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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개의 서울] 지역문화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기 위해

N개의 서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을 이루는 지역들이 각각의 지역문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N개의 서울>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문화 자원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동네의 문제X이슈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시도’동네를 바꾸는 '움직임'을 통해, 동네 곳곳에서 만드는 새로운 서울X문화를 기대합니다.


[현장취재] 지역문화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기 위해 (서대문구)


'신촌'은 오래된 역사의 발자취와 대학가의 활기, 젠트리피케이션이 남긴 상권의 흥망성쇠가 혼재된 지역이다. 또, 이곳과 맞닿은 '연희동'은 특유의 한적한 주택가 분위기로 많은 예술가가 모여들고 있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는 이러한 신촌과 연희동의 지역 특성과 맥락을 함께 이해하고,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문화 주체들을 잇는 네트워크 사업이다. 


올해에는 이 사업 안에서 '신촌 골목 프로젝트'와 '연희 반려예술행동'이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두 지역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대문구의 문화 주체를 모아 지역의 예술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오픈 테이블과 문화 거버넌스, 예술 프로젝트 성장지원 사업 '브릿지(BRIDGE)' 정기적으로 열었다. 지난 11월 28일에는 연희예술극장에서 '2019 서대문 문화공유파티'를 열고, 그간 진행한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눴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함께 만나보자.  


<2019 서대문 문화공유파티> 포스터


파티를 찾은 이들은 그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서로 공유했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의 지난 1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 전시


송상훈(임팩트스테이션 대표)

서대문 문화공유지대가 어느덧 2년차에 접어들었다. 신촌과 연희동을 기반으로 삼는 예술가의 활동과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더 많은 예술가가 서로 연결되고 협업하도록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해냈다. 사실 두 지역은 다양한 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는 데 비해, 범위가 한정적이고 파편적인 경우가 많았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는 지역 예술가들이 이러한 한계를 넘어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양질의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어왔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송상훈 대표가 한 해 동안 진행한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2019년에 열린 오픈 테이블(좌)과 문화 거버넌스(우)


청년 예술가 성장 지원 브릿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트 프로젝트팀 '개떡찰떡'의 워크숍(좌), 아트 크래프트 그룹 '공예가'의 워크숍(우)


2019년 서대문 문화공유지대 활동 사진이 연희예술극장에 전시되어있다



신촌과 이대 골목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예술가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신촌 골목 프로젝트'는 신촌의 '차 없는 거리'와 이대 골목의 활기를 되찾고 지역이 가진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시작됐다. 좋은 문화를 제안하고, 응하며, 함께 나누자는 뜻의 '응하고 나누다'가 바로 이 프로젝트의 부제이다. 여기에는 기꺼이 함께 하자는 '응(yes)'의 의미도 담겨 있다.  


'신촌 골목 프로젝트: 응하고 나누다' 안에는 총 3가지의 세부 프로젝트가 있다. 신촌만의 특색을 음악으로 표현한 지역 아티스트의 공연 '신촌 사운즈', 이화 52번가 골목의 공간 운영자이자 문화 기획자가 모여 지역・공간 중심의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대 골목 돋보기 주간', 그리고 신촌 권역에서 자생하는 문화 주체와 노포를 취재해 매거진을 발행하는 '신촌 통신'이다. 


신촌 골목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파티션WSC 김대홍 대표


김대홍(파티션WSC 대표)

'신촌 사운즈'는 신촌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아티스트의 음악을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다. 신촌에 어울리는 소리, 신촌만의 소리를 음악으로 해석한 소규모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대 골목 돋보기 주간'은 이화 52번가 골목의 가게들을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본다. 각 공간의 운영자가 공간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람들이 참여해 도장을 모으면 굿즈를 특별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했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골목의 가게 곳곳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가장 공을 들인 프로젝트는 '신촌 통신'이다. 신촌의 이야기를 엮은 단행본 시리즈로, 1권에는 신촌의 음악과 살롱 문화를 담았다. 신촌은 과거의 영향력이나 지역이 가진 사회적인 맥락과 의의가 뚜렷한데 반해 기록이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신촌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꼭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경근' 무인양품 커뮤니티 디자이너와 함께 기획하고 취재했다. 


이번 '신촌 골목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기존의 지역 주체가 직접 참여했다. 그렇기에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고, 사람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았다. 지역 예술가가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아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제대로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신촌은 아주 오랜 세월 다양한 문화가 겹겹이 쌓인 곳이다. 지금은 이 지역만이 가진 특색이 많이 흐려져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여느 지역이 그렇듯 신촌과 이대 골목도 세월이 쌓아 온 고유의 색이 있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젊은 기획자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체적으로 더 재미있는 기획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잠깐의 재미에 그치는 일회성 기획보다는, 지역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는 다회성 문화 기획이 이어졌으면 한다. 가족과 신촌을 산책하다 보면 언제나 직접 보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모두가 신촌과 이대의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이대 골목 돋보기 주간 포스터(좌)와 프로그램 참여시 도장을 모을 수 있는 코스터(우)



김대홍 대표가 공개한 신촌 통신 1권의 일부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신촌의 오래된 기억이 궁금하다면 신촌 통신 제1권의 출간회에 참석해보자. 인터뷰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취재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지역 사회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신촌 통신 출간회

"신촌의 기억을 되감듯 기록하다"


<신촌 통신 제1권 - 신촌의 음악과 살롱 문화> 출간을 기념해 신촌 통신 취재의 뒷이야기와 지역사회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 


- 일시: 2019.12.28(토) 19:00~20:30

- 장소: 파티션WSC(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9, 2층)

- 회비: 15,000원(신촌 통신 초판본 및 음료 제공)

- 문의: 인스타그램 @partition_wsc로 DM 또는 070-4141-2018로 연락



인간과 개, 일상과 예술, 낯선 타자와 함께 걷는 예술가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의 또 다른 프로젝트, '연희 반려예술행동'은 '반려 예술'을 주제로 연희동만의 살롱 문화를 구축하는 움직임이다. 연희 반려예술행동은 커뮤니티 매핑 방식 기반의 연희동 반려 지도와 반려 감수성 테스트 게임을 제작하는 '연희 반려예술 스터디', 반려하는 삶의 태도를 공유하는 '연희 반려 살롱', 반려견과 함께 연희동을 걷는 단체 산책 퍼레이드 '개-릴라 연희동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희 반려예술행동을 소개하는 무소속 연구소 임성연 대표


임성연(무소속연구소 대표)

연희 반려예술행동은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는 프로젝트다. 일상 속에서 예술과 함께하고, 낯선 타자에게 마음을 열고 같이 걷는 일은 쉽지 않다. 포괄적인 반려종(companion species)과의 관계를 다루기보다는, 조금 더 실천적인 움직임을 위해 반려견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희동에 유달리 반려견이 많은 것도 한 이유다.  


'반려'라고 하면 인간이 보살피는 개념을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반려는 쌍으로 된 관계고, 그 쌍방 관계는 서로 동등하다. 동등한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예술을 진정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이들이라 믿는다. 예술은 홀로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 예술에 앞서 우리의 삶과 직접 연결하여 문제의 핵심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문제는 공감하는 능력과 공유 의식의 부재에서 나온다. 동물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타자화된 존재와 공감하고,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동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거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이 시작된다. 


연희 반려예술 스터디


연희 반려예술행동 포스터


연희예술극장에서 연희 반려예술행동 관련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올해 연희 반려예술스터디에서는 '반려종 허용 테스트 나는 어디까지 반려할 수 있는 사람일까?)'를 통해 나의 반려지수를 알아보는 캐주얼 게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년부터 함께 고민하고 연구했던 내용을 담은 테스트 버전이 나왔으니, 모두가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깊이 알 기회가 될 것이다.  


반려종 허용 테스트는 자신이 얼마나 관용적인 사람인지 반려 감수성을 판단하는 캐주얼 게임이다. 근미래의 폐허가 된 세상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참여자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 사물과 관념적 대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반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선택한다. 테스트를 마치면 자신의 '반려 허용 단계'를 알 수 있다. 질문과 자신의 대답, 그리고 통계 결과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플레이 시간은 5-10분 내외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반려종 허용 테스트 실제 게임 화면과 QR코드 


반려종 허용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그 결과를 분석해 내년에 진행할 다음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반려 도시'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서울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반려예술행동이 연결되길 바란다. 반려 도시는 우리가 반려견뿐만이 아닌 모든 생물, 사람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도시다. 함께 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그래서 함께할 때 더 가치 있다.


네트워크 파티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참여자들. 2019년 서대문 문화공유지대는 알찬 네트워킹 사업과 프로젝트로 가득 채워졌다




서대문 문화공유지대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 자원을 찾아내고, 지역 문화 주체와 예술가를 연결하며, 그 네트워크로부터 시작하는 지속가능한 일상의 예술을 만들어간다. 또한, 참여 문화 주체는 지역과 사람에 대한 관찰과 공감을 통해 모두가 연결되는 건강하고 활기찬 지역문화를 만든다. 올해 서대문 문화공유지대 참여자는 지역 주민과 상인, 예술가가 신촌과 연희동에서 진행된 다양한 프로젝트에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한다. 김대홍 대표가 말했듯, '실제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획'이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네트워크 파티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맺은 지역 문화 주체들이 빚어낼 2020년 서대문 문화공유지대의 잠재력을 함께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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