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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시대의 도전과 응전





코로나19가 세계를 잠식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지구촌 전체가 신음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는 310만여 명, 사망자는 20만여 명을 돌파했다(4월 29일 기준). 여전히 가파른 증가세다. 세계대전의 피해에 견준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가늠조차 어렵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악의 경제적 여파가 미칠 것"이라 했다. 


일상도 바꿔놓았다.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등 불과 몇 개월 만에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행동 패턴이 변하고 있다. 코로나에 맞서는 도전과 혁신도 치열하다. 난관을 헤쳐가고 새로운 솔루션 찾기에 나선 노력을 살펴본다. 



1. Made in Korea '드라이브 스루'의 진화


코로나 대응의 기본 지침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결국 '언택트(untact, 비대면)'로 귀결된다. 차에 탄 채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는 세계적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접수부터 문진, 진료, 검체 채취까지 모두 차에서 한다. 10분 만에 마치는 혁명이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벤치마킹에 나섰다. 


선별 진료를 시작으로 곳곳에 드라이브 스루 형태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농수산물 판매다. 전국 각지에서 농수산물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살 수 있다. 매장에 가기 부담스러운 소비자의 니즈를 꿰뚫었다. 지역 축제 취소와 학교급식 중단으로 어려워진 농어민도 돕는다. 판로와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첫 시도는 회 판매였다. 포항시와 포항어류양식협회는 3월 15일 구룡포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강도다리 활어회 도시락을 팔았다. 그 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이 방식을 도입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도 미리 주문한 물품을 차에서 받아 갈 수 있게 하고 있다. 특급호텔과 고급 식당들도 '픽업(pickup)'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개학이 미뤄진 각급 학교들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신학기 교과서를 배포했다. 용인, 포항, 창원, 전주시 등은 대여 장난감을 차에서 받아가도록 했다. 



제주의 한라도서관과 우당도서관도 북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했다

[Photo: 파이낸셜뉴스]


'북 드라이브 스루'는 단연 기발하다.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받아 간다. 코로나 때문에 임시휴관으로 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다. 서울 '내곡도서관'은 서초구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대출 신청 후 도서관을 방문하면 차에서 책을 건네받는다. 부산, 울산, 광주, 충북 등 전국의 공공도서관으로 확대됐다. '집콕'으로 책 읽을 시간은 늘었는데 빌릴 수 없었던 상황을 고려한 솔루션이다.  


드라이브 스루 등 언택트 소비 선호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Starbucks Coffee Korea)'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방문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는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스타벅스의 대표적 언택트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 역시 올해 1~2월 간 800만 건을 넘었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인 맥 드라이브


1992년 국내에 드라이브 스루를 처음 소개한 '맥도날드(McDonald's)'.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맥드라이브' 매장의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맥드라이브를 이용한 차량이 1천만 대를 넘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최고조에 달한 3월 한 달간 맥드라이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1인당 평균 구매액도 15% 증가했다.



2. 트렌드 변화 간파 나선 플랫폼 업계 


코로나가 경제 전 분야에 융단폭격을 하고 있지만 수혜주도 있다. 4차 산업의 대표 아이템으로 주목받던 ICT와 플랫폼(platform) 분야도 명암이 엇갈린다. 


백신 개발이나 바이오 등 의료 관련 헬스케어,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관련 원격 서비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가 득을 보고 있다. 반대로 공유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에어비앤비(Airbnb)', '위워크(wework)', '우버(Uber)' 등은 타격이 심각하다. 여행∙이동 자제와 재택근무 트렌드가 주요 요인이겠지만, 심리적 불안이 더 커 보인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 개념의 장점이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와 상충하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상반기 기업공개(IPO) 추진 무산은 물론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소프트뱅크(SoftBank)'의 30억 달러 투자가 철회된 위워크는 중국, 인도, 남미 등에서 철수키로 했다. 우버 또한 이용객 감소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 와중에 우버의 대응은 결이 다르다. 우버는 최근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버의 <Thank You For Not Riding>



모든 사람을 위해 우버를 타지 말고 집에 머물러 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메인 비즈니스의 이용 자제를 호소하는 파격 광고다. "외출을 하지 않은 것이, 우버를 타지 않은 것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은연중에 전달한다. 대중적 공감과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캠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우버는 승차공유 수요가 줄자 배달 서비스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바로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 eats)'.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니즈로 딜리버리(delivery)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니즈가 바로 구매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식사 배달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식당 자체가 영업하지 않는 곳이 늘었고,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버이츠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 프랑스 유통그룹 '까르푸(Carrefour)'와 협력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물론, 식사 준비에 필요한 식재료를 배달한다. 파리와 주변 까르푸 매장을 중심으로 프랑스 전역까지 확대한다. 식재료 외에도 청소, 위생용품 배달도 포함한다. 우버이츠의 3월 유럽 시장 식료품 주문량은 지난달보다 59% 늘었고, 등록을 원하는 소매업체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3. 따로 또 같이. KTX & TGV


운송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항공은 말한 것도 없고 철도도 예외는 아니다. 이용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 고속열차 'KTX'의 지난 3월 이용객 수는 168만 4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2만 4천 명)에 비해 68.4% 줄었다. 철도는 대량수송의 장점이 있다. 역설적으로 유사시에는 감염증 확산의 주요 통로가 될 수 있는 상황. 코레일은 하루 3,400여 회 열차를 운행한다. 지난해 연간 이용객은 KTX 7천만 명을 포함해 13억 2천여만 명에 이른다. 


'코레일(Korail)'은 코로나 확산에 바짝 긴장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비상방역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곧 있을 설 대수송을 감안해 바삐 움직였다. 열차와 역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개방형 매표창구에 감염 예방을 위한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사망자가 나오고 대구∙경북 지역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자체 대응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대응을 높였다. 정부의 위기 대응 격상 발표보다 빠른 조치. 역과 열차의 방역 횟수를 늘렸다. 모든 열차는 하루 2회, KTX는 하루 평균 4.5회 이상이다. 역사와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소독도 하루 2회로 늘렸다. 


방역 중인 KTX

[Photo: 코레일]


방역과 함께 코로나 대응의 화두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초점을 뒀다. 핵심은 승객 간 거리두기. 열차 좌석을 창측부터 우선 배정한다. 열차 이용객이 떨어져 앉도록 양쪽 창측 좌석을 자동으로 먼저 배정하는 방식이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고객이 안심하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자유석 객실을 기존보다 두 배로 늘렸다. 이용률이 높아서 불가피하게 다른 승객과 나란히 앉게 되는 경우에도 승무원이 최대한 떨어진 좌석으로 안내한다.   


승차권 앱 코레일톡의 '좌석 띄어 앉기' 안내 이미지


피해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코레일은 의료 자원봉사에 나서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전국 역의 주차장도 무료로 제공한다. 


KTX의 모태인 고속열차 'TGV'로 유명한 프랑스는 어떤가? 프랑스는 유럽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으로 피해가 심각하다. 프랑스는 확진자가 13만 명을 넘었다. 목숨을 잃은 사람만 2만 명을 넘어 치사율이 가장 높다(4월 29일 기준). 프랑스 '국영철도(SNCF)'는 고객과 승무원 감염 예방을 위해 프랑스-이탈리아 구간 국제 열차 승무원을 국경까지만 근무토록 했다. 또 TGV에 마스크와 소독제를 비치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SNCF는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이 무료로 열차를 타도록 했다.  



감염 확산에 따른 중증환자 급증으로 파리와 동부 지방의 집중치료 병상과 의료진이 크게 부족해졌다. 감염자 수가 비교적 적은 서부 지역으로 환자를 옮겨야 했다. 이를 위해 TGV를 의료용 열차로 개조했다. 병상과 응급처치 장비, 환자들을 위해 환풍기를 설치했다. 중환자실 기능을 갖추고 환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응급실로 만든 것이다.


프랑스 의료진이 환자 수송 TGV를 살펴보고 있다

[Photo: ©Thomas Samson]


KTX가 방역과 띄어 앉기 등 선제적 조치로 코로나에 대응했다면, KTX의 '형님'이랄 수 있는 TGV는 앰뷸런스로 변신해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구조대 역할로 맞선 셈이다.  




중국 우한의 첫 사망자가 나온 지 100일이 지났지만, 코로나 암흑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트라우마를 안겼다. 코로나라는 불청객으로 원하지 않던 미래가 빨리 다가왔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부분은 피해가 더 크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해야 한다. 더 큰 시련이 닥칠 것이란 경고가 적지 않다. 


사람과의 물리적 접촉을 멀리하지만 연대의 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느 때보다 그 힘과 서로의 지혜가 소중하다는 것을 이번 사태는 알려준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와 마주하려면 인류 모두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하는 창의적 도전과 응전이 필요하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진부한 명제가 새로운 뉴노멀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 참고하면 좋을 자료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마이크로페이지

집콕 문화생활 - 문화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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