: 지원사업을 받은 프로젝트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우리도 붕어밥으로 시작했지만, 자리를 잡아갈 때까지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4. 불쏘시개 – 불쏘시개 단체전

불쏘시개 오프닝 모습 | <불쏘시개 단체전> 포스터


<불쏘시개 단체전>

- 일시: 2019년 9월 17일(화) ~ 29(일)

- 장소: 써드플레이스 (서울 중구 신당동 432-1915)


‘불쏘시개 클럽’은?

공현진: 작가 활동과 동시에 거버넌스 안에서 일꾼장(위원장 4명 중 1명)으로 올해 1월부터 활동 중이다. 거버넌스를 통해 중구의 예술가가 모여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고민 끝에, 중구에 숨어있던 많은 예술가를 모으는 ‘창작의 민족’ 아티스트 워킹 그룹을 만들었다. 이들 중 작업실이나 타인과의 협업 프로젝트가 필요한 예술가들이 모여 ‘불쏘시개 클럽'을 결성했다. 불쏘시개는 두 가지 사전적 의미가 있다. 하나는 큰 불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태우는 의미, 다른 하나는 중요한 일이 잘 되게 하도록 준비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후자가 우리의 현 상태를 말하는 단어라고 생각했기에 불쏘시개 클럽으로 작명했다. 


<불쏘시개 단체전>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

공현진: 이 전시는 다시금 자기의 마음속에 불쏘시개가 무엇이었는지, 창작 활동을 할 때 자신에게 불쏘시개가 무엇인지 찾는 전시다. 앞으로도 중구의 다양한 공간과 협력한 기획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불쏘시개 단체전>을 시작으로 중구의 예술가에게 열려 있는 클럽으로 자리 잡고 싶다.



5. 그래서 책방 – 그래서 목요일

오주현과 이현행 |  일일 점장의 추천도서


일일 점장 프로젝트 및 <그래서 목요일> 展

- 일일 점장 진행 일시: 2019년 11월 매주 목요일(책방 휴일)

- 전시 일정: 2019년 12월 15일(일) ~ 31일(화)

- 전시 장소: 방산시장 A동 내

- 전시 정보: @glaeso_book  


책방의 휴일을 점장이 아닌 누군가가 채우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했나?

오주현: 서점을 이용하는, 혹은 이용할 이들과 같이 서가를 만들고 싶었다.

이현행: 우리 책방을 자기 책방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오는 이들의 성향을 반영한 상호보완적인 책방을 만들고 싶어 휴일을 타인에게 열어두자고 생각했다. 한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이 '책방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쓴 논문을 보고, 책방이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변해갈지 실험하고 싶었다. 마침 책방이 어느덧 정형화되어가고 있음을 느낀 참이었다. 사용자들이 책방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 꿈

이현행: 얼마 전 행사를 했었던 예술교육 워킹그룹에 가보고 싶다. 갤러리에서 하는 <TAG project> 전시에도 가고 싶다. 기발하더라.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더 흥미롭다. 현재의 목표는 예술가를 지원하는 에이전시를 만드는 것이다. 출판시장이 커지려면 작가에게 관심이 많이 가야 시장이 탄탄해진다. 예술도 작업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많은 조명을 받아야 한다.



6. Image Nation – Cut the Frame

이정우와 안영준 | Image Nation 대안공간 '안정' 진행 중 전시


Image Nation 전시 <시작점> 및 ‘Cut the Frame’ 프로젝트

- 일시 : 2019년 12월 중순

- 장소: 상업화랑 (서울 중구 을지로)

- 전시 정보: @ahnjeong_art


'Image Nation'은?

안영준: '함께 재미있는 것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단순한 시작으로 1~2명씩 모이다가, 지금은 큐레이터를 포함한 21인의 Image Nation이 되었다. 초기 멤버끼리 작품으로 포스터를 만든 <Cut the Fram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이미지로 <시작점>이라는 전시를 12월에 개최한다. 

이정우: 팀 이름은 ‘Imagination’이 아니고 ‘Image Nation’이다. 이미지 나라, 이미지 왕국. 이미지를 시각예술이라고 치환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예술이 극소수의 문화라는 느낌이 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대중적인 작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예술이 소수만의 문화인 게 싫어서 ‘이미지의 나라’를 만들고 싶은 포부를 담아 지었다. 스펠링은 좀 다르지만, 사람들이 많이 아는 ‘상상력(imagination)’이란 단어가 연상되도록 지었다.


중구 내 향후 활동 계획

안영준: 소속 작가들과 토론해서 얻은 주제나 시사적인 내용으로 전시를 열고 싶다. 임대 프로젝트는 연말 예술 파티 이후에 구체화할 것이다. 작가들이 고정된 주제에 맞춰 작품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작가들이 브레인스토밍하고 토론하면서 전시 주제를 만들고 실행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또한, 작가들 사이에서 중재와 행정을 담당하기 위해 큐레이터 한 분을 더 모실 예정이다. 



7. kenektid x bookstore - Breathe into the Zoo 'Giraffe'

김성호와 김샛별 | kenektid x bookstore 공간


- 박혜원 작가의 전시 <Breathe into the Zoo ‘Giraffe’> 및 아트 북 제작 

- 관련 정보: @kenektidxbookstore


'kenektid x bookstore'는?

김성호: kenektid는 2016년도에 뉴욕에서 시작된 회사(본사)다. 책방, 음악, 갤러리, 스튜디오로 크게 4가지 카테고리를 다룬다. 뉴욕에는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한국에는 책방(한국 본사)이 있고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함께 한다. 뉴욕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거나 책을 만들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면 한국에서 책을 제작해 뉴욕으로 보낸 뒤 책방에서 판매한다. 책을 1주일에 1권씩 소개하는데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위해 영상과 음악을 활용한다. 'kenektid x music' 안에서 음원 유통, 음반 작업도 진행한다. 책방과 관련된 음악 콘텐츠도 시도해볼 생각이다.


프로젝트 소개 및 중구 내에서의 계획

김성호: 메인 오브젝트는 기린이다. 기린이 나온 사진 전시인데 작가가 어린 시절 동물원에 갔을 때 기린이 가장 인상 깊었고, 기린에게서 생명력을 느꼈다고 한다. 하나님이 동물을 창조했다는 데에서 영감을 받아 사진 촬영을 하였다고 들었다. 우리는 그 전시를 계기로 아트북을 제작했고, 홍대의 책방에서 한국 전시를 진행한다.

김샛별: 한국 kenektid의 모토는 ‘재미없으면 일 그만두자’다. 재미있는 일은 리미트가 없다. 우리는 셀러, 방문자가 쾌적하게 느낄 환경에서 북 페어를 개최하고 싶다. 여러 아티스트가 한 주제로 모인 전시도 열고 싶다.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는 지역 예술가가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거버넌스 소속 예술가들은 직접 해당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려는 프로젝트를 위해 관과 설득의 과정을 거쳤다. 이후 효과적인 예산 사용을 위해 선정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은 기존 공모보다 민주적인 성향을 띈다. 이전에는 관이 민간의 사업계획을 받아 일정 기준을 두고, 심사위원이 서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와는 판이한 행보로, 예술가가 한 지역의 문화예술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러한 주체성과 추진력 덕분에, 실제 본 사업을 통해 유입된 신규 프로젝트나 지역 예술가가 더욱 효과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었다. 중구는 해당 공모를 통해 예술 활동과 향유, 교류로 분류되는 다양한 수요를 확인했으며, 앞으로도 예술가와 함께 자생적인 문화예술 생태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도시문화 형성의 관점에서 이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지역을 변화시켜 나갈지, 지역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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