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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풍경이 되다 : 사운드스케이프 우리가 사는 공간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자연적인 소리부터 차가 지나가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인공적인 소리 모두가 우리가 주변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리다. 자칫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사실 이러한 소리의 집합체는 공간 안에 있는 청자들과 관련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듣고, 그 소리와 공간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연관 지으며 상호작용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소리 들을 통해 우리는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정체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일상적 소리의 중요성을 일깨운 대표적인 사람 중 하나는 바로 음악가 존 케이지다. 특히나 그의 대표작인 는 "무엇이 음악인가?"라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완전히 뒤엎어버린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완벽하게 갖춰진..
울타리를 넘은 크리에이티브 트렌드를 가장 잘 파악한다는 광고 회사도 갑자기 닥친 팬데믹은 피하지 못했다. 전 세계적 불황으로 많은 기업은 광고 집행을 거둬들였고, 집콕 소비자들은 지갑을 선뜻 열지 않았다. 생산 활동과 소비심리 위축에 광고업계의 시름이 깊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법. 광고 회사는 침체된 시장에서도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귀재가 아니던가. 격변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 찾기를 위한 그들의 발칙한 도전을 살펴본다. 디지털 광고, 데이터를 만나 성장하다 코로나-19로 디지털 광고 시장은 빠른 성장을 이뤘다. 미국의 디지털 광고는 곧 TV와 신문 등 전통매체 시장의 규모를 추월할 기세다. 세계 최대 광고대행사인 영국 WPP(Wire and Plastic Products p..
팀랩 라이프 : 꿈틀대고 고동치는 생으로부터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팀랩 전시관은 관객을 압도하는 대규모의 미디어아트 작품,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거대한 정원, 끝없는 거울의 방 안의 다채로운 수만 개의 전등 등 화려한 광경으로 가득했다. 팀랩(teamLab)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도쿄 올림픽 홍보 동영상 때문이었다. 그들의 작품을 보고 감탄했던 것도 잠시, 팀랩이 자연과 생명이라는 주제로 ⟪teamLab: Life⟫라는 전시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연다는 소식을 듣고는 뛸 듯이 기뻤다. 팀랩을 알기 이전에도 미디어아트의 가능성에 대해 줄곧 상상해왔었다. 소설 『찰리 본(Charlie Bone)』 시리즈에서 주인공 찰리 본은,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그 안의 세계로 들어가 그림 속 구성물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소설..
[도시탐구, why를 묻다] 지나온 길을 기억하는 동네 브랜딩 [도시탐구, why를 묻다] 시리즈 - 서울의 유산이 진정한 미래가 될 때 - 우리 동네 탐구 생활 - 도시 공간의 틈 사이, 역사를 붙잡다 # 동네의 환경, 생각보다 중요하다 딱 5년 전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고향을 벗어나 무작정 서울로 왔다. 때마침 6개월 단기 인턴직에 합격했다. 그 정도면 서울살이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월세를 내기에 단기 고용이라는 형태는 너무 불안했다. 집을 살펴볼 충분한 시간도 없었고, 선택권도 없었다. 상경한 이들이 그나마 월세가 저렴하다고 하는 신림동에 첫발을 디뎠다. 인턴으로 근무할 회사와도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직장과 월세. 누가 봐도 서울 생활의 시작을 말하는 듯 보였다. 클럽, 마사지 샵, 노래방이 있는 건물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서울..
작가의 눈을 통해 다시 보는 일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입장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내려가면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이 우리를 맞이한다. 천장 높이까지 뻗어있는 이 구조물은 무려 16m에 달한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집과 사무실 창문에 매달아 놓는 블라인드가 보인다. 작가는 이 거대한 설치 작품을 154개의 블라인드로 만들었다. 작품은 두 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깥쪽은 검은색의 블라인드, 안쪽은 코발트블루 색상의 블라인드다. 구조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쪽의 블라인드가 천천히 회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침묵의 저장고―클릭 된 속심'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열린 구조물의 형태로, 완전히 개방되지도, 완전히 차단되지도 않는 상태를 보여준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해 제로, 덴마크 삼쇠 섬의 기적 바람의 나라로 잘 알려진 덴마크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행정 절차도 간단하며, 그 종류도 광범위하다. 덴마크인이라면 반드시 하나 이상의 협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덴마크에서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듯 협동조합을 중시하는 덴마크의 전통은 인구 4천 명에 1,200가구뿐인 작은 삼쇠(Samsø) 섬에 기적을 불러일으켰다. 유틀란트반도 동쪽에서 약 15km 떨어진 카테가트(Kattegat) 해협에 있는 삼쇠 섬의 면적은 울릉도 면적의 1.6배 정도다. 넓지 않은 땅에 인구 고령화와 농업경쟁력 약화로 낙후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잠시, 삼쇠 섬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자립 섬 및 탄소 중립적 무공해 섬으로 탈바꿈하며 세..
내 삶을 예술로 만드는 도시 미술을 접한다고 생각하면 막연하게 '전시회'와 '미술관' 등을 생각하기 쉽다. 예술가의 작품을 특정한 공간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정형화된 형태가 자연스럽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도 미술 작품은 공공의 영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술은 이미 우리 삶에 녹아들어 있다. 미술이 일상으로 들어온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미술에 관한 고정관념 탈피에 가장 큰 역할을 꼽으라면 '공공미술(Public Art)'을 예로 들 수 있다. 공공미술은 영국의 '존 윌렛(John Willett)'이 리버풀의 시각 예술에 대해 다룬 책 『도시 속의 미술(Art in City)』(1967)에서 처음 나온 단어이다. 책에서 공공미술의 정의는 "예술 작품이란 사적 영역일 수 있으나 예술 작품의 향유..
내 손 안의 미술관, 구글 아트앤컬처 2011년, 아밋 수드(Amit Sood) 구글 디렉터는 테드(TED) 강연에서 라는 제목으로 '구글 아트앤컬처(Google Arts and Culture)'를 소개한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수드는 테드 강연에서 자신이 인도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일상적으로 방문할 기회까지는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이 프로젝트를 실행한 이유를 밝힌다. 웹에서 박물관들의 박물관을 만들다(Building a Museum of Museums on the Web) 코로나 19 발발 이후 많은 미술관이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구글 아트앤컬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구글 아트..
가족의 재발견 사전적 의미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에 따르면 가족은 결혼과 출생을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며 비혼 가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이후 혼인 건수는 지속해서 감소했으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43.3%에서 2018년 22.4%로 대폭 감소했다. 개인의 삶의 방식과 가족 구성은 자유라는 인식이 점점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은 실제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비혼은 혼자 살거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의미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혼의 형태는 훨씬 다양하며, 결혼하지 않아도 배려와 존중을 ..
공공 건축, 지역에 개성을 더하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건축의 영향을 받아왔고, 건축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모두가 건축물을 예술적으로 분석하며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건축가들은 아니지만, 주변의 건축물들을 인지하고, 이에 따라 행동을 보이는 것은 관찰 가능한 사실이다. 건축의 영역 중에서도 '공공 건축(Public architecture)'은, 대규모적 측면에서 인간 심리와 행동의 건축학적 영향을 반영하고 있고, 소수의 특정 인원이 아닌 '대중(Mass)' 모두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크고 화려한 공공 건축물 [Photo : 건축사신문]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건축'이라는 단어에 여전히 많은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건축'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은 역사가 깊은 문화유산이나, 건축가들이 지은 대형 건축물들 혹은..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새로운 방주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웹브라우저(Web Browser)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의 단계별 종료가 확실해지며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본격 닻을 올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인터넷 서비스의 시작이자 가이드 역할을 하는 웹브라우저 시장의 변화를 짚어본다. 인터넷 제국의 '탐험대장'에서 천덕꾸러기로 지난 8월, '마이크로소프트(MS, Microsoft)'는 '윈도(windows)95' 탄생 25주년을 기념하는 영상을 올렸다. 윈도95 탄생 25주년 축하 영상 마이크로소프트가 PC를 지배하던 시절, 새로운 운영체제(OS, Operation System) 출시는 매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윈도95는 그동..
바이오필릭 도시,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 (Bjork)'의 7집 앨범인 는 자연보호에 대한 염원과 생태계의 연결을 예술적으로 해석해, 음악 안에 모두 표현하고 있다. 앱과 같은 인터랙티브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생태계를 독특하게 구현하고, 이를 사람과 연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학술적인 차원에서 본 "바이오필리아"의 정의까지 완벽하게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생명을 뜻하는 'bio'와 사랑을 뜻하는 'philia'가 합쳐져 만들어져 "생명 사랑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1964년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 (Erich Promm)'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에 의해 "자연에 대해 사랑과 동정심을 느끼는 인간의 내재적인 본성"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바이..